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진 세상 바람처럼
범천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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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모진 세상 바람처럼'

- 존재와 삶의 허무를 극복하려는 출가, 다람살라 유학, 그리고 구도인생 -

 

 

 

 

 

 

지은이 : 범천 스님

펴낸곳 : 해드림출판사

발행일 : 2016년 12월 15일 초판1쇄

도서가 : 13,000원

 

 

 

 

주변을 둘러 보면 종교인으로서 구도의 길을 걷는 인생을 살아가는 분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한 길에 접어들게 된 이유도 여러가지가 있겠지요. 신실한 믿음으로 본인의 결정으로 종교인의 삶을 선택하신 분 많겠지만​ 너무나 고단하고 힘든 인생에 지쳐 마지막으로 구도자의 삶을 선택한 분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극단적인 상황에 더이상 회피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겠지만 어찌보면 도피일 수도 있겠죠. 이번 읽은 도서는 그러한 분의 에세이였습니다. 승려지만 책을 읽다 보면 참 힘들게 살아오셨구나란 생각이 절로 들던, 그런 인생을 사시다 자살을 결심하였지만 실행하진 못하고 출가를 하였던 분이었습니다. 표현도 과격함은 물론 상소리도 꽤 나오구요. 그래도 괜찮은건지는 별개로 하고 일단 흥미를 끄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책을 쓰신 분은 1974년 출생하여 1999년 4월 태백산 각화사에서 행자로 시작하신 분입니다. 네번의 행자교육원 교육 이수후 승려 심사에서 탈락하여 2003년 5월에 티벳불교를 배우러 북인도의 다람살라로 유학을 떠났다 하구요. 그곳에서 2006년 달라이라마를 계사로 사미, 비구 수계를 받았다고 합니다. 다람살라에 있는 IBD(Institute of Buddhist Dialectics)에서 수학하다 2015년 귀국하였답니다. 저서에 대해 찾아보니 "불경의 용의와 불요의를 분별한 선설장론"이란 티베트불교에서 유일무이한 교상판석 논서를 번역하였다는게 나옵니다. 스님은 왜소증을 안고 태어났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때 96cm였고 27살때에는 145cm였다는데 그 때문에 인생이 삐뚤어진 것 같다고 합니다. 그 상황, 이해가 가죠...

스님의 저서를 찾아보다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범천(梵天)"은 힌두교 주신의 하나로 산스크리트어의 브라마(Brahma)의 음역이라고 합니다. 저자의 법명과 한자로 동일한 지는 모르겠지만 티벳불교를 공부하러 인도로 유학갔다는 얘기에서 저자에게도 전생의 인연이란게 있는게 아니었나란 생각이 살짝 들었었죠.^^

 

 

 

 

책은 <펴내는 말. 괴로움을 피하고 행복해지는 것>, <1장. 외로움>, <2장. 새로운 시작>, <3장. 바람처럼>, <4장. 나의 스승님들>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의 내용은 스님이 지금껏 지내온 일생의 순서로 쓰여져 있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들을 위주로 집필하신 것 같습니다. 초반에는 과격한 표현이 많이 나와서 좀 놀라웠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표현이 순화되어 간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지요. 하지만 보통 많이 접하게 되는 종교인 분들이 쓰신 저작물과는 느낌이 매우 많이 다릅니다. 마치 어둠의 수렁에서 살다 개과천선한 사람이 쓴 글 같다고나 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네요.. 무엇보다 스님의 어린 시절부터 출가 전까지의 살아온 인생 여정이 참으로 안타까웠단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책의 처음에 나오는 <펴내는 말>은 이 책이 어떠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을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부분입니다. 스님이 쓰신 저작물이기에 마음의 평안 또는 고요를 가져다 주는 그런 내용의 책이려니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은 읽다 보면 그런 느낌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속의 찌든 인생의 모습에 대한 묘사가 많이 차지하고 있지요. 그런 글들을 보면서 지금껏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 보게 되더군요. 스님이 언급한 것과 같이 이 책은 "이 책을 쓴 필자의 이야기이고, 이 책을 읽는 독자님들 자신의 이야기이다."란 글귀가 딱 들어 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 내용중 의외였던 것은 스님이 접했던 인도의 실상과 티베트 승려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인도에서는 사람을 납치해 장기를 빼가는 일이 많다고 하는군요. 중국에서나 발생하는 일이었는 줄 알았는데 깜짝 놀랬습니다. 그리고 티베트의 승려들 중에는 동성애자가 많다고 합니다. 그것은 티베트의 상황에서 파생된 것 같다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에 절에 보내지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답니다. 어릴 때부터 사찰내의 분위기에 길들여져 그러한 분위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고, 익숙한 절을 떠나 거친 세속을 살아간다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선택인데다가 그러한 삶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기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들 역시 피해자라는 것이죠.. 신부들의 아동성추행 문제도 이것과 유사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인도 장기 밀매의 흔적 (출처 뉴스엔) ]

 

 

[ 수행 중인 티베트 승려​들 (출처 불교민속연구소) ]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삶의 허무가 느껴지는 순간 많은 것 같습니다. 혹자는 그것을 이겨내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지요. 책의 뒷표지에는 그것을 이겨내는 몆가지 방편이 쓰여져 있습니다. 저자와 같은 인생살이도, (스님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다 실패했다지만) 극복하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고 하시는데요. 그러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가지로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참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모진 세상 바람처럼
작가
범천
출판
해드림출판사
발매
2016.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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