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저편은 차고 깊다
교고쿠 나츠히코 지음, 히가시 마사오 엮음, 마치다 나오코 그림, 김수정 옮김 / 필무렵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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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 말이라 그런걸까요?

날씨가 어느새 초여름으로 다가온 것 같은데요.

이제는 긴팔이 아닌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어야할 때가 된 것 같아요.

부쩍 더워진 날씨에 한낮에는 정말 여름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시원한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찾게 되는 것처럼 조금은 섬뜩한 이야기도 생각나는 계절이 되고 있네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이들 책이 아닌 어른을 위한 동화책.

글밥이 적고 일러스트가 아름답지만 그 속에 담겨진 메시지가 섬뜩하기도 한 이야기에 관한 기록을 해볼까하는데요.

필무렵에서 출간된

강물 저편은 차고 깊다.

라는 책인데..



필무렵의 책은 이전에 소개해드린 어른을 위한 그림 에세이 <이렇게, 당신에게 가고 있어요.>로 처음 만나게 되었고요.

두 번째로 <강물 저편은 차고 깊다.>를 만나보게 되었는데...

필무렵의 책들은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적지만 감성적인 생각해볼만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좋은 책들을 출간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책의 표지를 보면 펼쳐보면 이렇게..

바다가 아닌 강 앞에 서있는 소년의 일러스트가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는데요.

바다는 좀 더 시끌벅적하고 사람들로 붐비는 느낌이 든다면 강이나 계곡은 산 속에 있어서인지 좀 더 조용하고 시원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둘 다 수변공간이지만 느껴지는 이미지가 다르지요.


책의 뒷 표지에는 백구 강아지의 모습도 눈에 띄는데

"강에 들어가면 안 된다. 절대 안 돼."

라는 명조체로 얇게 쓰인 메시지가 인상적으로 다가오고요.

이 책은 이야기도 생각해볼만한 메시지를 지니고 있지만 뭔가 아름다운면서도 슬픈 느낌을 주는 일러스트가 주는 매력도 상당한 것 같습니다.


먼저 이 책의 저자에 관한 소개부터 조금 해드리면요.

이 책의 글은 쿄고쿠 나츠히코

그림은 마치다 나오코

엮음 히가시 마사오

옮김 김수정 님의 노고로 이뤄져 있어요.


글을 쓴 쿄고쿠 나츠히코는 일본을 대표하는 괴담문학 및 환상문학 전문가로요.

독자들에게 천재 작가로 추앙받는 인물이라고 하는데요.

요괴 연구가로도 이름이 높아 관련 저서도 다수 있고요.

세계요괴협의 평의원, 괴담지기 발기인, 고전유희연구소 카미마이(종이유령) 회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하여 뭔가 섬뜩~..

책을 엮은 히가시 마사오님 역시 선집 작가 및 문예평론가로 <환상문학>편집장과 괴담전문지 <유>의 고문으로 역임하고 있다고 하시고요.

편찬된 책이나 감수서로도 괴담에 관련된 책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아름다운 일러스트로 이야기를 더욱 환상적이고 섬뜩하게 빛낸 마치다 나오코님은 출판 일러스트레이터로 그림을 그린 책은 물론,

쓰고 그린 책도 있어서요.

이 분의 책도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죠.


책은 마치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페이지 가득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채워져 있고요.

책을 보면 종이의 질감이라던지, 물감과 물이 번진 느낌도 전해져서 그게 저는 참 좋더라고요.

이야기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소년이 여름방학이 되어 시골에 도착한 모습으로 시작되는데요.

여름방학 동안 시골에서 지내기로 했어.

여긴 뭐 아무것도 없구나.

라며 커다란 눈에 무표정한 얼굴이 조금 차가워보이기도 하고요.

시니컬해보이는 모습이 위의 대사와 참 잘 어울립니다.

할아버지네 댁에서 온 아이는 이 곳의 심심함이 아직 낯설고 마음에 들지 않은 것 같은데요.

벌레,

풀,

돌,

꽃,

새,

나무,

가 있는 이곳에서 그냥저냥 심심하지만 평범하게 잘 지내다가면 좋으련만..

부모님은 일을 한다고 바쁘신지

왜 너혼자 이곳에 오게 된거니?...


