나라는 이상한 나라 - 꾸준한 행복과 자존감을 찾아가는 심리 여행
송형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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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학 이론으로 사람들을 관찰하고 분류한 책 《위험한 심리학》의 저자 송형석은 그의 새로운 책 《나라는 이상한 나라》를 통해 이제 '나' 자신을 관찰하는 방법에 대해 독자들에게 전한다. 그동안 많은 심리학 책에서 자신의 내면 탐색이 중요하다는 것을 왕왕 강조해왔다. 저자 송형석 역시 이러한 내면 탐색은 자신의 능력이나 성향에 대해 알 수 있고, 내가 집착하거나 싫어하는 것이 무엇에서 비롯된 것인지 이해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이야기하며 그가 생각하는 탐색 방법들을 책 속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마음이란 뚜렷하게 형태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상대적인 측정으로만 그 크기를 파악할 수 있다. 나에게 발생한 감정 하나를 기준으로 삼아 다른 감정의 크기가 더 큰지, 더 작은지를 파악하는 것. 이런 방식에 익숙해지면, 슬픔, 공허함, 친분 같은 복잡한 감정도 비교 할 수 있다. (p. 31)

  자기 탐색이 어려운 데에 우리는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추상적이고 복합적인 것에 대해서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어려움을 겪는 것은 나도 그렇고,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 추상적이고 복합적인 것들에 대해서 우리는 구체적으로 접근하기에는 어려워도 간단한 지표로는 표현할 수 있다. 그렇기에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을 측정하기 위해 점수를 매겨보라고 권유한다. 0~100까지의 숫자 지표로 표현하면서 자신에게 조금씩 조금씩 접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도 결코 쉽지는 않다. "인간에게는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본능이 너무나도 커서, 이를 거스르고 자기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참 쉽지가 않다.(p.57)"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이 싫은 우리들은 어쩔 수 없이 방어 태세를 갖춘다.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이 방어 태세는 고스란히 정해진다. 약점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 약점을 우리는 애써 무시하려고 노력한다.

  조금 이상한 일이지만, 자기 마음을 파악하려 할 때도 자기가 만든 방어막을 스스로 뚫고 들어가야 한다. 오히려 내가 나를 뚫는 게 더 힘들지도 모른다. 내 마음의 성으로 들어가려면 성벽을 더듬어 모양을 짐작하고, 함정에 일일이 빠져가며 구조를 파악하고, 내면의 기억과 감정의 미로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하나씩 짚어보아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전체 그림을 파악할 수 있다. (p. 75)

  "왜?"라는 질문을 통해서 방어막을 조금씩 뚫고 들어가다 보면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단순히 '나'라고 여겨왔던 것들이 사실은 여러 가지의 자아들이 복합되어 존재한다는 것을. 《나라는 이상한 나라》의 후반부에서 저자 송형석은 내면 탐색의 과정을 마치 한 명의 부랑자가 어느 성이나 집에 방문하는 과정처럼 그려낸다. 성벽이 견고하지만 한 쪽에는 무너진, 조금은 엉성한 모습의 성이나 출입문조차 작아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 모르겠는 그런 집 모양처럼 다양한 비유를 섞어가며 독자들에게 흥미롭게 설명한다.
  집에 들어선 방랑자는 주인의 안내에 따라 집을 구경한다. 주인은 나의 자아이고, 집 구조는 마치 나의 마음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집주인이 아닌 또 다른 사람들, 그러니까 나의 또 다른 자아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저자 송형석은 한 가지 사실을 전한다. "바로, 여기까지 오는 내내 느껴왔던 사실, 즉 자신이 만난 사람들, 집, 자연, 태양, 새, 늑대, 이 끝에서 만난 사람까지 모두 나와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알고 보니, 여태껏 관찰자였던 나조차 이 심리적 세상에 속하는 자아 중 하나라는 사실을 말이다.(p. 219)"
  《나라는 이상한 나라》를 읽으면서 타인이 알 수 없는 나에 대해서 접근하고 탐색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겼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스스로에 대해서 너무 무지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타인에게 받을 수 있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서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간으로 하여금 내가 정말 원하는 답들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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