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家 사람들 - 영웅의 숨겨진 가족이야기
정운현.정창현 지음 / 역사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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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안중근家 사람들'

- ​영웅의 숨겨진 가족이야기 -

 

 

 

 

 

지은이 : 정운현, 정창현

발행처 : 역사인

발행일 : 2017년 3월 23일 초판

도서가 : 18,000원

 

 

 

 

탄핵심판 결정(2017.3.10)이 있은지 어느덧 한달 여가 지나 가고 이제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날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이번엔 제대로 나랏일 할 사람이 선출되어야 할텐데 어찌 될런지 궁금하네요.. 이번 쓰고자 하는 도서후기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잘 아는 분의 일가를 살펴 본 책입니다. 제목이 <안중근家 사람들>인데요. 제목 그대로 안중근 의사의 가계에 대해 보여주고 있는 책입니다. 누구나 안중근 의사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그 분의 집안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거의 아는게 없었던 내용들이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떠오르는 말이 있었지요. 그건 "독립운동을 하면 삼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삼대가 흥한다"는 말인데요. 안중근 의사의 일가 역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독립운동가 가문이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책은 두명의 공저로 ​집필되었습니다. 처음엔 두 분의 이름이 비슷해서 형제 아닌가 싶었는데 검색해 보니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튼 두 저자분들은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 분들로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였답니다. 한 분은 친일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자료수집과 취재를 해 왔고, 다른 한 분은 남북관계 분야에 오랜 기간 담당해 왔다고 합니다. 현재는 한 분은 방송인으로, 다른 한 분은 사학자로 활동 중이랍니다.

 

 

 

 

책은 ​<책을 펴내며 ; 청산하지 못한 역사와 안중근의 후예들>, <시작하며 ; 안중근 일가의 파란만장한 백년사>, <제1장. 안중근 - 영웅의 탄생과 죽음>, <제2장. 부친 안태훈 - 투사를 키워낸 안씨 가문의 실질적 리더>, <제3장. 두 동생 정근과 공근 - 해외를 떠돈 독립운동가>, <제4장. 부친 안태훈과 백범 김구>, <제5장. 격랑에 휩싸인 안중근의 후예들>, <제6장. 안중근가의 여성 - 묻히고 잊힌 이름들>, <제7장. 차남 준생의 친일 행적과 찾지 못한 유해들>, <제8장. 동양평화론의 메시지>, <맺으며 ; 독립운동 최고 명문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위하여>, <참고 문헌>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목차만 봐도 책의 내용을 어렴풋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의 시작은 "코레아 우라!"란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이 말은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총살시키고 나서 세차례 외친 러시아 말로 의미는 "대한민국 만세"이죠. 의거 직후 바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은 후 이듬해 3월 26일 뤼순감옥에서 순국하였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왜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쏘았는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하네요. 책에서는 세상이 안중근 의사의 '영웅적 거사'만을 추앙하고 그의 '인간적 면모'나 그 일가가 우리 근현대사에 남긴 발자취는 거의 묻혀져 있는게 안타깝다고 합니다. 아직까지도 안 의사의 유해 조차 찾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사후독립운동에 투신한 숙부들과 모친, 친동생들은 해방된 조국에 돌아 오지도 못했고 어디에 묻혀 있는지도 모르고 있는 현실. 이것은 대다수 항일 독립운동에 뛰어든 분들의 후손과 집안이 몰락하고 가난이 대물림될 수 밖에 없었던 우리 근현대사의 뼈아픈 역사라는 것이죠.

 

 

 

 

 

 

안중근 일가 중에는 항일독립운동에 헌신한 분들이 많지만 친일 논란이 있는 분도 있답니다. 안 의사의 차남 안준생과 장녀 안현생이 대표적인데 이 때문에 안중근 가족은 해방 후에도 즉시 조국으로 돌아올 수가 없었다고 하는군요. 일제가 이토를 추모한다며 남산에 세운 사당 "박문사"에 안준생이 참배를 하면서 부친이 죽기 직전에 자신의 행위가 "오해로 인한 폭거였음을 인정했다"고 발표했다는 것과 이토의 둘째 아들을 박문사에서 만나 이토 영전에서 화해하는 장면을 연출하였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물론 이 모든 일이 전적으로 일제 총독부가 연출한 공작 결과라는데요. 일제가 이즈음에 문화통치로 전환하려 하는 시기였기에 내선일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이러한 정치쇼를 기획한 것이라고 저자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립운동에 헌신 하신 분들이 훨씬 많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일가 친척들 중 독립운동 포상자만 헤아려도 이십여분이나 되니까 말입니다. 대부분 해외에서 떠돌다 돌아가셨다는데 어디에 묻혔는지도 모르는 분들이 태반이랍니다.. 안중근 의사도 효창공원에 가묘가 조성되어 있지요..

 

 

 

 

 

 

책의 마지막은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동양평화론"은 안 의사가 사형을 앞두고 마지막까지 집필에 몰두하였지만 '서'와 '전감' 2장만 마친 상황에서 사형이 집행되어 나머지 '현상', '복선', '문답' 등은 목차만 잡아놓은 채 미완으로 남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동양평화론"의 중요 내용들이 1910년 2월 17일에 있었던 히라이시 고등법원장과의 면담내용을 기록한 '청취서'라는 문건에 많이 들어있다고 하네요. 여기엔 동양평화론의 핵심사상이라고 하는 한,청,일 3국 공동은행 설립 및 공동화폐 발행, 공동 군대 편성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책은 '도마 안중근' 일가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당시 독립운동단체들의 활동과 정황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안타까운건 그러한 독립에 헌신한 분들이 해방이 된 후에 어렵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란 것이죠. 첫단추가 잘못 꿰었기에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가족들 이야기가 훨씬 많이 수록되어 있는데도 그 부분에 대해선 여기에 별로 언급하질 않았네요.. 하지만 독립운동가와 친일부역자에 대해 여러모로 많은 걸 생각해 주게 하는 의식 있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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