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대 잡스 - 세상을 바꾼 20명의 인물, 일대일로 만나다 교양학교 그림책
바티스트 코르나바스 지음, 앙투안 코르비노 그림, 권지현 옮김 / 노란돼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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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위인전을 읽었어요.
재미? 없었죠.
지금도 기억나는 건 동네 전쟁놀이에서도 대장 맡았던 이순신 장군처럼 어릴 때 혹은 태어날 때부터 남달랐던 이들의 평생을 되짚어보도록 강요당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인물 이야기'로 바뀌어져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떤 한 부분에서는 특별하다거나 성과를 보였다는 이야기를 보여주더군요.

그런데 이 책은 기획부터 흥미로운 인물 이야기네요.
부제가 말해줍니다.

‘세상을 바꾼 20명의 인물, 일대일로 만나다’
(처음에는 독자인 나와 인물이 만나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고, 등장인물들끼리 만남이냐하면 그 또한 아니다. )

동서양, 중세와 현대 등 다양한 시대에서 라이벌 아닌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서 세계의 역사 혹은 특정 분야에 특별한 영향을 끼진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어요.

아이들과 읽을 때 먼저 앞뒤표지를 보며 어떤 사람이 매치될지, 매칭된 두 사람은 어떤 공통점이 있을지 이야기 나누었는데 책을 펼쳐보니 작가님의 ‘책을 읽기 전에’ 당부의 말과 통했네요.

‘뛰어난 인물들을 모두 소개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은 아니에요.
여기에서는 자신의 시대를 빛냈으며 때로는 시련도 겪었던 스무 명의 인물을 일대일로 비교하려고 해요.....
초상화만 보고도 시간을 초월한 그들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결과는... 아니요! 쉽지는 않았어요.
올랭프 드 구주, 펠릭스 바움가르트너, 모리스&카티아 크라프트처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구요,
잘 아는 사람들도 공통점을 찾으려니까 엉뚱한 생각이 들더군요.하지만 재미있었어요!
작가님과 똑같은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나름대로 기준을 만드는 거니까요.

책 소개글에 이미 보셨겠지만, 각 인물의 소개에 이어지는 연표까지!
친절한 작가님! 감탄했지요.

아이들과 책을 통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보다가 우리도 작가님 따라하기로 했어요.
우리도 하나의 기준을 만들어서 일대일 만남을 주선해보는 거죠.둘째가 먼저 '많은 땅을 정복한 정복왕'이란 기준으로 '알렉산더대왕 vs 광개토대왕' 조합을 만들었고,
첫째는 '우리를 가장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란 기준으로 '엄마 vs 아빠'란 조합을 내놓더군요. ㅎㅎ

그리고서는 역사적 인물로 '시대의 혁명가'란 기준으로 '로베스피에르 vs 체게바라'를 연결했어요.
응? 이 사람들은 어떻게 알아? 기준에 맞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 인물들을 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네요.

다음에는 두 인물이 실제로 만났을 때를 가정해서 씨앗동화를 써보기로 했는데 과연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

참! 이런 컨셉으로 넷플릭스 'WHO WAS SHOW'도 추천해요.
이 프로그램도 의외의 기준으로 두 인물을 비교해서 보여주는데 일단 재미있답니다.

* 이 글은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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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 프랑크 - 온 세상에 이야기를 들려준 소녀 북극곰 궁금해 5
린다 엘로비츠 마셜 지음, 오라 루이스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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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프랑크 #안네의일기
다 아는이야기 맞나요?
다 아는 것 같은, 예전에 읽어본 것 같은 이야기죠. 유대인소녀 안나가 나치를 피해 숨어있던 시절에 일기를 썼고, 나중에 발견된 일기를 통해 당시의 도피 생활에 대해서 전 세계가 알게 된 이야기. 너무나 익숙하기에 그저 ‘이런 일이 있었대~’하고 말하기 쉬운 이야기.

하지만 안네는 그렇게 소비되어지는 이야기거리 인물이 아니었어요. 나와 마찬가지로, 내 딸들과 마찬가지로 수다떨기 좋아하고, 가족과 일상을 보내야했고, 창밖 날씨를 살피며 친구들과 무엇을 하며 놀지 즐거운 계획을 짜야 했던 소녀였죠. 생일선물로 받은 일기장에 온갖 유치한 이야기들과 비밀 이야기들, 그 시절의 소녀가 가질만한 꿈들이 가득 채워질만 했지요. 그녀가 유대인이 아니었다면요, 그녀의 가슴에 노란별 딱지를 붙이지 않을 수 있었다면요...

린다 엘로비츠 마셜 글, 오라 루이스 그림의 이 그림책은 푸른빛 표지를 가지고 있어요. 창고의 책장 뒷편 공간에 있었을 법한 회색, 검정색의 음울함 보다는 이 소녀가 꿈꿨을만한 희망 한 조각이 물들였을 것 같은 새벽빛 푸름이네요. 그리고 안네는 밝은 오렌지빛 블라우스를 입었어요. 언제라도 죽음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은 현실에서도 그녀의 마음을 조금은 환하게 해줬을 것 같은 일기장처럼요.

