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연장 가방
문수 지음 / 키위북스(어린이)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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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아이들이 세 명이나 있는 우리집.

아이들이 모두 학교, 유치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참 시끌벅적한데요.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있으니 뭔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랄까..

사람사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요.

나중에 울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이 집을 떠나게 되면

이 공간들이 적적하게 느껴질 것 같은데요.


"있을 때 잘해주기"라는 말처럼 조금 시끄럽고 정신이 없어도

울 꼬맹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할 것 같은데요.

잘 놀아주지 못하는 엄마이기에 함께 책읽기로 대신하고 있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좋은 책을 소개해드려볼까 해요.



바로..

장 가방

으로요.

한평생 고생많으셨던 아버지의 일생을 살펴볼 수 있는 그림책이어서요.

슬픈 장면은 딱히 없는 것 같은데도 마음이 짠하고..

안타깝고 외롭고 또 불쌍한 느낌이 드는 그림책이었어요...


키위북스 <아버지의 연장 가방>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신기하고 다양한 연장의 세계가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어른인 저같은 분들은 아무래도 부모님 생각이 많을 것 같은데..

한 평생 고생하시고 일만 하시다 늙어버린 부모님 생각에

감사하고 미안하고 복잡한 마음이 들 것 같아요.




이 책은 주인공은 화자의 아버지로요.

다른 사람들의 이름은 구체적으로 나오면서도

아버지는 "윤 목수"로만 표현이 되어 있었어요.


이제는 참 많이 늙어버린 화자의 아버지.

화자는 외할머니의 장례를 치르면서

가족들이 살아생전 할머니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면서요.

문득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그렇게 자신이 알고 있던 단편적인 것도 떠올려보고요.

어머니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시작해요.



화자의 아버지는 1947년생으로 고향이 부산.

형이 셋이고 평생 목수 일만 하셨는데요.

알고보니 참 어려운 어린시절을 보냈었는데..

친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새 어머니 밑에서 자랐고요.

슬레이트 지붕 집 단칸방에서 그 많은 가족이 함께 살았나봐요..


이런 상황이니 당연히 학교를 다닐 수도 없을 터!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돈을 벌러 돌아다녀야 했는데요.

험한 공사판에서 심부름이든 잡일이든 하며 버텼는데..

참 배고프고 쓸쓸하고 힘들었던 어린 시절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그러다가

윤 군아, 니 목수 일 한번 배워 볼래?

라는 석호 아저씨라는 분의 도움으로 견습공이 되었는데요.

당시에는 기술자가 돈도 많이 버니 참 좋은 기회였다고나 할까요.

허나 목수가 되기 위해서는 3년이나 견습공을 해야했는데요.

그래도 목수일을 배웠기에 어머니를 만나고

결혼하여 가정을 이룰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나저나 일러스트 속의 결혼장면은

부모님의 결혼식 사진이 생각나서 깜짝 놀랐는데요.

화자의 어머니는 간호사로 독일을 가고 싶었는데

결혼을 하여 떠나지 못했다고 하고요.

신혼여행도 없이 해운대 모래사장을 한 바퀴 걷고 온 것이 전부라니..

넘 서운하셨을 것 같고 이제라도 리마인드웨딩이라도 시켜드리면 좋겠다 싶더라고요.ㅠ


그렇게 가정을 꾸리기 시작하면서 판잣집에서 작은 셋방으로 이사도 가고...

살림살이도 꾸리기 시작하고는데요.

다행히 아버지가 목수 일을 잘한다는 것이 소문나면서

스케쥴이 빡빡한 삶을 사시게 되는데..

아버지의 연장가방의 연장들도 그때부터 차곡차곡 쌓여갔던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 주목할 부분이 참 많지만

참으로 다양한 연장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어 신기한데요.

우리에게 친숙한 망치 하나만해도..


자귀방치

장도리

벽돌망치

유리망치

돌망치

볼망치


등이 있고요.


나무 표면을 반반하게 깎고 매끄럽게 다듬는 대패도 종류가 다양 그 자체!


평대패

홈대패

턱대패

외원대패

내원대패


는 저도 처음 들어봤어요!



아버지가 활발하게 활동하시던 1980년 대에는 중동으로도 많이 돈벌러 떠났다죠!

아버지는 사우디에 3년정도 일을 하고 오셨다고 하는데요.

다녀와서도 열심히 일을 했는데..

집 지어주고 못 받은 돈도 많았다는데 넘 속상하셨을 것 같아요..

이 페이지에서는 시아버지께서 남편이 태어나고 얼마안되었을 때

해외에서 일을 하셨다고 들어서요.

책 속의 이야기들이 참 많이 겹쳐지는 것 같았고..

저자님께서 저와 비슷한 연령대가 아닌가 싶더라고요.ㅎ



책을 보니 윤 목수님의 아이들도 세 명이었나봐요.

아버지가 늦은 저녁 돌아오시면 쪼르르 나와서

씩씩하게 인사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귀여웠을까 싶은데요.

당시 아버지하면 "무뚝뚝"이 기본 옵션이 아닌가요?ㅠ

아버지는 그런 아이들에게 아무 말씀도 안하시는데..

그런 점이 제 아버지를 생각나게 하더라고요.

가족들이 하나 둘 생기고 커가면서

아버지의 연장들도 더 많아지고..

늦게까지 일을 하시며 돈을 벌어 아이들을 키우셨던 시절이 흘러가고요.



아주 태산같았을 아버지는 어느덧 할아버지가 되어버렸다는...

뭐든지 뚝딱!뚝딱!하시던 아버지였지만 이제는 문짝 하나 고치기도 버거워졌고요.

뒤에서는 더 슬픈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 그림책은 억지로 눈물샘을 자극하거나 펑펑 우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아 좋아요.



책의 그 제목처럼 "아버지의 연장 가방"은 참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 더이상 목수일을 하지 않아 다른 것은 다 나눠주고 버리더라고

연장 가방만큼은 버릴 수가 없는데요.

연장 가방 그 자체가 아버지가 살아온 인생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또 연장 가방은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졌던 연장들이 담겨졌던 물건이니

아버지 자신, 혹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더라고요.



문수 작가님은 창고 구석에서 발견한 낡은 연장 가방에서

망치, 톱 같은 아버지의 연장들을 보고 느꼈던 감정을 담아

첫 번째 그림책을 완성하셨다고 하는데요.

아이들은 물론 부모님들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키위북스의 웰메이드 어린이책이 아닌가 싶네요.



책을 읽고서 울 첫째 뜬금군은 이렇게 독서록도 작성해보았어요.

키위북스 책들로 행복한책읽기를 실천하면서

아이의 독서록노트가 여러 권 완권이 되어서요.

새로운 독서장을 사줬는데 이번엔 책 형식의 독서록이거든요.

여기에 한 번 차곡차곡 읽었던 책들의 이야기와 감상이

잘 기록되었으면 하는데요.



그 첫 스타트를 <아버지의 연장 가방>이 잘 끊어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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