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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학 기행 -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도시 서울
방민호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후기] '서울 문학 기행'
-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 도시 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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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방민호
펴낸곳 : 아르테
발행일 : 2017년 6월 2일 1판1쇄
도서가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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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은 수도권을 포함하여 한국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거주하고 있는 거대도시입니다. 그러한 거대도시 서울은 불과 6백년전만 해도 작은 시골마을이었습니다. 서울이 거대도시로 가게 되는 그 시초는 조선이 개국하면서 있었던 '한양 천도'죠. 1394년 개경에서 한양으로 수도를 이전한 이후로 서울(한양,경성)은 한반도의 수도로 자리잡게 됩니다. 이번 읽은 도서는 그러한 서울에 대해 '문학'이라는 테마로 이야기하는 책이었습니다. 지금껏 여러 책들을 접해 보았지만 문학을 테마로 하는 기행기는 처음 보는 것 같네요. 보통 문화재나 유적지, 명소, 영화나 음악을 주제로 한 책은 본 적이 있지만 문학을 테마로 하여 집필된 도서는 처음 읽어 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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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책 내용상 당연한 일이지만, 문학을 전공한 문학박사로 국문과 교수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중인 분입니다. 저자는 1994년 '창비'에서 신인평론상을 수상한 것으로 비평활동을 시작하였고, 2001년 '현대시학'에서 신인추천작품상을 수상하여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며, 2012년 '문학의오늘'에 단편소설을 발표하여 소설가로도 활동하는 등 다양한 문학장르에서 작품 활동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면서 교과서 책임저자에 대학교수까지 역임중인 분이라고 하니 작가로서의 역량은 물론 자기 관리 또한 철저한 분 인 듯 싶습니다. 책에서 간간히 언급되는 저자의 활동들을 보면 한국 문학에 상당한 애정을 가진 분 같아 보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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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책을 시작하며 ; 시와 소설의 사연 깃든 서울을 찾아>, <이상 ;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윤동주 ;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이광수 ; 이것이 선이오? 악이오?>, <박태원 ; 한 개의 기쁨을 찾아 걷다>, <임화 ; 근로하는 모든 여자의 연인>, <박인환 ; 세월은 가고 오는 것>, <김수영 ;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손창섭 ; 의리나 양심을 팔아먹고 사는 것들>, <이호철 ; 나도 이게 어엿한 직업이여>, <박완서 ; 살고 싶다 죽고 싶다>, <서울 문학 기행 지도/참고 자료>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용은 근현대 작가 열 분들의 대표적 작품들을 작가들이 처한 시대 상황과 서울이란 공간이 작품에 미친 영향을 작가의 시선으로 분석한 내용들인데요. 수록된 작가들의 작품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 주는 내용들이어서 무척 집중하면서 읽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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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흝어 본 후 책의 마무리 부분에 나오는 <서울 문학 기행 지도>를 제일 먼저 펼쳐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서울의 열군데 지역을 묘사한 스케치가 나오는데, 겹치는 부분이 꽤 많아 보입니다. 책에 수록된 작가들은 연대별로 배치되어 있는데요. 일제치하에서 부터 해방전후, 6·25전쟁 전후, 7~80년대에 이르기까지의 골고루 선정되어 있습니다. 책의 내용은 생각과 좀 다르게 각 작가들의 작품에서 표현된 서울의 모습들을 살펴보는 내용들보다는 각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비평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행"보다는 "문학"에 더 중점을 둔 듯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열분의 작가들의 작품들에서 묘사된 배경들을 직접 현장 답사하고 각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서울의 모습들을 묘사하는 내용들, 시대별로 서울의 변화하는 모습을 비교하고 있는 것을 보면 기행문의 성격도 있는 것 같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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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문학 기행 지도 ]
책 내용은 간단하게 요약 정리하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작가의 생애는 물론 작가의 문학적 위치와 경향, 작품활동 당시의 시대상, 작품에서 묘사된 서울에 대한 내용 등 어느 하나 빠뜨리기 아까운 내용들이어서 그런 것 같네요. 직접 읽어 보셔야 할 듯 합니다. 아쉬우니 각 단락의 표제부만 올려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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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 '날개' - 소공동. 신세계 백화점 옥상에서 내려다 본 회탁의 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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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주, '서시' - 누상동. 순수를 향한 문학의 공간, 누상동 9번지 하숙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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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수, '유정' - 홍지동. 사랑의 소설을 완성한 홍지동 별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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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 서울역. 대학 노트에 담긴 조선인의 세계, 도회의 항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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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화, '네거리의 순이' - 종로 네거리. 조선, 잃어버린 세계에 대한 향수의 공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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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환, '목마와 숙녀' - 명동. 시대를 앞서간 예술, 그리고 낭만, 동방살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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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영, '풀' - 구수동. 인류 전체의 문제에 골몰했던 지식인의 변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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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창섭, '인생교실' - 흑석동. 한국사회 부조리를 기민하게 포착한 비판의 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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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철, '서울은 만원이다' - 종로3가. 도시의 잉여들이 흘러드는 음습한 욕망의 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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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서, '나목' - 계동. 전쟁 폐허 서울, 상흔을 딛고 삶을 이어간 자의 터전 ]
책은 서울의 명소 구석구석을 보여주는 기행기는 아닙니다. 문학을 모티브로 하여 작가와 작품을 통해 작품에서 묘사된 서울의 모습과 당시 사회상들을 예리하게 분석,설명하는 내용과 함께 그에 대한 문학적 비평들로 채워진 책이지요. 제목은 <서울 문학 기행>이라 하여 "기행"이 주인 것 같지만, 제 보기엔 "문학"이 주인공 같은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들이 무척이나 인상깊었고 오래도록 남을 것 같습니다. 지적 탐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잘 맞을 것 같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구요.
서울 거주자라면 서울에 있는 명소들 잘 가지 않는 경향이 있죠. 대부분 사람들은 거주하는데 있는 명소는 별 생각없이 지나치곤 합니다. 일상적으로 접하는 곳이기에 그렇긴 하지만요. 이 책에서 언급하는 곳을 작가와 작품들을 생각해 보며 둘러보는 것도 좋은 체험일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책에 수록된 대부분의 장소들을 많이 가보았지만 작가와 작품을 생각해보며 둘러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네요.. 다음에 기회되면 꼭 책 내용 생각하면 둘러볼 생각입니다. 어떤 느낌이 들런지 무척이나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