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엔 할머니 한마리가 산다
송정양 글, 전미화 그림 / 상상의집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러분 안녕!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인데 다들 맛있는 식사하셨나요?

이제 조금 뒤면 우리 아이들 어린이집 하원하러 가야할 것 같은데요.

잠시 시간을 내어 우리 뜬금군과 함께 감동있게 읽었던 동화책 이야기를 해볼까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어요.

이번에 제가 여러분에게 소개해드리려하는 책은 상상의집에서 출판된

우리집엔 할머니 한 마리가 산다.

이라는 책인데요.

심상치않은 이 제목의 동화책은 10년째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저에게는 무척이나 공감되는 책이어서요.

다른분의 글을 보고 아이에게 이전부터 읽어주고 싶었는데, 이제야 짬을 내어 읽어줄 수 있었어요.

 

제목처럼 이 책의 주인공 집에는 태어날 때부터 함께한 반려견이 한마리 있는데요.

이전에는 참 예쁜 외모를 지녔던 강아지였지만 지금은 밥먹는 것도 힘들고, 털도 많이 빠진 할머니같은 노령견이 되었답니다.

 

저희집의 반려견 치와와 츄츄 역시 우리 뜬금군이 태어났을 때부터 늘 함께했었는데요.

올해로 10살이 된 츄츄는 산책을 할 적에 힘들어하는 것 외에는 아직 크게 걱정되는 증상은 없지만

나이가 있다보니 아무래도 혹시모를 일에 걱정도 하게 되었고요.

이별이라는 것은 늘 어려운 것이어서 아이에게도 간접경험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올해로 6살된 뜬금군과 함께 책을 보러 앉았는데요.

 

 

 

책을 읽기 전에 장난기 가득한 뜬금군은 요렇게 익살맞은 포즈로 카메라를 응시했는데..
 

 

책의 마지막까지 보고 다시 아이를 보았을 적에는 엄마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표정.

책을 읽으며 감정이입이 되어 제가 울고 있었더니 우리 뜬금군 .

달래주지는 못하고 엄마가 우는게 당황스러워 저렇게 눈을 피하는 모습이었는데요.

남자아이 특유의 달래는 것이 서툴러 어떻할줄 모르는 마음이 전해져서 귀엽기도 하면서 아이가 이 책으로 반려견과의 이별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보고,

아직 우리 곁에 있는 반려견 츄츄에게 더욱 더 애정으로 잘 돌봐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책의 이야기 전부는 여러분과 아이가 함께 읽어보길 바라며 앞부분 위주로 이야기를 전해볼까하는데요.

밝고 에너지 넘치는 느낌의 동화책도 좋지만 한편으로는 눈물이 핑~돌게되는 이런 동화책을 접하고 읽어보는 것도 참 좋겠다 싶어요.

 

책의 뒷면에는 천진난만한 주인공 나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요.

엄마, 우리도 강아지 키우면 안 돼?

라고 집에 이미 키우는 반려견이 있지만 친구 개가 낳은 새끼강아지를 분양하고 싶은 나인데요.

아이의 이런 대사를 보면서 노령견이 되어서 버려지는 개들이 생각나기도 했고, 예쁘고 젊고 새로운 것만 좋아하는 우리네 모습이 떠올라서 조금은 불편하게도 느껴졌어요.

 

주인공은 "나"라는 1인칭시점으로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데요.

나의 집에는 이뽀라는 이름의 20살이나 된 반려견이 있지만 이름대신에 할머니로 불리고 있는 상황.

일러스트만 보더라도 반려견 이뽀를 바라보는 나의 심통맞은 시선을 느낄 수 있었어요.

 

지금은 이뽀라는 이름보다는 할머니로 불리고 있는 나의 반려견.

어릴 적에 너무 예뻐 "이뽀"라는 이름을 지어주게 되었다지만 지금 나의 눈에는 그 이름을 믿을 수 없는 검버섯이 핀 할머니 개가 있을 뿐이구요.

내가 어릴 적에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이뽀가 나의 생명을 구해줬다며 엄마, 아빠가 이야기를 하지만 나는 믿지 않는 눈치에요.

