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 神 치바
책 제목 그대로 사람의 죽음을 관장하는 '치바'라는 이름을 가진 죽음의 신이 인간에게 죽음을 내리기 전에 그가 죽어 마땅한 가에 대한 可, 不 를 결정하기 위해 주어진 일주일의 시간을 가지고 조사를 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나는 인간의 죽음에는 흥미가 없지만, 인간이 다 죽어 음악이 없어져 버리는 것만큼은 괴롭다. 사람의 죽음에는 특별한 의미나 가치도 없다. 그래서 나는 누가 언제 죽느냐에 흥미가 없다. 하지만, 나는 항상 상대를 직접 만나보고 철저히 조사한 뒤 결정한다.'라는 치바의 말처럼
이 글에 나오는 6명의 사람들의 죽음을 판단하면서 그가 보이는 어쩌면 냉정하다, 아니면 그래도 이런 따뜻한 마음의 사신이 있어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하면서 읽어나갔다.
처음 '후지키 가즈에'라는 대기업의 '고객불만 처리반'에 근무하는 항상 자신에 대한 불신에 찬 여자를 만나 그래도 목소리가 좋아 가수로서 성장가능하다는 점을 믿고 죽음을 보류시킨 것,
싸움만을 일삼는 야쿠자 세계에서도 그래도 남아있는 의리와
사랑에 배신당해 독을 마시고 자살한 아들의 복수를 하기위해 살인을 도모한 부모와 그의 친구들,
짝사랑한 여인을 지키기 위해 나서다 죽게된 청년과
또 자신이 살인자가 될수 밖에 없던 청년과 동행하며 그의 삶이 비틀어져 나간것을 마지막에라도 잡아주고 자 하는 사신
끝편에 나오는 노파와의 만남에선 치바가 사신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나타나면 항상 비가 왔다는 사실도 허물어 질수 있는 것, 인생의 모든 풍파를 겪은 노파에게서만 찾을 수 있는 여유로움에 나 또한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 장마라 비가 자주 내리는 데 '사신치바'가 어딘가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두리번 거리게 되는 것,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모두가 그런 생각을 가질 것 같은 느낌이 자주 든다
요 근래 내 주변에도 사신이 찾아와 좋아하는 사람들을 데려갈 때가 있다.
그러면 남은 나는 어찌 해야하나 하면서 그 사람은 좀더 사라주기를 바랬는데 우리 곁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는 상실감에 안타까워 하기도 하지만 또 변함없이 잘 살아 간다는 것에 놀랄때도 있다.
지인들의 세상 떠남에 참 세상은 아둥바둥 하면서 살 필요도 없는데 하면서 그래도 내가 떠나고 남은 자리가 공허하지 않게 후회하지 않게 하려면 열심히 살아야 겠다 생각한다.
사신치바가 내게 '可'를 내릴 때 이 사람은 데려가도 되겠다는 망설임이 없게끔 후회하고 싶은 삶은 살지 않겠다 다짐한다.
죽음의 신들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 천사들이 책을 좋아해 도서관에 모인다는 내용을 접하면서 사신이나 천사들이 좋아하는 것 또한 우리 인간이 좋아하는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을거라는 작가의 깊은 배려가 고맙고 죽음의 신 이야기를 적은 책이 검정이거나 붉은 표지가 아닌것에 신선함을 느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