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가계부
제윤경 지음 / Tb(티비)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하하하!

책을 덮는 순간 오랫만에 탁월한 책 선택을 했군! 하면서 스스로를 기특해하며 흐뭇한 마음으로 몇번이나 표지글과 작가의 말을 되새기게 만든 책을 만났다.

사실 저자가 나와는 중간이름 모음하나 틀리다는 이유로 제목이 눈에 확 들어 왔고 제목이 <아버지의 가계부>이니 가계부가 나오겠군 하면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십대부터 입.출금과 신용카드 명세등을 습관적으로 기록하는 가계부를 별 개념없이 쓰고 있는 나로서는 좀더 체계적인 가계부 정리를 할 수 있겠군 하며 보게 된 책이었다.

분명히 이건 경제치침서로써 자기 계발서인데 평소 약간 지루함을 느꼈던 다른 경제서와는  다른 읽은 후 전혀 머리가 아프지 않고 오히려 가슴뭉클함과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겠다는 다짐까지 저절로 하게 만든 묘한 책이었다.

 39살,  사회에서 중추적 허리 역할을 하는 나이이면서 조금은 안정된 가정생활, 그러면서 자신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시기의 4명의 죽마고우 중  항상 만나면 돈이야기만 하는 친구들의 현실이 답답했던 건설회사 감독인 이하늘씨가 그들이 마흔이 되기전 부부동반으로 여행을 제안하면서 이 책의 처음이 시작된다.

사회적으로 제법 인정받는 증권회사 과장이며 병원 원장인 아내를 둔 박광수씨네와 대기업 과장에 가정주부인 서문식씨네, 개인사업을 하며 주변에선 통큰사람으로 통하는 김재벌씨와 초등학교 교사인 그의 아내.

겉으로 보기에는 안정되고 편안해 보이는 그들의 중간 삶을 평가해 보니 누구네는 고소득 빚쟁이로, 대기업에 다니지만 조기퇴직의 두려움, 항상 대박만을 꿈꾸며 신용카드 사용이 일상이된 사업가등 우리 주변에서 보통이 느끼는 삶의 위태로움을 안은 중년부부들의 만남은 타인이 아닌 내 삶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을 느끼며 모임의 주최인 하늘씨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친구들 중에선 가장 볼품없는 직업에 학창시절 부모님의 사업실패로 힘들게 살아가는 줄 알았던 하늘씨가 친구들에게 물려받은 재산이나 로또당첨 없는 진짜 행복한 부자가 되는 비법을 알려주는데 그것이 우리가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가계부 쓰기부터라는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부자로 살던 하늘씨의 아버지가 파산을 한 후 친구회사에 취직하면서 조건으로 가계부 쓰기를 받았다는 데 처음엔 그것이 자신의 가장 보기 싫은 점 '나는 가난하다'를 느꼈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적어 갈수록 자신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대면하며 '나는 재산을 잃은 대신 진짜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라는 아버지의 말씀처럼 가계부를 쓰면서 목표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고 작은 것이라도 성취하는 기쁨을 느꼈다."(P88)라는 부분과 "이 가계부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아버지가 적어도 이렇게 열심히 산 것만을 알아줬으면 한다. 그리고 지금 내가 느끼는 것들이 아이들에게도 전해졌으면 한다."(P86)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그 시절 힘들었을 아버지의 모습과 그래도 자신의 삶에 충실하려고 했던 모습에 감동과 눈물을 느꼈다.

그러면서 현실에 돌아와 그런 아버지 밑에서 하늘씨가 힘든 일상의 삶을 행복하게 설계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의 부자를 꿈꾸며 오늘은 가난해지자>라는 말처럼 처음부터 성급한 욕심을 버리고 작은 목표부터 하나씩 이뤄나가는 것이 부자의 삶이라며 좀더 구체적인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다.

중년들이 어쩔 수 없이 투자해야 하는 아이들의 사교육비에 대한 올바른 견해와 대처방안.

보통의 사람들이 재테크의 필수라는 부동산 시장의 거품으로 인해 우리 자녀 세대들이 자신의 일년 연봉을 아파트 한 평 사는데 투자해야 한다는 말에선 정말 그런 몰상식이 요즘 세상의 진실이구나 알았으며 다시금 놀랄 수 밖에.

그리고 마지막, 나도 현재 벗어날 수 없는 신용카드에 대한 맹점을 확실하게 짚어주면서 우리의 미래설계를 위해서는 무조건 아끼는 것이 아닌 열심히 벌고 지혜롭게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반인들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행복을 만들어갈 수 있는 구체적 재테크 방법등도 알려주고 있다.

 

물런 결혼한 중년부부들이 책의 내용을 이끌기에 조금은 생소함도 있지만 그건 개인차일 뿐 멋진 사십대를 위해 건배하는 그들을 보면서 사십이 얼마남지 않은 나도 이렇게 하면 조금은 나은 미래를 맞을 수 있겠는데 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십대를 준비하는 남성을 주체로 잡은 것은 모든 가정경제를 아내에게 맡긴 채 일상의 피곤함에 지쳐가는 남편들이 좀더 가정과 자신을 돌아보게끔 만들려는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 생각하며 책  읽는 내내 사고싶은 것을 미루고 욕구를 지연시키라는 말을 뇌리에 새겼지만 이 책을 내 주변에 있는 지인들에게 당장 읽히게 하고 싶은 충동을 어찌해야 될런지..

일단 시어른들과 시조카까지 한집에 7명이 살면서 벌이는 2명만, 월 지출이 기본 500만이라는 대책없는 작은 언니네 집에 한부,

남편이 은행에 다니다 IMF시절 명퇴하고 주식투자를 하다 깡통이 되어 거의 파산직전까지 이르게 된 내가 좋아하는 언니네 한부,

늦은 나이에 결혼해 이제야 아이돌을 맞은 아직은 새댁인 내 영원한 친구에게 설날 선물로 한부를 보내야 겠다.

평소 좋은 책이 있으면 빌려주는 나이지만 이 책 만큼은 지인들 손에 꼭 잡혀주고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는데

아무래도 올 한해 지인들 선물로 뿌려질 것 같은 예감이라고 해야하나..

내 주변인들이 이 책을 읽으므로써 삶에 지치지 않고 행복한 부자가 되길 소망하며 흐뭇함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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