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뒤흔든 최대 역모사건 - 조선 천재 1000명이 죽음으로 내몰린 사건의 재구성
신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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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1대 태조임금부터 시작해 27대 순종임금까지 500년 조선 역사 속 최대의 역모사건의 타이틀을 단 이 책을 보고 그 많은 사건들 중 최고라면 무엇을 꼽을까 생각했었다.

그 많은 조선의 사건들중 최고의 역모라고 쓴것이니 사실 우리가 어느정도 아는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역시 가장 많은 사건을 안고있던 선조임금의 시대가 배경이었지만 조금은 생소한 정여립이 일으켰던 역모로 기축옥사에 관려해 내가 모르고 있던 너무나 많은 이야기와 인물들을 쏟아내고 있다.

조선시대 가장 암울했던 임진왜란을 겪고 붕당정치의 가장 깊은 골의 중심에 있던 선조임금, 그가 우리나라에서 세번째로 장기집권을 한 왕이라니 조금 의외였다.

그런 어지러운 시대였으면 분명 그 임금이 신하들의 꼭두각시였거나 절대군주가 아니면 힘들었을 것이라는 것,

원래 학문과 그림을 좋아하는 성군의 기질을 타고난 인물이었지만 힘든시기 자리보전을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겪다보니 그분의 심안도 약해졌을것, 인간적 안타까움도 함께였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있듯이 선조시대 우리가 익히 알고있던 많은 석학과 영웅들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시련을 불러 일으켰던 정여립에 관련 된 이 책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정여립은 그저 왕의 그릇된 정치와 민생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민간에서 내려오는 <정감록>을 빌어 새 세상을 꿈꾼것일까.

어느 순간 나타난 것이 아닌 사대부집안의 자손으로 정치의 일선에서 있었고 이이와 성혼이라는 스승과 주변에서 인정받던 천재였다.

신하된 자가 천재이며 야심이 크다면 의당 그의 주군된자는 그를 경계할것이었지만 그 경계를 정여립 또한 주의하지 못한 것은 그가 너무 안일했던 것 아닐까.

정여립 자체가 좀더 신중하지 못했고 자신의 뜻을 위해 한때 스승이었던 이이와 성혼을 배신하며 많은 적을 만들고 자신의 입지를 위해 서인에서 동인으로 당을 옮기므로써 당쟁의 중심에 서게 되었기에 그의 역모가 밝혀진 3년동안 그와 관련된 친척이거나 아는 사람,  편지를 주고 받거나 옷깃만 스친자, 그때 권력의 중심에 있던 정철이나 송익필에게 감정을 샀던 사람들이 죽고 귀양가거나 투옥된자가 1,000명에 달하게 된것은 그의 취지가 어떠 했던간에 너무 섣부른 행위로 말미암아 엄청난 결과를 불러 일으킨것은 그의 과오였을 것이다.

1부에서 다룬 천재들이 벌인 참혹한 전쟁속에 나오는 많은 인물들,

그들은 인조시대 당쟁과 기축옥사라는 큰 정치적 중심에서 자신의 소신으로 움직였고 또한 아무런 이유없이 죽어가기도 했는데 한분 한분의 면면을 다루어 준것, 그래서 좀더 역사중심과 정치인의 모습들을 객관적 눈으로 보게 되었다는 것은 좋은 기회가 되었다.

2부에서 다룬 기축옥사의 숨겨진 진실을 찾아서를 읽으면서 내가 몰랐던 역사의 한페이지를 알게 되었다는 것,

광주항쟁이전에 아니 빨치산의 역사 이전에 동학이 있었고 그 이전에 기축옥사라는 큰 사건으로 인해 알게모르게 생긴 호남지역에 관한 지역적 감정의 골이 왜 박히게 되었는지 조금은 알게 되면서 그곳에 사는 그들이 받았던 억울한 죽음과 핍박은 얼마나 어이없었는지,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어떻게 다 갚을것인가.

몇번이나 한숨 쉬며 가슴 아파했다.

이 책에서 다룬 역모란 그 시대의 답답한 상황을 바르게 잡기위해 봉기한것이지만 그것이 잘못되면 오히려 역사적 큰 오점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것이다.

성혼이 올린 상소문 중 <주서>에는 이런말이 있습니다. "백성이 허물이 있으면 그 책임은 나 한사람에게 있다" 전하께서는 이 말을 유념하소서..(P279)라는 말이 얼마나 가슴에 와 닿던지..

정치란것이 나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 아니고 내가 그 속의 일부이며 그 정치가 잘못되면 내가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게 되는지 이 책을 통해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조선시대 사관을 두고 임금의 모든 행적을 기록했던 것은 그야말로 임금의 치부와 신하들의 비리, 나라의 정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온갖 행태를 그대로 전해 후대의 사람들이 알게하고  후대에는 이런 치명적 과오나 실수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도 그저 있는것을 알린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좀더 미래를 생각해 과거를 반성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오랫만에 정통 역사서를 읽은 느낌. 가슴은 답답했지만  진실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것에 뿌듯함을 느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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