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던 막스뒤코스의 번역본 신간.그의 전작들에서 집, 정원, 학교, 모래언덕이 특별한 모험의 장소가 되었던 것처럼, 사춘기 누나에게 투정부리는 남자아이의 평범한 침실 한 쪽 벽이 등대와 바다로 이어지는 바위언덕의 통로가 되어 뛰어들게 된다. 말도 안되는 높이에서 줄 하나에 매달려 등대 아래로 내려가고 바다괴물을 유인하고 친구의 용기있는 도전을 도와주는데 여전히 잠옷차림에 맨발과 배를 드러낸다.등장하는 두 소년에게는 등대가 원래 그들의 집이나 목적지가 아니라는 사실 외에도 아직 이성과 물질에 휘둘리지 않는 소년이라는 것, 평소에 좋아하던 것들이 그들 자신을 지키고 나아가게하는 수단이 된다는 것, 그리고 무모해보이는 용기가 있기에 그냥 멈춰있지 않고 서로를 돕고 나아간다는 공통점들이 있다. 막스 뒤코스가 보여준 어린 영웅들은 현실적이면서도 낭만적이다.모험을 떠나 비밀을 가지게 된 소년은 성장했겠지. 익숙했던 방의 모습보다 더 많은 것들이 그의 내부에서 변했겠지.그나저나 내가 아는, 익숙한 공간이 정말 이것 뿐일까? 숨겨진 것, 뚫고 지나갈 수 있는 틈이 있지 않을까? 우리집의 벽지를 뜯으면 혹시 뭐가 나오려나? 요즘 밥상머리에서 ' 엄마라면 어떨 것 같애? 뭐가 되고 싶어? 어떤 환상동물이 좋아?' 질문폭탄 던지는 아이들에게 오늘은 선제질문을 해야겠다.이 방 벽 너머에 어떤 풍경이 펼쳐지면 좋겠어? 누굴 처음으로 만날 것 같애? 또 누가 있을까? 어떤 일이 생길 것 같아? 어떻게 다시 이 곳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등대소년 덕분에 오늘 식탁에서 꽤 오랜 시간 후에 일어날 수 있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