1월동안 함께 연구하는 샘들과 함께 고민하는 주제는 기록이었어요. 나와 우리들의 일상과 마음 혹은 활동을 기록하는 것의 의미는 무얼까 생각해보고 각자의 방법으로 시도해보고 있지요. 누구에게나 들려주고픈 이야기는 있으니까요. 내가 통로가 되서 전해주고픈 이야기도 많구요.

또, 아이들과 역사 공부를 시작하면서 개인의 기록이 역사가 될 수 있을까 토론할 때 등장한 것이 바로 안네의 일기였어요.

안네에게는 들려주고픈 이야기들이 있었어요. 아마 가족과 친구들과 일기장에게만 들려주고 싶었겠지요. 이렇게 온 세상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보고 들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겠지요. 날마다 소리내어 말하고 싶었겠지요. 다음날이면 잊어버릴 자그마한 일들을요.
그런데 전쟁은, 죽음의 위협은 안내의 입을 막았고, 안네는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써서 온 세상이 그 이야기를 들었어요!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들이 안네의 손끝을 통해서 어떤 소리보다 크게 들려졌어요. 안네의 이야기를 들은 우리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그래서 또다른 안네의 일기가 쓰여지지 않기를 바라고,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안네의 이야기를 다음 세대에 전하고 또 전해요.

#일기 #역사 #네덜란드 #안네프랑크하우스 #책장뒤숨겨진공간 #잊지말아야할것 #전쟁 #나치 #앞뒤면지 변화가 삶과 죽음
#북극곰출판사지원 #감사합니다 #그림책 #그림책추천 #리뷰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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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밀로 함께 놀 궁리 2
로랑 수이에 지음, 쥘리에트 라그랑주 그림, 바람숲아이 옮김 / 놀궁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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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은 그림책의 단골 주인공이죠!
처음에 이 책 표지만 보여주면서 아이들에게 물었어요.
왜 이 북극곰은 북극이 아니라 대도시에 있는걸까? 차로 가득찬 다리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아이들은 충분히 예상했던 대답을 했어요.
환경오염 때문에 얼음이 다 녹아서 갔을 것이다, 친구곰이 사람들에게 잡혀가서 친구냄새를 쫓아가다보니 한참 앞에 있는 트럭을 따라가게 된거다. 마치 red&lulu 에서 red를 쫓아가는 것처럼…

면지에서 갈라진 빙하가 나오자
"거봐~! 얼음이 다 녹았잖아~!" 의기양양하게 외치는 둘째. ㅎㅎ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어? 그런 이야기는 아니네? … 아하~! 그렇구나!"
다른 의미의 감탄이 나와요.

북극곰 하면 우리가 가지게 되는 생각은 뭘까요?
그림책을 자주 보는 어린이들과 어른들은 '귀엽다, 사랑스럽다, 덩치가 크지만 순하다'라고 하겠죠.
하지만 실은 곰은 크고 힘세고 무서운 존재겠죠.
이 그림책에서는 힘자랑도 저렇게나 귀엽게 하지만요. 벌크업하고 마초처럼 보이게하는 곰들이라니요!

그런데 밀로는 조금 달라요.
잠들기 전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별 세는 것을 좋아하고, 아기 물범들을 돌보면서 행복해했지요.

무엇을 어떻게 하면 스스로 행복한지 아는 밀로의 표정이 모든걸 말해주고 있지요. 아기 물범들은 가족이 아닌 밀로의 품에서 쌔근쌔근 자고, 엄마물범도 음냐음냐 자네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 행복한 일을 하는데 덕분에 다른 이들까지 행복하다니 이렇게 완벽한 일이 있을까요?

그런데 이 풍경에 사냥 도구를 든 사람들이 얼음을 깨고 들어와서 위기가 생기고 밀로가 도시에 가게 되지요. 잡혀가는건 아니고 자의반(?) 타의반으로요.

높은 빌딩과 수많은 사람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가운데에 원치않는 자리에 서게 된 밀로는 과연 끝까지 행복할 수 있을까요? 답은 "네!".

밀로는 끝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내요. 그리고 다른 친구도 행복하게 만들어요.

