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속의 서울 - 한국문학이 스케치한 서울로의 산책 서울문화예술총서 2
김재관.장두식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서울을 중심으로 꽃피었던 다양한 문화예술들을 재조명하며 그 역사적 맥락과 동시대적 의미들을 그려내고자 서울문화재단에서 기획하고 생각의 나무에서 출판을 하게 된 총서 중 한권이다.

일단 분단 후 서울이 우리나라의 수도가 되었고 계속 눈부시게 발전만 해온 서울을 재조명하기 위해 문학과 밤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룰 것이라는 기획은 정말 참신하고 당연히 문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꼭 이 책을 보고 넘어 가야 할 것 같았다.

사실 학창시절과 어른이 된 후에도 부산이라는 지역을 떠나 터를 잡을 생각을 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서울이란 단지 우리의 수도이며 많은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축복받은 곳이지만 너무나 큰 빈부 격차와 살벌한 경쟁을 원하는 그 도시에서 나처럼 소심한 사람이 살기엔 너무 빡빡하고 힘들것 같아 하며 지레 겁먹었고 그곳의 도봉산이나 인왕산, 북한산등을 취미삼아 찾아다니며 음, 산의 풍광은 참 좋군 하면서 이곳도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이네 하던 시기가 있었다.

<60년대에 태어나 70년대에 국민학교를 입학했고 80년대에 대학에 입학해 비극의 시대를 경험했던 그들은 욕망을 채우기 위한 부나비로 변모했다>(P214)의 본문 내용처럼 이 책은 그 시기 서울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던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문학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근.현대 그 시절 암담했던 사회적 분위기를 너무나 잘 알기에 우리 문학중에 가장 천대했고 일부러 찾아 읽기를 외면해왔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시절의 몰랐던 많은 작가와 작품들을 알게된 좋은 계기가 되었다.

서울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지만 '잘 살아 보세'라는 구호앞에서 피,땀 흘렸을 그 시절 우리 선배들과 부모님들이 겪어 내었던 아픔으로 만들어낸 서울의 모습이기에 서울이 아닌 우리나라의 발전과정 모습과 그 이면의 어두웠던 모습들을 보면서 단지 어두웠던 과거라는 이유만으로 피해왔던 내가 그 시절 그렇게 고군분투했던 작가들에게 너무 죄송하고 그래도 스쳐지나 갈 수 없었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되새겨 읽을때는 그때 그들의 힘든 삶과 고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고 또 울컥해버리고 말았다.

총 4장으로 이루어진 본문 중 1장은 전쟁을 치룬 후 서울살이에 대한 황금빛 꿈을 안고 모여든 고달픈 인간군상들에 대한 작품들을,

2장은 서울에 살지만 자신들이 발 뻗고 살기위한 터전을 잡기위해 노력하는 셋방살이와 옥탑방 생활의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련된 작품을,

3장은 중산층도 아닌 서울에 뿌리내린 하층민들이 사람답게 살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작품을,

그리고 4장은 그래도 아름답고 평화롭게 비쳐지는 서울의 현대적 모습과 그 뒤의 일반적 단상을 냉소적으로 그린 작품들을 싣고 있다.

 <문학속의 서울>사실 한마디로 어둡고 불편하고 우울했다.

우리가 외면했을 그 시절의 문학작품을 빛나는 서울이라는 도시와 연결하기란 쉽지 않았을텐데 그런 고통을 감안하고서도 전체를 표면으로 끌어낸 출판사측은 대단한 용기가 아니었을까.

누구나 자신의 치부를 보여주기 싫어하는데..

이 책을 읽으므로써 서울의 거리를 타인의 시선으로 보게 끔 만들어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라는 작품이 시대를 달리해 세명의 작가가 들려주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사실 제목이 같아 그 책 읽었다고 넘어온 작품이었는데 세 편을 다 구해볼 욕심이 생긴것은 이 책의 힘이라고 본다.

작품속에 나온 서울의 지명등이 전혀 낯설지 않고 이 작품들을 다시 찾아보게끔 만들면서 현재 작품속에 나온 그 지역들을 구보씨처럼 할 일 없이 걸어 찾아가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겼다.

그런데 하나 아쉬운 것, 물런 마지막 장이 아름답고 행복한 서울의 뒤편이라고 나왔지만 마광수씨의 <즐거운 사라>를 실었다는 것은 힘든 삶속에서도 희망을 찾기를 바라는 내게 우리의 서울이 작가들에게는 여전히 비틀거리게 보이는 것 아닐까 걱정이 되면서 좀더 희망을 실은 서울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 마지막에 실렸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마음이 일었다.

이 책속에 담긴 작품들 언제 다 읽지라는 걱정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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