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끝났고 여자는 탈무드를 들었다
일라나 쿠르샨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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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가면서 우리는 자신의 삶을 크게 변화시키는 것들을 적어도 한 번쯤은 만나게 된다. 삶을 변화시키는 것들은 사람일 수도 있고 작은 동전일 수도 있고 혹은 책 한 권이 될 수도 있다. 《사랑은 끝났고 여자는 탈무드를 들었다》는 유대인의 지혜서라고 불리는 '탈무드'를 통해 삶이 변화하게 된 한 여자의 기록들을 그려낸다. 첫 번째 결혼에서 실패한 그녀는 자신의 상심과 관계의 상실감을 탈무드를 공부하며 극복해 나아간다. 매일 한 장씩 탈무드를 공부하는 '다프 요미' 프로그램을 7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진행하며 저자 일라나 쿠르샨은 변화된 자신의 삶을 기록한다.

  한 챕터에서 다음 챕터로 넘어가고, 그다음으로 넘어가면 곧 주석집 한 권을 다 읽게 되리라. 이것은 시간을 나이 드는 흔적으로 보지 않고 지혜를 키울 기회로 보는 관점이었다. 그러니 시간과 건강하게 관계 맺는 방법이었다. 매일 한 장씩 익히면, 하루 더 나이 들었다고 체념하는 대신 하루 더 지혜로워졌다고 위안 삼을 수 있었다. (p. 12)

  첫 번째 결혼 이후 이스라엘 비행기에 몸을 실은 저자 일라나 쿠르샨은 1년여 정도의 결혼 생활이 끝남과 동시에 상실감에 젖어든다. 그리고 그녀가 집어 들게 된 건 유대인의 지혜서라고 불리는 '탈무드'였다. 한 장씩 탈무드를 공부해가면서 일라나 쿠르샨은 사랑의 실패로부터 온 상실감과 좌절감을 이겨내기 시작한다. 탈무드 속 구절들을 천천히 곱씹으면서 그녀는 지혜를 배워나가고, 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게 된다.



 《사랑은 끝났고 여자는 탈무드를 들었다》를 통해 바라본 일라나 쿠르샨의 변화는 가히 대단했다. 첫 번째 결혼 실패와 더불어 그녀를 감쌌던 불안정한 감정들은 탈무드를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치유되었고, 7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책의 도입부에 비해서 후반부는 굉장히 차분해진다. 사랑의 실패는 물론이거니와 그녀의 삶조차도 굉장히 긍정적이며 모든 것에 순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일라나 쿠르샨은 자신의 생각과 신념대로 탈무드를 해석하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남은 삶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조금씩 변화해간다. 

  내 인생을 돌이켜본다. 예루살렘에서 혼자 살면서 다프 요미를 시작한 때부터 세 아이의 엄마로 공부하는 지금까지 회고하면 두 번째 기회를 얻는 행운을 얻었다. 요마 편을 시작할 무렵, 다시 결혼하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매사 반전이 있기 마련이고 우리 사연도 마찬가지다. (p. 358)

  사실 한국에 살면서 탈무드에 관한 이야기라고는 솔로몬 왕에 관한 일화(두 어머니를 위해 한 아이를 나누라고 판결을 내린 이야기)가 전부였기에 처음 《사랑은 끝났고 여자는 탈무드를 들었다》를 이해하기엔 조금 어려웠다. 살면서 한 번쯤 들어봤을 성경에 비해서 탈무드는 훨씬 접할 기회가 적었으니 그도 당연할지도. 탈무드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다면 《사랑은 끝났고 여자는 탈무드를 들었다》에 언급된 구절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없으니 일라나 쿠르샨의 해석에 기댈 수밖에 없어 아쉬웠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감안하고도 그녀의 삶의 변화에 주목한다면, 《사랑은 끝났고 여자는 탈무드를 들었다》를 다 읽고 난 순간 스스로에게 질문할 것이다. "나에게도 삶을 바꿀 수 있을 만큼의 영향력을 가진 책을 만날 수 있을까?" 꽤나 많은 시간을 독서에 할애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그런 책을 만나지 못한 것에 슬플 뿐이다. 언젠가는 만나지 않을까, 이 삶을 바꿀 수 있는 큰 변화의 요인을.


  기도는 내게 삶에서 변할 수 있고 변해야 하는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늘 되새기게 하고 도전하라고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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