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려나 서점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 있다마다요!


  혹시 여러분들은 책 좋아하시나요? 저는 1년 전부터 책들을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장르에 상관없이 여러 종류의 책들을 읽다 보니 그동안 제가 알지 못했던 제 취향도 다시 알게 되고, 무엇보다도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한 긴 글을 읽으면 생기는 울렁증에서도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네, 이제는 책을 좋아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네요! 
  책을 좋아하다 보니 때로는 책에 대한 즐거운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세상에 이런 책들이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 하고요. 자기 전에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니 자체 발광하는 특수 용지를 사용해서 불을 끄고도 읽을 수 있는 책이 있으면 좋을 것 같고, 혹은 눈의 움직임을 파악해 알아서 책장이 넘어가는 책도 있었으면 좋겠네요. 여러분들은 어떤 책을 상상하고 계시나요?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책에 대한 것들은 어쩌면, 요시타케 신스케의 《있으려나 서점》에서 만나볼 수도 있겠군요.
  어느 마을 변두리 한 귀퉁이에 있는 '있으려나 서점'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책들이 있습니다. 있으려나 서점에는 '설마 이런 책도 있겠어?'에 관한 책들이 있는 곳이죠. 조금 더 특별하게 말하자면, 우리가 상상하는 '책과 관련된 책'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서점입니다. 주인아저씨에게 "혹시, ○○에 대한 책, 있나요?"하고 물으면, 대개는 이렇게 대답하실 겁니다. "예, 있다마다요!"



《있으려나 서점》을 방문하는 손님들은 저마다 다양한 책들을 찾으러 옵니다. 물론, 주인아저씨께서는 항상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여러 종류의 책들을 소개해주곤 하지요. 조금 희귀한 책, 책과 관련된 도구에 관한 책, 책과 관련된 일에 관한 책, 책과 관련된 이벤트에 관한 책, 책과 관련된 명소에 관한 책, 그리고 도서관·서점에 관한 책도 있습니다. 세상에 이런 책들이 있을까, 하며 의심할 수도 있겠지만 저자 요시타케 신스케는 재치 있는 상상력으로 이 모든 책들을 그려냅니다.



  열매 대신 책을 맺는 작가의 나무에 대한 책, 상·하권으로 분리되어 둘이서 함께 읽어야 하는 책, 책 제목에 따른 적절한 진열법이 담긴 책, 책과 이별하는 플랜이 담긴 책, 모두가 독서에 대한 열정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독서초에 관한 책 등 저자 요시타케 신스케는 《있으려나 서점》이 소장하고 있는 책들을 귀여운 일러스트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아무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수중 도서관」에 관한 책의 일부분이었습니다. 책을 무척 좋아하던 부자가 어마어마하게 높은 도서관을 짓고 자신이 모든 동서고금의 책들을 빽빽이 채운 후 계단과 사다리를 치워버렸다는 내용인데요, 그가 죽은 뒤로 그 땅에 물이 차올라 조금씩 수위가 높아졌고 수위에 따라 읽을 수 없는 책,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나누어져 신기했습니다. 아, 물론 이 현실에 존재하기란 어렵겠죠. (물로 인해 책과 책장의 상태는... 말하지 않아도 아시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이런 곳이 있다면, 수위가 높아지기 전에 읽을 수 있는 책들은 모두 읽겠다는 도전 의식이 생길 것 같네요. 그림은 왠지 모르게 <해리 포터>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며 뇌리에 박혀버렸습니다.
  《있으려나 서점》을 읽으면서 굉장히 즐거운 상상 속에 빠지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뭐, 평소에 제가 상상하던 책들은 아직 《있으려나 서점》엔 입고되지 않은 것 같네요. 그렇지만 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아마 《있으려나 서점》을 나오는 마지막엔 큰 즐거움을 느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오늘도 즐거운 독서하시길 바라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