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강아지 웅진 모두의 그림책 10
박정섭 지음 / 웅진주니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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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수가 600만을 넘어섰다. 길을 걷다 보면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들을 전보다 자주 만나게 되고 반려동물의 사진으로 가득한 SNS들은 많은 팔로워들을 가지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에 대한 인기와 사랑은 때로는 심각한 문제를 낳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수가 늘어났다는 소식과 함께, 매년 여름철 휴가 기간이 되면 유기 동물의 숫자도 증가한다는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된다. 주인과 행복한 시간을 영원히 보낼 것이라고 믿었던 아이들은 아파서, 늙어서, 더는 예쁘지 않아서, 너무 시끄러워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버려지게 된다. 외롭다는 이유로, 예쁘고 귀엽다는 이유 등으로 사람의 품에 안긴 아이들은 그와는 정반대의 이유로 차디찬 길거리에 덩그러니 놓인다.




  박정섭 그림책 《검은 강아지》는 영문도 모른 채 주인에게 버림받은 유기견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사람의 시선이 아닌 강아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너무도 춥다. 곧 돌아오겠다며, 간식 하나를 남겨놓고 떠난 주인은 하얗던 털이 까매지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춥고 배고픈 길거리 생활에서도 아이가 놓지 못하는 딱 한 가지는, 주인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 하나뿐이다.




  주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이는 그곳을 떠나지 못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잃어버리거나 버리는 일들이 잦아지면서 유기 동물 보호소에는 자리가 모자를 정도라고 한다. 더구나 유기 동물 보호소에 구조된 아이들은 일정 기간 내에 입양 절차를 받지 못한다면 안락사에 처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에도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새로이 분양되고 버려지기도 하며, 하염없이 자신을 사랑해 줄 손길을 기다린다고 한다.
  그림과 짧은 대사만으로도 《검은 강아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하여금 상처받는 건 반려동물이 아닐까. 박정섭 작가는 강아지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며 주인에 대한 강아지의 사랑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자신의 몸 위로 차가운 눈이 가득 쌓인다고 해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려는 강아지의 이야기는 굉장히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이 글을 쓰면서 《검은 강아지》의 부록 뮤지션 순이 작사, 작곡한 노래가 담긴 CD를 틀어보았다. 가사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닿아 이 책의 감성을 더욱 자극하는 것 같았다. 그림책이라고 해서 아이들을 위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들보다도 어른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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