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자유인이라고 말하는 내게 이렇게 노골적인 제목을 달고 나온 책은 한마디로 경이로왔다. 그것도 여성작가가 적었다니, 나이의 공식없이 노동과 학습을 병행하는 아홈명의 여자들을 대놓고 미친년 프로젝트에 합류시켰다니..
분명 머리에 꽃꽂고 이상한 노래부르며 춤추는 지저분한 여자를 말하는 생물학적 용어보다는 여자라는 성별을 넘어 사회적 성공을 거둔 강한 아우라를 가진 여인네를 다루고 있을것이니
내 가슴이 두근거리며 그녀들의 미친 면면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홉명의 여성 한명한명을 대할때 마다 정말 전투적인 삶을 살고 있구나, 너무나 숨가쁘게 살면서도 자신들이 하고 싶은것에, 좋아하는 것에, 온몸을 던져 사는 그녀들을 보면서 "꿈을 실천하고 현실로 보여주는 것은 의지를 넘어 살이 깎는 인내와 눈물이 필요하다(P114)"라는 CEO김태연씨의 말을 들을때 주체할 수 없는 울렁증과 눈물까지 나려한 것,
미쳤다고 말하는 그녀들이 내눈에는 멋지게만, 아름답게만 보이는 것은 무엇일까?
하지만 내게 가장 깊게 다가온 것은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공허를 메우기 위해 길을 떠났다 속세의 모든 인연을 끊고 정진하게 된 '묘지스님'이었다.
편안한 가정 속에서도 불안했던 그녀가 스님이 되어 낯선 땅 미국에서 한국의 불교를 포교하며 행복해졌다는 것, 더불어 내 방황과 울렁증이 안정되는 것을 느꼈는데,
"정말 진지하게 살려는 사람이라면 그냥 책만 읽고 않아서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실을 맛보아야 한다. 그것이 절이다. 육체의 고통을 수반함으로써 현실을 자각해야 한다. 관념속에서만 존재하는 종교는 인간이 믿는 실제 종교와 거리가 멀다.(P220)"
라며 안되면 절이라도 하면 육체를 움직이는 것이 되니 오로지 나아가기를 바라는 스님의 말씀 몇번이나 새기게 되었다.
이 책에서 '페미니즘'이라는 것과 '좋은 여자'와 '나쁜 여자'의 구분, '미친년'이라는 소리를 들은 것과 어떻게 대처했는지, 여성문제등을 가장 많이 언급하고 있다.
이들은 남성중심의 사회적 제약에서 순종적 여성의 삶을 과감히 탈피하고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직 자신을 인간이라는 하나의 주체로 서게 만들었다고 당당히 밝히고 있다.
혹 여자가 이혼을 하고 레즈비언으로, 스님으로 있어야만 홀로 서기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질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현실이 우리의 발목을 그렇게 잡고 있다는 것을 알고 가슴 아파해야 할것이다.
별 생각없이 살고있는 내게 책 읽는 내내 묻게 되는 난'페미니즘'인가 '미친년'인가 자문하면서
어렸을 때 내가 너무 많이 울어 아비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듣고 자랐고 딸 많은 집 세째딸이라 하고 못난이 배우고 싶은 것 남동생에게 밀려 못한 것, 장애자 딸을 낳아 그것이 자신의 업이라고 살아가는 어미를 둔 나이지만 그래도 성인이 되면서 좋아하는 것에 빠져 주변의 것들을 잊고 살아도 보았고 약간의 미쳤다는 말도 들었기에 약간의 '미친년'의 기질은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출,퇴근하는 중에 걸어면서 많이 읽었는데 아마 눈 밝은 사람이 이 책제목을 봤다면 나까지 미친년 취급하지 않았을까 혼자 웃기도 했다.
웬수같은 남동생과 육십이 훨씬 넘어버린 어미등 가족을 버릴 수 없으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녀들처럼 모든 것 버리고 떠날 수 없지만, 일할 수 있는 현실에 감사하며 세상에 미친년들이 더욱 활동하여 모두가 참다운 인간으로 행복을 누리는 세상을 바라며 이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