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할 말은 좀 하겠습니다 - 예의 바르게 한 방 먹이는 법
유우키 유우 지음, 오민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타인에게 좋지 못한 소리를 들었을 때 쉽게 반격하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잘못 말했다가 상황이 꼬일 것이 두려워 그 순간에 참고 넘어가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며 그저 죄송하단 말로 얼버무리기 일쑤였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좋은 방식이 아니라는 것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깨닫곤 한다. 상대에게 들었던 악담이나 비아냥거림, 질책 등을 스스로 계속 곱씹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각은 꼬리를 물고 나타난다며, 스스로에게도 '정말로 나는 그런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정신과 의사로서 세계의 유명한 심리 실험과 임상 사례를 추적해 온 저자 유키 유는 《지금부터 할 말은 좀 하겠습니다》를 통해 '예의 바르게 한 방 먹이는 법'을 소개한다. 심리학을 바탕으로 하여 29가지의 대화의 기술을 풀어내며 타인과의 대화 속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인간은 왜 타인을 공격하는 걸까요? 내가 세게 나가야 남이 자신을 얕잡아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타인을 공격하는 행동의 이면에는 '내 가치를 재확인하고 싶다'는 욕구가 숨어 있습니다. 남을 공격하지 않으면 내 가치가 훼손될 거라 생각하는 나약한 마음이죠. (p. 154)

  살면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지내게 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니 그 사이에서 많은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여겨진다. 그 충돌 속에서 '무시하고 피하면 그만이야.'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저자 유키 유는 참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참는 것이 결코 모든 것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지금부터 할 말은 좀 하겠습니다》는 무례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처투성이가 된 '나 자신의 마음'을 위해서 '소소한 반격'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소소한 반격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반사, 분산, 질문, 연기, 피드백 전술 등 다양한 해결책은 타인에게 무작정 쏘아붙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생각하게끔 유도시키는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니까, 저자 유키 유가 제시하는 방법들은 타인과의 관계는 어느 정도 유지하되 그 속에서 내 마음을 온전히 지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당신의 생각을 상대에게 성의 있게 전하면 됩니다. 살다 보면 서로 악의가 없어도 입장이나 가치관의 차이 때문에 말싸움이 벌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여러분은 상대에게 상처 주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나요? 그래야만 진정한 의미에서 누구와의 문제도 잘 헤쳐나갈 수 있는 소통 능력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p. 201)

  책을 읽으면서 타인의 악담과 비아냥거림, 질책 등이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지만 그것을 곪게 만든 것은 어쩌면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쯤은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이야기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저 그 상황을 벗어나는 것에 초점을 맞춰 "네,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이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부터 할 말은 좀 하겠습니다》에도 제시되어 있듯이, 오히려 상대방을 더욱 자극할 뿐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서 다룬 반격술은 결코 누군가를 쓰러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서는 안될 것이다. 오로지 내 마음에 초점을 맞추고, 온전히 지키기 위한 방어술로 사용하게 된다면 생각지 못한 관계의 충돌 속에서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