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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팔사략 - 쉽게 읽는 중국사 입문서 ㅣ 현대지성 클래식 3
증선지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5년 9월
평점 :
[도서후기] "십팔사략"
- 쉽게 읽는 중국사 입문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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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증선지
편역자 : 소준섭
펴낸곳 : 현대지성
발행일 : 2015년 9월 14일 1판1쇄
도서가 :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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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대 고대문명으로 나일강 유역의 이집트문명, 황하강 유역의 황하문명, 인더스강 유역의 인더스문명,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문명을 들고 있습니다. 이 4대 고대문명 중 3개가 아시아 지역인데요. 중국지역의 황하문명, 인도지역의 인더스문명, 이라크/이란지역의 메소포타미아 문명으로 각각 동아시아, 중아시아, 서아시아지역을 대표하는 고대문명이죠. 이중 황하문명은 양사오문화, 룽산문화를 거쳐 중국문화로 흘러갔다고들 합니다. 그러한 역사를 중국인들은 후대에 역사서에 기록을 했는데요. 이번에 읽은 서적은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바로 <십팔사략(十八史略)>이라는 책인데요. 남송시대 "증선지"란 학자가 중국의 사서 18종의 서적을 참고로 하여 역사교과서로 편찬한 책자입니다. 사실의 취사선택이 부정확하고 사료적 가치가 떨어지는 통속본이라는 평판이 있지만 중국왕조의 흥망과 많은 인물들의 고사와 금언이 포함되어 중국역사를 처음 접하는 초학자들에게 유용한 교과서 역할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 18종의 사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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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따르면 <십팔사략>의 저자 "증선지"는 송나라 시대 지방관리와 법관을 역임하였고 송나라 멸망 후에는 벼슬에 나가지 않고 은둔하여 <십팔사략>을 집필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국어국문학자료 사전에 따르면 "증선지"의 자(字)는 '종야'이고 여릉(지금의 강서성)사람으로 <십팔사략>의 저술자라는 것 외에는 사적이 미상이라고 나오는데요. 어느 것이 맞는건지 좀 헷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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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역사순서대로 집필되어 있습니다. 장별로 보면 중국의 시대순 역사를 잘 알 수가 있는데, 모두 해서 총 21장이며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1장. 3황5제의 전설시대>, <제2장. 하나라>, <제3장. 은나라>, <제4장. 후세의 모범, 주나라>, <제5장. 춘추 시대>, <제6장. 전국 시대>, <제7장. 초한지>, <제8장. 한나라>, <제9장. 아버지와 아들>, <제10장. 우환은 나라 밖에 있지 않고 나라 안에 있다>, <제11장. 한나라의 멸망>, <제12장. 후한 시대>, <제13장. 서진 시대>, <제14장. 동진 시대>, <제15장. 남북조시대>, <제16장. 수나라 시대>, <제17장. 당나라 시대>, <제18장. 5대10국 시대>, <제19장. 송나라 시대>, <제20장. 북송 시대>, <제21장. 남송 시대>. 책 내용이 엄청 방대한 분량인데 모두 해서 797페이지나 됩니다. 책 또한 두껍고 묵직한게 들고 다니면서 읽어 보기엔 많이 불편합니다.. 출퇴근시간에 들고 다니면 읽었는데 두꺼운 책 꺼내 보기가 좀 쑥스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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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선사시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중국의 선사시대는 3황 5제의 전설시대에서부터 시작된다 하는데요. 내용을 보면 신화나 전설에 가까운, 객관적으로 볼 때 수긍하기 어려운 내용들입니다. 중국의 최초 임금인 천황씨에게는 형제가 열두명이 있었는데 모두 1만8천년이나 살았다고 하고, 지황씨 형제도 열두명인데 역시 1만8천년 살았다네요.. 이 당시의 일은 글자와 기록이 생기기 전의 일이기에 그 연대나 구체적인 장소는 자세히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전설의 시기이니 당연한 얘기겠죠. 