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서 배우는 딥러닝
닛케이 빅데이터 지음, 서재원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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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대결 후, 인공지능에 관련된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난 이 당시만 해도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까 생각했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을 이해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이야기가 아니고,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수학적인 지식도 갖춰야 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붐을 이루다 말겠지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인기가 식기는커녕 오히려 더 활활 불타고 있는 중이다. 빅데이터부터 딥러닝, 인공지능, 머신 러닝 등 이론부터 응용까지 더 넓고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인공지능이 앞으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미 많은 언론에서 인공지능으로 사라질 직업들을 얘기하고 있다. 트럭 운전사, 은행 창구 직원, 단순 경리 직원뿐만 아니라, 약사나 법률 전문가까지도 이에 속하고 있다. 즉 미래를 대비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이상 인공지능 알기를 거부하거나 미뤄서는 안되는 것이다. 10년 뒤, 20년 뒤의 산업의 변화나 우리 삶의 변화를 조금이나마 예측하려면 누구나 최소 인공지능의 개념만이라도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나 역시도 더 늦추면 안 되겠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집어 든 책이 '구글에서 배우는 딥러닝'이다. 

이 책은 닛케이 빅 데이터라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의 활용 사례를 중심으로 다루는 기업을 위한 전문지 기사를 엮은 것이다. 그만큼 이론이나 학습을 위한 책이 아니라 현실적이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인공지능 응용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특히 비즈니스 차원에서 인공지능, 딥러닝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이것들이 어떻게 비즈니스를 변화해가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책 초반부터 일단 구글, 소니, 도요타, 파나소닉, 네슬레와 같이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인공지능에 얼마나 투자를 하고 기술력 확보를 위해 어떤 일을 펼치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를 통해 일종의 경각심, 긴장감을 주고 나서 딥러닝에 관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 용어의 차이, 인공지능의 발달 과정과 확산, 와 같은 것부터 하나씩 설명을 시작하고 있다. 용어만 보면, 너무 어려울 거 같아 쉽게 겁먹기 쉬우나 이 책은 절대 어렵지 않다. 복잡한 수학 공식 같은 것이 나오지 않으며,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자세한 설명과 그림 만이 있다. 그래도 이해가 어려우면 다시 천천히 읽어보면 분명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가 언제나 접하고 있는 구글을 통해서 어떻게 딥러닝이 활용되고 연구 진행되고 있는지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서 더 이해하기가 쉽다. 아이폰의 시리와 같은 인공지능 비서 OK Google의 음성 인식, 자율주행 또는 구글 포토의 이미지 인식이 그 예이다. 내용 중에 나에게 충격적인 것은 컴퓨터도 꿈을 꿀 수 있는가 실험 파트였다. 이게 온전한 사람의 꿈과는 같지 않을지 모르지만, 컴퓨터가 꿈을 꿀 수 있다는 가정 자체가 소름 끼치도록 내 머릿속을 강타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로봇, 감정을 느끼는 인공지능 보다도 더 인간에 가까워 보였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이미 학습을 통해 바둑에서 인간을 이겼고, 학습을 통해 작곡의 영역도 가능하게 되었다. 동영상을 인식하여 사람의 입만 보고 무슨 말인지 알아내는 독순술 역시 전문가를 이겼다. 인공지능끼리 대화하게 놔뒀더니, 자기들만 알 수 있는 대화로 발전해서 담당자가 중지시켰다는 얘기가 떠오른다. 인간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도, 보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인간 존재에 관련된 철학이나 도덕적인 부분까지는 이 책이 다루지는 않는다. 이 부분은 아직 더 오랜 시간 논의될 부분이기도 하다.

일단 이 책에서는 딥러닝의 긍정적인 면만을 보고 있다. 딥러닝으로 암반 굴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는지, 이미지 인식을 활용하여 자동차 사진을 자동 분류하여 업무를 쉽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그게 어떤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했는지, 드론 활용, 핀테크 적용 등의 기업에 도움이 되는 활용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어떻게 딥러닝을 자신의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지, 기업은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조언도 하고 있다.

이 책을 보기 전에는 딥러닝과 같은 인공지능은 그저 SF 영화에 가까운 남의 얘기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다양한 비즈니스 적용 사례를 보고 나니 인공지능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많은 부분에 응용할 수 있다는 알게 되었다. 공식이 가득한 딥러닝 책과는 다른 점이기도 하다. 프로그래머에겐 이론과 공식이 더 중요하겠지만, 비즈니스를 더 생각하는 쪽이라면 실제 적용과 응용 아이디어 쪽을 다룬 '구글에서 배우는 딥러닝'같은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에 대해 깊게 파고들 사람에게도 나무가 아닌 숲을 볼 수 있는 좋은 워밍업에 좋은 책이다.

단순히 인공지능이 뭔지, 딥러닝이 뭔지 궁금한 분들에게도 이 책 설명이 쉽게 잘돼있고, 분량에 대한 부담감도 적으니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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