처음엔 요즘은 실내에서 반려견을 키우기도 하고 관리를 잘해주기 때문에 노령견이라고 그렇게 다를게 있을까 싶기도 했는데요.

할머니 이뽀의 나이는 20세를 넘긴 상황이라, 사람 나이로 치면 100살도 넘는 상태였고요.

반려견 이뽀는 이제 간신히 숨만 쉬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어요.

오랜시간 함께한 이뽀.

하지만 이제는 나이많고 아무데나 쉬를 하고 응가를 하는 귀찮은 노령견이 되어버려서요.

엄마아빠가 싸우거나 말을 안하게 되는 것도 다 이뽀때문.

이뽀를 귀찮아하고 화내고 싫어하는 것 같아도 돌봐주는 것은 언제나 엄마의 몫이구요.

아빠는 그런 상황들을 다 알고 있지만 해줄 수 있는 부분들은 한정적이어서 점점 말수가 줄어가는 느낌입니다.

한편..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힘든 이뽀와 달리 내 눈에는 친구 규민이의 반려견이 낳은 강아지가 너무나 사랑스럽게 보이는데요.

포동포동 눈도 뜨지 못한 귀여운 아기 강아지를 볼 때면 우리들도 너무 행복해지고 예쁘다는 말이 절로 나오죠.

그렇게 아기강아지의 매력에 푸욱~ 빠진 나는 찜콩한 하얀색 강아지를 집에 데려와 키우고 싶어하지만요.

이뽀때문에 허락되지 않는 일.

이뽀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탐탁지 않고요.

엄마 아빠에게는 해서는 안될 말을 하게되는데 한 번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는 일.

그렇게 한 때는 집에서 사랑을 받고 이쁨을 받았던 이뽀는 늙은 개가 되어 부부싸움의 원인이 되고요.

태어났을 때부터 함께했던 나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버리는데..

사람은 동물을 배신해도 동물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생각나는 상황이 펼쳐진답니다.

 

우리 뜬금군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감정이이이 제대로 되었던 엄마는 나중에는 울먹이면서 간신히 책의 한 줄 한 줄을 읽어갈 수 있었는데요.

사실 저 역시도 책속의 엄마처럼 때로는 우리집 10살된 반려견 츄츄가 아무데나 쉬를 하거나 심통을 부린 것이 못마땅해서 화를 낼 때가 있었거든요.

육아에 임신에 피곤하다는 핑계로 기본적인 관리만 해주는 경우가 더 많이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죄책감도 느끼고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고요.

너무 욱하거나 화가나면 뱉어버렸던 가시같은 말들도 생각나고 남아있는 츄츄의 시간을 함께 잘 보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책을 읽고서 또 생각나는 다른 생명.

저에게는 아가씨때부터 키우던 츄츄 외에도 하늘다람쥐라고 불리는 슈가글라이더 한 쌍도 있었는데요.

수컷인 봉봉이는 아가씨 때 6년차에 갑자기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암컷인 차차는 그 이후로 함께 3년을 더 지냈는데 우리 뜬금군이 태어났을 때부터 3살이 되었을 때까지 있었던 또다른 가족이었거든요.

아직 죽음이나 이별을 모르던 뜬금군을 데리고서 싸늘하게 식은 차차를 묻어주러 가면서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던 것을 지금도 기억하는데요.

그 작디작은 생명을 떠나보내는 것도 그렇게 마음이아프고 슬펐는데,

더 큰 덩치에 더 많이 가까이 부대끼고 함께한 츄츄가 먼저 무지개다리를 떠나버린다면 그 슬픔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벌써 걱정이 돼요.

아이들 책이라지만 읽고서 엄마가 더 감정이입이 되어버려 펑펑 울었던 <우리집엔 할머니 한 마리가 산다>이구요.

우리 뜬금군과 함께 츄츄가 더 오래 오래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이에게 읽어주길 잘 했다 싶어요.

집에 반려견이 있다면 꼬옥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구요.

그게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촉촉하게 눈시울을 적실 수 있는 참 괜찮은 동화책이었어요.

어제까지는 햇빛이 참 좋던데 오늘은 또 쌀쌀해서 이게 정말 봄인가 싶기도 한데요.

건강관리 잘하시고 저는 또 다른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안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