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기 동의보감
박은서 지음 / @nyclass(애니클래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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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서 동의보감을 모르는 분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동의보감은 우리 국보 319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 문화유산이며, 세계 최초 공중보건의서, 예박의학서라는 가치를 가진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은 책이다. 또한 동의보감의 저자인 허준을 다룬 드라마도 여러 차례 방송되어 많은 인기를 누렸었다. 게다가 동의보감은 오늘날까지도 유용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의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에게 많이 들어 익숙한 동의보감이지만, 실제 한의학을 공부하거나, 한방에 관심 있는 분이 아니면, 많은 한자와 처음 들어보는 약초 이름 등으로 가득한 동의보감을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런데 박은서 한의학 박사의 '알쓸신기 동의보감'은 아무런 부담 없이 동의보감에 담긴 건강에 도움이 되는 많은 정보를 쉽게 알 수 있게 쓰고 있다. 책 제목의 알쓸신기는 '알아두면 쓸모 많은 신기한 기미'를 줄인 것으로, 유행하는 알쓸신잡,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라는 줄임말을 좀 따왔다. 다만, 알쓸신기는 '쓸모 많은'이므로 알아 두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일단 이 책은 '음식과 약의 근원은 같다'라는 '식약동원'의 관점에서 한정되고 특별한 약재보다는 우리가 지금도 어디서나 식탁에서 접하기 쉬운, 각종 채소와 과일, 해산물, 고기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게다가 아몬드나 콜리플라워, 브로콜리같이 옛날에는 우리가 먹지 않았지만, 현재 많이 섭취하고 있는 식재료를 다루고 있어 좀 더 현실적이다.


식재료에 대한 설명은 동의보감뿐만 아니라, 본초학 같은 각종 한방 관련 서적의 내용도 담고 있고, 현대 과학으로 밝혀진 성분이나 섭취에 따른 효능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식재료들을 어떻게 먹는 것이 더욱 좋으며, 같이 먹으면 안 되는 것 같이 식재료 궁합도 얘기하고 있고, 체질에 따른 주의할 부분도 빼놓지 않고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은 책 전체에 걸쳐 등장하는 큼직하고 보기 좋은 자료 사진들이다. 재료를 멋지고 예쁘게 찍어 놔서, '알쓸신기 동의보감'이 건강과 의학이라는 주제로 만들어진 책이지만, 마치 요리책을 보는 듯하게 만든다. 그만큼 읽는 부담을 줄여 준다.





과일 편을 보면, 배, 감, 대추, 레몬, 산딸기, 앵두 등 다양한 것들이 나오는데, 그중 사과에 관한 내용을 보면, 약재로는 내자, 평파로 부르고, 비위를 보하고, 심혈관계를 튼튼히 해준다고 하며, 마른 기침에도 좋다고 나온다. 껍질에는 펙틴이 있어, 변비나 대장암을 예방하고, 타닌이 장을 튼튼하게 해준다고도 나온다. 내 경우 사과를 먹으면, 더 배고파지는 느낌을 받곤 했는데, 이게 다 사과의 사과산 때문이었다. 사과산은 치아를 부식시키기도 하고, 사과산의 칼슘 성분이 위를 자극해서 손상시키기도 한다고 한다. 빈속에 사과를 먹으면 위가 약한 사람은 속 쓰림이 발생할 수 있단다. 아무리 몸에 좋은 사과도 찬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속이 냉한 사람은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 밖에 사과에 관한 더욱 많은 얘기가 책 속에 들어 있는데, 이처럼 아무 생각 없이 먹어 왔던 과일 하나도 어떻게 먹는가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입에서 뭔가가 땅기면, 그 안에 들어 있는 어떤 성분이 부족해서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요즘 난 자꾸 바지락, 오징어, 꼬막, 각종 해초 같은 해산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책을 보니 대부분 간이나 신장의 기운을 돋아 주는 것들이었다. 요즘 피로감이 나를 힘들게 하는데 원인이 여기 있었던 거 같다. 식약동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알쓸신기 동의보감'은 한번 보고, 덮어버리는 그런 책이 아니다. 요리할 때, 참고하면서 보면 좋고, 몸이 안 좋아, 식이요법이 필요할 때도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책이다. 식재료의 동서양 최신 건강 상식을 이 책 하나로 얻을 수 있다. 사진 자료들이 잘 되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보며, 식재료에 대해 상식을 넓혀가는 것도 교육적으로 좋을 거 같다. 

뭐니 뭐니 해도 자신과 가족 건강을 위해서 '알쓸신기 동의보감' 한 권 정도 있으면, 쓸모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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