저는 밀로가 너무 부럽더라구요.
무엇을 하면 스스로 행복한지를 알고,
싫은 무엇을 하지 않기로 선택하고,
다른 이웃이나 무리들의 환호 또는 질책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자기를 바라보는 모든 존재들을 행복하게 하려고 애쓰지는 않았어요. 힘자랑하지않는 밀로 때문에 절망하고 완전히 망한 사람도 있고, 화가 난 관중들도 있었지요. 하지만 그게 무슨 대수인가요?
그곳이 자신이 있을 자리가 아니고,
자신과 친구가 자신답게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면…

밀로처럼 살고 싶어요.
#나답게 #나의자리 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남들은 다 그렇게 하니까, 사냥꾼에게 잡혔으니까, 사람들이 기대하니까, 거절하면 나 때문에 상처받을까봐, 내 얼음이 녹고있는 위기상황이니까 등등 이유를 헤아리는데 시간을 다 써버리지 않아야겠어요. 그럴 시간에 #내가좋아하는것들 하나 더 해보고 #내가좋아하는공간 에 더 머무르는 시간을 늘려야겠어요.
결론은 나답게 행복해지겠어요!
여러분도 사랑스러운 밀로를 만나보세요~

북극에서도, 대도시에서도 여전히 그의 정체성은 북극곰 밀로! 세상에서 가장 힘센 권투선수 밀로가 아니야. 비교와 경쟁이 전제된 것이 나의 정체성이 될 수 없어. '누구보다', '세상에서 가장' 이런 수식을 얻으려고 애쓸 필요없어.
#나는나야 #나는내가좋아 #다른게좋아
고마운 #협찬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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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개들 - Time of Dogs 생각곰곰 6
안승하 지음 / 책읽는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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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엄마! 이거 잡지야?"
"아니.잡지는 아닌데 잡지 형식으로 만든 그림책이야."

다 보고난 후 아이가 감탄한다.
‘세상에 이렇게 똑똑한 개들이 많은줄 몰랐어요!'

어린 시절 개에게 물렸던 트라우마와,
내 몸 하나 잘 챙기기 어려운 게으름에
반려견 키울 생각도 않는다.
다만 이제는 쓰다듬기 정도는 할 수 있고
아이들이 견주의 허락 맡고 안아보는건 괜찮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개도 사람과 똑같구나 싶다.
어떤 점이냐면,
우리가 개라고 뭉떵거려 부르며
개는 이러이러할 것이다고 말하지만
실은 견종 마다 외모 이상의 특성이 다 다르다는 것!
그리고 그 특성대로 수백년동안 인간과 관계를 맺어오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왔는데, 특히 약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놀랄만한 의지가 되어 구체적으로 몸과 마음을 지탱시켜줬다는 사실이다. 물론 인간의 어려운 상황에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해주기도 하고…

그나저나 이 책에 등장하는 직업견 업종이 얼마나 될까?
#안내견 #군견 #탐지견 #수색견 #소몰이견
내가 아는 건 이 정도였는데
이 책에는 무려 19개 직업이 나온다.
와우!

작가님이 하나하나 직접 만드신 양모펠트 작업수준에 감탄하며, 오랜시간 당당히 제 할 일 해준 🐕 에게 고마워하며, 다음호에서는 쇠똥구리를 비롯한 다른 곤충을 만나지않을까 살짝 기대해본다.

*서평단으로 먼저 읽어본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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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소년 국민서관 그림동화 242
막스 뒤코스 글.그림, 류재화 옮김 / 국민서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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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던 막스뒤코스의 번역본 신간.
그의 전작들에서 집, 정원, 학교, 모래언덕이 특별한 모험의 장소가 되었던 것처럼, 사춘기 누나에게 투정부리는 남자아이의 평범한 침실 한 쪽 벽이 등대와 바다로 이어지는 바위언덕의 통로가 되어 뛰어들게 된다.

말도 안되는 높이에서 줄 하나에 매달려 등대 아래로 내려가고 바다괴물을 유인하고 친구의 용기있는 도전을 도와주는데 여전히 잠옷차림에 맨발과 배를 드러낸다.

등장하는 두 소년에게는 등대가 원래 그들의 집이나 목적지가 아니라는 사실 외에도 아직 이성과 물질에 휘둘리지 않는 소년이라는 것, 평소에 좋아하던 것들이 그들 자신을 지키고 나아가게하는 수단이 된다는 것, 그리고 무모해보이는 용기가 있기에 그냥 멈춰있지 않고 서로를 돕고 나아간다는 공통점들이 있다. 막스 뒤코스가 보여준 어린 영웅들은 현실적이면서도 낭만적이다.

모험을 떠나 비밀을 가지게 된 소년은 성장했겠지. 익숙했던 방의 모습보다 더 많은 것들이 그의 내부에서 변했겠지.

그나저나 내가 아는, 익숙한 공간이 정말 이것 뿐일까? 숨겨진 것, 뚫고 지나갈 수 있는 틈이 있지 않을까? 우리집의 벽지를 뜯으면 혹시 뭐가 나오려나?

요즘 밥상머리에서 ' 엄마라면 어떨 것 같애? 뭐가 되고 싶어? 어떤 환상동물이 좋아?' 질문폭탄 던지는 아이들에게 오늘은 선제질문을 해야겠다.
이 방 벽 너머에 어떤 풍경이 펼쳐지면 좋겠어? 누굴 처음으로 만날 것 같애? 또 누가 있을까? 어떤 일이 생길 것 같아? 어떻게 다시 이 곳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등대소년 덕분에 오늘 식탁에서 꽤 오랜 시간 후에 일어날 수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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