앞에 보여드린 페이지를 보면 이 아이를 데리러 온 분은 할아버지, 그리고 하얀 백구 한마리.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아이는 여름방학 동안 지내게 될 이곳을 훑어보는데요.

높은 산과 우거진 숲.

나무에는 매미도 보이는 것이 맴맴맴~~ 여름내내 시끄럽게 울 것 같고요.

할아버지의 트럭은 강도 지나가게 되는데,

아이는 강을 보면서 조금 관심을 갖는 것 같아요.

헤엄치며 놀 수 있을지,

물고기도 있을지 말이죠.

여전히 표정은 무표정이지만...


아이가 지내는 시골은 인적이 많이 드문 곳인 걸까요?

도착한 순간부터 아이의 귀에는


사박사박사박사박.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데요.

백구도 그 소리가 들리는 것인지 밤에 늑대처럼 울부짖기도 하는데..

그냥 호기심을 내려놓고서 강아지와 고양이와 함께 논다면 좋을텐데 말이죠.


아이는 다음 날 백구와 함께 강에 가보고 그 이야기를 할아버지에게 하는데요.

강에 들어가서 헤엄치고 놀아도 되냐는 이야기에 안된다는 할아버지.

강은 물살이 세고 못은 엄청 깊고 차답다는 말씀도 해주신답니다.

그런데도 아이는 계속해서 강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고,

사박사박사박사박 이상한 소리가 난다는 이야기도 하는데요.

할아버지는 그건 요괴가 강에서 팥을 알알이 세며 씻는 거라는 말씀까지 해주세요.

요괴라니 섬뜩하죠?..

이 말은 물에 빠질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라고 만든 미신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말씀해주시지만 말고 이 아이 곁에 개가 아닌 누군가 사람이 함께 있어준다면 좋을텐데..

아이가 먹는 밥상을 보면 제법 먹을만한 반찬이 많은 걸로 봐서 할아버지와 단둘이 있었던 것은 아닌 것도 같은데 말이죠.

아이는 시골에서도 외로워보이는 것 같고요.

아마도 원래 있었던 곳에서도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을 것 같아요.

시골에 간 이후로 아이는 계속해서 강을 찾게 되는데..

아이 혼자서 가는 강은 실제로 요괴가 있든 아니든 위험하니까요.



세상에.

물고기가 엄청 많잖아.

멋져. 대단해.


라는 감탄사를 내뱉는 아이.

아이는 결국 강에 발을 담그게 되는데요.

그림 속에 얕은 물에 발을 담고 있는 아이를 끌어당겨 강 밖으로 빼내고 싶은 맘.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 그런지 감정이입이 제대로 되었어요.

그 뒤의 이야기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이가 들었던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펼쳐지는 페이지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데..

아름답지만 섬뜩한 이야기를 책으로 직접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겨보시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편집부의 메시지가 담겨져 있는데요.

물에 빠질 수 있으니까

조심하라고 만든 미신이란다.

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은 우리에게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만,

오히려 아이에게는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요괴가 알알이 팥을 씻는 소리니까

요괴에게 잡아먹힐 수도 있으니까

사각사각사각사각

그 소리가 들리면 가지 말라고 도망가라고 했어야 하는 것만 같다는...


일본은 섬나라로 요괴에 관한 이야기가 많기로 유명한 나라죠.

지금은 과학이 많이 발달되어 있기에 덜하겠지만,

밤이 되면 깜깜해지고 이상한 소리도 들리는 밤에는 특히 강가에 사는 사람들은 무서웠을 것 같은데요.

이 책에는 일본 민속 옛 이야기로 일본 전역에 전해지는 요괴 '아즈키도기(팥 씻는 요괴)'에 대한 괴담을 담아내고 있으면서

거기서 얻을 수 있는 메시지를 현대적으로 잘 전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른을 위한 동화로 잘 읽어보았지만, 섬뜩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조금 자란 아이들에게도 읽어주기 괜찮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럼 이런 저런 사고가 많이 생기는 여름철 더 조심하고 지낼 것 같거든요.

지금까지 필무렵 <강물 저편은 차고 깊다.> 였어요.



- 저는 강물 저편은 차고 깊다 도서를 무상제공받아 충분히 읽은 이후에 본 포스팅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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