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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책
박민영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연말의 풀어졌던 마음과 정신을 추스리기 위해서 오랫만에 도서관을 찾았다.
비치된 전체 책들을 훑어보다 언제부터인가 책이라는 제목만 눈에 들어오면 일단 잡고 보는 이상한 버릇이 생겨 내 손에 들어오게 된 책
박민영이라는 너무나 낯선 작가였기에 조금 망설이기도 했지만 <글로써 자신과 세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쓴다>는 작가의 말에 믿음을 느끼며 그 자리에서 보게된 책이다.
1부>책 읽는 즐거움
2부>책 읽는 생활
3부>책 고르는 지혜
4부>책 읽는 지혜
라는 4개의 큰 제목에 총 51개의 단락으로 나누어 1,2부에는 책읽는 즐거움부터 독자들 개개인의 독서취향, 책과 좀더 가까워 질수 있게 책을 대하는 독자의 자세을 적었고
3,4부에는 책과 관련하여 우리가 좀더 알고 행해야 할 세부사항 즉 책을 고르는 안목과 어떤 방법으로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더우기 각 단락마다 세계 선인들의 책에 관련된 잠언을 실어 그 분들이 책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알려주며 작가가 주변에서 책과 관련한 실예를 이야기 해주는 것은 일일이 사설을 늘어 놓는 것보다 훨씬 친숙하고 쏙쏙 들어왔다.
항상 책을 읽기는 하지만 가끔씩 만나는 의문들,
왜 책을 읽는지,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지, 가끔씩 책 읽을 때 찾아오는 권태로움을 어떻게 탈피할 것인지, 또 평소에 구분하기 힘들었던 번역본과 중역본들을 알아내는 법과 책을 읽는 방법들 까지 알려주고 있는데 읽는 내내 세상에! 이렇게 친절한 책이 있었네. 정말 나를 위한 책이야 감탄하면서 예전 <죽비소리>를 읽었을 때 그 정신 번쩍드는 감동을 오랫만에 받게 해 준 책이었다.
사실 그동안 책과 관련한 많은 책들을 읽어 왔지만 책 읽는 내내 감탄하면서 지루하지 않았고 공부하면서도 긴장하지 않았던 책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은 읽을수록 왜 진작 이 책을 만나지 못했을까? 이런 책은 내 곁에 꼭 두고서 내가 책 읽을 힘이 빠지거나 방황할 때 보아도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사랑하는 동생들에게 그리고 책 읽으면서 가끔 무기력증에 빠지시는 초보 독서가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독서는 고독한 과정이다.
스스로 채찍질 하지 않으면 아무도 채찍질 해 주지 않는다.
스스로 채찍질하고 발전하는 자가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책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손에 닿지 않는 곳으로 멀어지고 만다.
의욕만이 아니라 습관과 환경 그리고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드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P114)
는 말처럼 조금은 내 정신에 일침을 가하는 말도 있지만
슈마허의 말처럼 "나는 비로소 어떤 것을 순간적으로 깨닫는 경험을 했다.
... 참으로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나는 어떤 내적 계시를 느끼는 듯하였다.- 은
나에게 처음으로 외적인 생활 압력으로 부터 내적 해방을 경험하게 했다."(P274)라는 말 처럼 나 또한 다시금 책 읽을 힘의 에너지를 가득채운 충만한 느낌으로 이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