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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의 거울 ㅣ 메타포 1
미하엘 엔데 지음, 에드가 엔데 그림, 이병서 옮김 / 메타포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오직 [모모]의 작가라는 미하엘 엔더의 새로운 작품이라는 소개글로 잡은 책이다.
물런 제목에서 풍기는 철학적 뉘앙스로 동화작가라고 알고 있던 미하엘 엔더의 철학은 어떠한가?라는 그 궁금증이 더 컸다고 해야 할것이다.
책의 제목으로 자주 등장하는 거울이나 동굴은 보통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가장 일반적인 은유라 생각했고 내 나이가 그런 철학적 사고를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중요한것은 그런 철학을 알기도전에 최근 읽은 책 중에서 읽는 내 덮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너무 많이 받았고 대체 이것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어찌 해석해야하는가 하며 혼자 너무 큰 벽에 부딪혀 미칠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것이다.
자며 깨며 겨우겨우 힘들게 읽어내고 마지막 작가후기를 읽은 후 내가 왜그렇게 힘들게 읽을 수 밖에 없었는지 감을 어렴풋이 잡게 되었는데 이런책은 반드시 작가후기의 글을 읽고 본문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옮긴이의 말도 자신이 [거울속의 거울]의 미로에서 빠져나오는데 3년이 걸렸다고 하는데 생각의 깊이가 얕은 내가 어찌 하루아침에 이것을 납득하고 이해하며 받아들일 수 있었겠나 생각하며 처음 나의 무지와 얕은 이해도를 얼마나 자책했던지 스스로에게 미안할 정도였다.
아마 옮긴이의 말이 없었다면 미하엘 엔더의 다른 책들은 두번다시 보고 싶지 않았을 마음과 당분간 글이나 책을 보고 싶지 않은 마음을 혼자 감당하느라 당분간 힘들었을 것을 알게되었다.
이것이 30개의 미로와 조각맞추기의 묘미를 나타낸 책이라지만 영화 '큐브'의 미로찾기의 묘미와는 또 다른 난해함이 있어 철학보다는 그 내용의 핵심을 찾는데 온통 정신을 빼앗겨 버렸고 몇번이나 읽기를 포기하고 싶던 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독일작가가 그 미로를 A~Z까지의 단어찾기식으로 만들었다지만 그것이 알파벳 순서로 된것도 아니었고 시점과 화자를 바꾸어 전달하는 내용은 영어에도 약하고 독일어엔 아예 젬병인 내겐 후기를 읽고서도 난해함이 가득했던 책.
암만해도 내가 거울이라는 답답한 벽속에 갇혀 그 벽속에서 나오려면 더 많은 삶의 경험을 겪어내고 공부를 해야할것 같다.
'미하엘 엔더'의 또 다른 세계를 만나 그가 동화작가라는 틀을 완전히 깨트렸던 책으로 역시 한 작가의 틀을 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나쁜것인지 확실하게 느끼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미 이 세상을 떠난 작가이지만 아직도 남아 우리에게 전해지는 그의 많은 작품을 좀더 접해야 겠다는 마음이 일었고,
물런 이 책은 현재로선 높은 점수를 줄수가 없다.
나를 너무 힘들게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