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맨땅에 펀드 - 땅, 농부, 이야기에 투자하는 발칙한 펀드
권산 지음 / 반비 / 2013년 5월
평점 :
[서평] 맨땅에 펀드
- 땅, 농부, 이야기에 투자하는 발칙한 펀드 -

지은이 : 권산
펴낸곳 : 반비
발행일 : 2013년 5월 30일 1판 1쇄 발행
도서가 : 17,000원

본 도서는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라는 지리산 서편에 위치한 산골짜기에 위치한 마을에서 벌어진,
2012년 3월부터 12월까지 지리산닷컴이라는 사이트에서 진행한 "맨땅에 펀드" 프로젝트의 주간보고서를 단행본 형태로 수정보완한 책이라 한다.
저자가 언급한 것과 같이, 어찌보면 저자의 과거 행적과도 관련이 있는 듯 한, 자본으로부터 독립하고 싶지만 자본은 없는,
그래서 '펀드'라는 형식을 빌려 유기농 농작물의 사전 판매를 시도한 '농사짓는 바보들'과 '농사도 모르는 바보'의 좌충우돌 드라마에 대한 기록물이 아닌가 싶다.

책소개에는 이렇게 표현되어 있다.
대한민국 농촌을 팔아먹은 직거래 금융 사고의 전말을 밝힌다!
땅, 농부, 이야기에 투자하는 발칙한 펀드 '맨땅에 펀드'. 이 책은 2012년 지리산닷컴에서 진행한 '맨땅에 펀드'프로젝트의 기록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맨땅에 펀드'란 '땅과 사람 이야기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2012년 3월 지리산닷컴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계좌당 30만원을 받고 100명의 투자자를 모집하였고, 고위험 펀드는 출시 즉시 완판 되었다.
'맨땅에 펀드'라는 기이하고 위험한 펀드가 1년간 겪은 희로애락, 가령 인선 파동과 마을 엄니들 간의 계파 경쟁,
그리고 아찔한 교통사고까지 수많은 이야기들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더불어 책에는 그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들이 어떻게 함께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비책도 담겨있다

저자는 한동안 나라에서 좋아하지 않는 일에 관여했다 한다. 아마도 일명 "스포츠"권 인사였던 듯 하다.
구사하는 언어나 문장의 느낌에서 그쪽 계통과 상당히 유사한 느낌의 문장들이 종종 나오기 때문이다.
영등포로 일제 주소 이관이라... 오랫만에 보는 글귀다..
63년생에 미대생이라 하니 아마도 80년대 민주화시대에 상당한 활동을 하시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이 분, 어떻게 귀농이라는 분야에 흘러 들었는지가 궁금했다.
책에는 명시적 표현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여기저기 쓰여 있는 내용을 조합해 보면
민주화운동에 관련된 활동을 하다가 어느 시점부터는 서울 연신내에서 생계를 위해 프리랜서 디자이너 계통의 일을 하였다 한다.
그러다 2006년 전남 구례에 살림집을 장만하고 이사한 후 지리산닷컴을 오픈하였다 한다.
그러니까 귀농도, 귀촌도 아닌 시골에서 재택근무할 수 있는 자영업을 했던 것이다.

그러다 문득 동네에 놀고 있는 땅과 펀드가 유행하는 것을 보고 이를 결합한 "맨땅의 펀드"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게 언론을 타면서 '귀촌귀농' 트랜드에 편승, 몰려오는 투자희망자를 거절해야 하는 상황까지 될 정도로 소위 "대박"이 났다 한다..
인당 30만원에 100명을 모집을 계획하고 3월 21일부터 모집에 들어갔는데 첫날에 30여명, 5일만에 70여명을, 6일째 한국일보 기사이후엔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몰려들어서 골라서 채웠다 한다... 헐... 물건의 문제점만 부각해서 광고를 했는데 그 물건을 사겠다고 몰려든 꼴이니...
그래도 총 다섯번(모두 유기농산물들)의 배당을 했기에 투자금을 완전히 날린 건 아니다.
2013년도에도 300여명을 모집하여 현재 진행중이라 한다...



