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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의 비밀 - 초등4~중3 학부모와 교사를 위한 '요즘 사춘기' 설명서
김현수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도서후기] "중2병의 비밀"
- 사랑스럽던 내 아이는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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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김현수
펴낸곳 : (주)알피코프
발행일 : 2015년 3월 15일 초판2쇄
도서가 :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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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사춘기를 겪습니다. 동서고금에 이와 관련된 얘기 참 많은데요. 많이들 회자되는 이야기 중 기억나는게 기원전 작성되었다는 오래된 점토판에 쓰여졌다는 글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란 글로 기억되는데 그만큼 청소년기의 문제, 세대차이의 문제는 참 오래된 문제이라는걸 알 수 있지요.
이번에 읽어 본 책은 <중2병의 비밀>이란 책인데요. 제목에 "중2병"이란 말이 쓰여졌지만 요즈음 아이들은 신체발육상태가 에전에 비해 빠른 편이라 조숙해서 그런지 초등 5~6학년만 되어도 사춘기가 오는 것 같습니다. 특히 여자아이들은 더 빠른 것 같구요. 저 역시 4명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지만 지금 막내 아들녀석이 이제야 사춘기에 들어선 것 같아요. 이녀석, 친구들 만나서 놀러 다니기를 좋아하지, 부모와 함께 나들이가는거 별로 안 좋아하는 걸 보니 그런 생각이 듭니다. 생각해보니 세째딸은 4~5학년때부터 사춘기였던거 같네요.. 여자가 좀 빠르긴 하다죠.
저자는 의사로서의 첫 발령지가 '소년교도소'라는 특이한 이력을 지닌 분입니다. 책에 나오는 소개를 보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이후에 청소년 문제와 관련된 분야를 오랫동안 해오신 것 같군요. 2002년부터 지금까지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 <성장학교 별>을 설립하고 교장을 맡아오고 계시다 하고, 최근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안산 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장으로 아픔을 함께 하였다고 하니까요. 여러모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듯 한데 대단하단 생각과 함께 청소년 심리에 관해서는 전문가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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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초대의 글>, <프롤로그>, 그리고 <첫째날>부터 <일곱째날>, 마지막으로 <에필로그>로 짜여져 있습니다. 처음엔 왜 본문을 7일로 구성했는지가 궁금해지면서 기독교사상의 영향인가 싶었는데 그런건 아니더군요. 7주간에 걸쳐 진행한 강연과 상담내용들을 첫째주에 모임에 나가 한 강연과 상담내용들을 첫째날에 풀어 썼고, 둘째주는 둘째날에,, 마지막 강연이 끝나는 일곱째주는 일곱째날, 이렇게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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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저자가 많은 학부모들을 모아 놓고 강연을 하는 형식으로 쓰여져 있는데요. 저자는 많은 부모들에게서 보여지는 "지나친 체면의식"과 "정서적인 차가움", "엄격한 도덕성"이 문제라고 합니다. 저자는 이것을 <헛똑똑이 부모 증후군>이란 개념이라고 정의했는데, 여기엔 핵심적인 세가지 증상이 바로 앞에 말한 세가지라 합니다. 이러한 부모들은 보통 본인들은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 자녀들은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네요. 이러한 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아이들을 따뜻하게 대해주고 정서적인 소통에 신경쓰며 서로에 대해 공감을 높여가면 된다고 하는데, 참 어려운 일을 참 쉽게 얘기합니다. 여튼 이러한 것을 모르는 부모 없을테지만 실천하기가 그리 손쉬운 일은 아니죠.. 그래서 많은 가정들에 문제가 생기는 것일테구요. 저 또한 이 범주를 벗어나지는 못하는거 같습니다...
책에는 <부모가 명심해야 할 자기 점검 Tip>이라 해서 아이들을 대할때 신경쓰고 주의해야 할 점들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읽어보면 다 아는 내용이지만 많은 부모들이 정작 실생활에서는 거의 신경쓰지 못하는 내용들이죠. 종종 책을 읽어서 마음을 다잡아야 할 필요가 느껴집니다. 뭐. 아이들이 커서 사춘기를 지나면 필요없을 내용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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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인 첫째부터 일곱째 날들 각각의 첫장을 보면 아이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원하는지를 (사실 모른다기 모다는 외면하는게 정확한거 같긴 하지만) 좀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생생한 표정들이 살아 있는 삽화도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웅변적으로 잘 보여 주고 있구요. 그러고 보니 아이들에게서 이런 표정 꽤 봤었던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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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중에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주는 가장 큰 결핍 세가지에 대한 얘기인데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 내용이 제가 중학생 시절 때와 그다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 보입니다...
- 우리 아이들은 부모 혹은 어른과 삶의 중요한 가치에 대한 대화 없이 공부에 대한 압박으로 중학생 시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 우리 아이들은 급격한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한 의미 있는 대화를 할 사람이 아예 없는 상태로 중학생 시기를 겪어내야 합니다.
- 우리 아이들은 이 시기에 생겨나는 상처들을 풀어낼 수 있는 가족, 학교 내에서의 돌봄 없이 그 상처를 견뎌내야 합니다.
제 생각엔 아마 몇백년이 지나도 이 문제는 거의 변함이 없을거 같습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또 하나, 유용해 보이는 내용이 있는데 바로 <아이들과 잘 지내기 위한 '힘그괜' 대화법>이 그것입니다. 이건 아이들에게 쓰는 대화체를 이것으로 바꾸면 아이들이 부모와의 대화에 더 마음을 엵고 다가서게 되더라는 건데요. 그 대화법의 내용과 효과는 이렇다고 합니다.
- "힘들지, 힘들지 않니? 힘들었지?" : 부모님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애쓴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줌
- "그렇구나, 그랬구나, 그럴 수도 있겠네" : 부모님에게서 자신들이 이해받았다는 느낌을 받게 됨
- "괜찮아, 괜찮다, 이젠 괜찮다" : 아이들을 안심시켜주고 포용, 격려하여 자신에 대해 신뢰감을 가질 수 있게 됨
이처럼 책은 사춘기의 자녀들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는 부모들에게는 여러모로 도움이 될만한 내용으로 채워진 책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불편할 내용일 것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무릎을 치게 할 내용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 날에 부모들의 그동안 들어온 강연 내용에 대한 소감 발표부분이 있는데요. 강의 내내 불편했었다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고, 좋은 부모가 아니라고 비난을 하는 것 같았다는 분들도 있었다 합니다. 음.. 자녀문제란게 쉽다면 쉬울 수도 있지만 어렵게 보면 한없이 어려운 문제이죠. 저자는 자녀들에게 자신의 시각을 강요하지 않고 일단 지켜보는게 필요하다고 합니다. 자녀들도 생각이 있기 때문에 심각하게 될 정도가 되기 전에 어지간하면 고치려 한다는 거죠. 여튼 사춘기의 학부모들에게는 이러한 내용의 서적을 꼭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