그런데 여기에서 눈에 띄는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치우천왕>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검은 얼굴에 구리쇠로 된 이마를 가졌고 안개를 일으키는 재주를 가지고 있으며 형제가 81명이나 있었다고 합니다. 치우와 헌원 황제는 탁록에서 일대 격전을 치루는데 초반에는 치우가 우세였으나 마지막 일격으로 치우의 목에 베어 승리하였다고 책에는 쓰여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은 <한단고기>에 나오는 내용과도 일치하네요. <한단고기>에 따르면 치우천왕은 환웅천왕이 건국했다는 <배달국>의 제14대 천왕으로 중국 황제와 73회 싸워 다 이겼으나 74번째 탁록전쟁에서 전사하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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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우천황 ]
중국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인물은 황제라 합니다. 3황5제에서 5제의 제일 처음에 해당한다고 하는데요. 3황은 천황(복희), 지황(신농), 인황(여와)이고 5제는 황제(헌원), 전욱(고양), 제곡(고신), 제요(방훈), 제순(중화)인데, 황제헌원때 황하 유역을 평정하여 한(漢)족 문화를 일으켰기에 중국 문명의 개조로 추앙받고 있답니다. 마치 우리의 단군왕검처럼 말이죠. 책을 보고 제위가 이어지는 순서를 정리해보니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 황제(헌원) - 금천 - 전욱 - 제곡 - 제요도당(요임금) - 우순(순임금) - 우 - 계 - 태강 - 중강 - 상 - 후예 - 한착 - 소강 - ~~~~~ ] "제요도당"과 "우순"이 바로 <요순시대>를 말하는 때이고 "우"임금부터는 <하나라>시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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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역사 연대표 (하 ~ 중화인민공화국) ]
요순시대까지 선사시대는 마무리되고 하, 상, 주로 이어지는 중국의 고대시대로 이어집니다. 여기까지 역사와 내용 파악해가며 읽는데 한참 걸리더군요.. 이후 춘추전국시대를 지나 진의 통일, 다시 한으로 넘어가고 다시 위,촉,오의 삼국시대과 위,진,남북조 시대를 거쳐 수의 재통일에 이르기까지 숨가쁘게 이어집니다. 여기에는 그리 어렵지 않게 술술 읽혀졌구요. 이후로도 그렇게 낯설지 않은 내용들이 많아서 고대시대처럼 읽는데 오래 걸리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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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팔사략>은 중국 선사시대부터 송나라에 이기까지의 중국 역사를 기록한 역사서 입니다. 중국 역사에 대해서는 많이 들었기는 하지만 연대순으로 일관되게는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저역시 책을 읽으면서 에피소드별로는 기억이 나긴 하던데 이게 그 시절의 사건이었는지는 잘 몰랐던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중국의 역사서는 대부분 나라별로 저술된 책자인데 이 책의 경우에는 그 여러개, 18개의 사서를 엮어쓴 책이기에 중국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경우에는 기존의 원문을 직역하는 수준의 책과는 달리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편역자가 그 내용을 적절히 가감하여 엮었기에 더욱 읽기에 좋은 것 같구요. 우리의 역사도 이러한 책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느껴졌구요... 중국 사대사상에 찌든 그런 사서(史書)들이 정사(正史)라 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우리의 역사교과서엔 왜 고대사가 비워져 있는 걸까요.. 주류 역사학자들은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집니다.. 도서후기 쓰다 옆길로 샛네요. 여튼 십팔사략, 지금까지 많은 번역서들이 출간되었겠지만 이 책만큼 중국 역사를 간략히, 알기 쉽게 살펴보는기 좋은 책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워낙에 긴 세월의 역사를 언급하려니 불가피하게 방대한 분량이 될 수 밖에 없겠지만 한번에 다 읽겠다기 보단 시간날 때마다 여유롭고 느긋하게 읽기에 참 좋은거 같네요. 중국사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알고 싶은 분들에게는 참 괜찮은 책이리라 생각되기에 추천하고 싶습니다.~
십팔사략 - 작가
- 증선지
- 출판
- 현대지성
- 발매
- 201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