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아이 - 아홉가지 무민 골짜기 이야기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6
토베 얀손 지음, 이유진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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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용품이나 디자인 소품에서 자주 만났던 무민의 이야기를 읽게 된 것은 거짓 처음이었다. 코인지 입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뭉툭하고 동글한 얼굴에, 하마를 닮은 듯한 귀여운 생물체 무민은 토베 얀손의 연작 소설 주인공이다. 무민이라는 귀여운 이름의 캐릭터로 처음 만나게 되며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그 매력에 빠져 무민이 그려져 있다면 살까, 말까 고민하다 이렇게 소설로 만나게 되니 너무도 반가웠다. 사실 무민을 제외하고는 (소설을 읽기 전까지 하얀 하마처럼 생긴 종족 전체를 무민이라고 부르는 줄 알았다) 다른 캐릭터들의 이름을 알고 있지 못했지만, 이번 기회에 무민 골짜기에는 누가 살고 있는지 제대로 알게 되었다.
  사실 이렇게 무민처럼 소설이나 동화를 원작으로 한 캐릭터들은 널리 사랑받아 왔다. 무민처럼 비슷하게 곰돌이 푸도 디즈니 사의 캐릭터로 재탄생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는데, 많은 사람들이 곰돌이 푸 영화나 원작 소설을 읽지 않아도 그 자체로 좋아해왔다. 무민도 그와 비슷하게 소설 속 캐릭터치고는 굉장히 친숙한 것이 큰 매력이다.
  토베 얀손은 매우 독특한 스타일로 '무민'의 이야기를 구축해나간다. 이렇게 사랑받는 캐릭터들의 원작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야기의 전개 방식이 대부분 주인공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곰돌이 푸의 경우에도 숲속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곰돌이 푸가 등장하지 않는 곳이 드물다. 《보이지 않는 아이》는 무민이 주인공이거나 혹은 주인공이 아닌 단편 소설 아홉 편이 엮인 소설집으로, 무민이 등장하지 않아도 토베 얀손은 특정 캐릭터들을 모두 주인공처럼 이야기를 적어내려간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아이》의 무민 골짜기 주민들은 모두 다 특별한 것처럼 느껴진다.

  이제 나도 어엿한 이름이 있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다 의미가 있어. 그냥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티ㅡ티ㅡ우우인 나에게 일어나는 일이니까. 티ㅡ티ㅡ우우는 이렇게도 저렇게도 보고 생각할 수 있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겠어? (p. 26)


 


《보이지 않는 아이》를 읽다 보면, 무민 외에도 무민 파파, 무민 마마 혹은 무민의 단짝 친구인 스너프킨, 조금은 심술 맞은 미이 등 다양한 인물들 하나하나에 자연스럽게 애정이 간다. 사실 무민이 겨울을 배경으로 한 일러스트를 자주 보아서 그런지 굉장히 겨울 분위기에 맞게 잔잔하고 조용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역동적이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 즐길 수 있는 이야기들이 꽤나 있었다. 무민 골짜기에서는 토베 얀손의 상상 속에서 마치 환상의 나라처럼 특별한 일들이 일어나고 그 속에서 주인공들을 각자 자신의 삶의 방식을 구축해 나간다. 
 
  내가 널 돌봐 주고 사랑해 줄게. 밤에 내 베개에서 자도 돼. 네가 더 커서 나를 좋아하기 시작하면, 나랑 바다에서 헤엄칠 수도 있어. (p. 84)

  무민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무민 연작 소설을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귀여운 매력에 덧붙여 굉장히 자상하고 사랑스러운 매력까지 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아이》의 마지막 이야기 '전나무'를 읽고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앞으로 다가올 겨울과 크리스마스가 매우 기대된다. 올겨울은 무민과 함께 보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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