저자는 스스로가 땀 흘려가며 일하는것, 몸 쓰는것 정말 싫어한다면서 스스로 입농사의 대가라 칭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그러한 일들을 자꾸 벌이는 스타일이라 한다... 농사가 싫다는건지 좋다는건지 잘 모르겠다...
하긴 금융사 펀드를 기획,설계하는 사람들도 자신이 직접 자산운용하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
"맨땅의 펀드"기획자이면서 책임자인 저자도 직접 농사 짓지 않을 수 있긴 하겠다.(그렇다고 전혀 안하는 것도 아니다)
여하튼 나 안할래, 자꾸 일하면 안되는데, 나한테 일시키지 말고 매니저들 시키라니깐. 이런 류의 말, 책에 정말 많이 나온다..
책은 2012년 2월부터 12월까지 "맨땅의 펀드"를 기획, 투자자모집, 파종, 김매기, 수확, 다른 농부들의 농산물 수매,
배당(농산물 택배 배송), 결산 보고를 시기별로 수기형식을 빌려 기술하고 있다.
그때 그때 직접 촬영한 사진들도 곁들여서 지역 방언을 섞어 가며 현장감있게 당시 상황을 묘사하였기에 더욱 재미있게 느껴진다.

일단 펀드의 형식을 빌려서 그런지 맨땅의 펀드를 도와주는 동네 아주머니들을 펀드매니저라 칭하고 있다.
직접 농사를 하는 부분에 대해 일손 부족으로 일당을 주고 부리는 것인데 펀드매니저라... 표현이 재미있다. 책 말미, 부록으로 첨부된 투자설명서도 눈에 확 띈다.
투자결정시 유의사항 안내, 모집내용, 개요, 운용인력과 운용계획 등 일반 금융기관 펀드에서 내놓는 투자설명서의 형식을 그대로 차용하여 작성되어 있다.
물론 내용은 일반펀드의 투자설명서와는 전혀 다른, 확 깨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책을 다보고 나니 그들의 맨땅의 헤딩하는 식의 농산물 조달방법(펀드운용내역)보다는 그 인물들의 행적들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았다.
워낙 개성적인 인물들인데다가 호칭도 무얼까?, 일탈과 같이 특이하고 묘사도 재미있어 그렇게 느껴진게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는 과거와 달리 현재에는 이와 같이 상식을 벗어난, 허를 찌르는 색다른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듯 하다.
촌스러운 듯 한 복고풍이나 안드로메다에서나 사용될 것 같은 희한한 디자인과 같은 것들 말이다.
책에는 구매자들이 구매를 결정하는 요소에는 구매자들의 필요와 물품가격 두가지라 한다.
그러나 이 두가지외에 재미와 만족, 즉 욕구충족이라는게 더 있다고 생각된다.
어찌보면 필요와 가격조건이 맞아서 구매를 하게 되면 욕구충족이 되는게 아닌가 하기도 하다...
본 도서는 재미있다.
표지는 촌스러운 복고풍의 펀도투자설명서의 표지를 그대로 가져다 썼고,
내용은 농촌의 현실을 비틀어서 보여주는 코메디 영화와 유사하다.
세상사람들의 "쏠림현상"도 볼 수 있고, 관공서의 물타기 사업추진 행태도 보인다.
5평짜리 주말농장 운용자로서 농사의 고됨도 체험중이라 공감가는 부분도 많았다.
그러나 거기까지가 이 책의 끝인 것 같다.
펀드에 대한 궁금증 해소나 귀농.귀촌에 대한 정보 습득, 뭐 이런 것들과는 거리가 멀다란 얘기다..
색다른 소재, 이질적인 표현방식, 현실 그대로인 대화들, 이런 것들이 이 책의 재미요소라 생각된다.
아뭏튼 정말 재밌다.
style="WIDTH: 548px; DISPLAY: block; HEIGHT: 212px" id=__se_object_db137268818248420150 class=__se_object noResize src="http://static.se2.naver.com/static/db_attach/iframe_template_for_se1_obj.html" frameBorder=0 scrolling=no s_type="db" s_subtype="book" jsonvalue="%7B%22code%22%3A%227224395%22%2C%22genreCode%22%3A%22180%22%2C%22genreText%22%3A%22%EC%82%AC%ED%9A%8C%22%2C%22id%22%3A%22898371607X%22%2C%22mode%22%3A%22book%22%2C%22rating%22%3A7%2C%22thumb%22%3A%22http%3A%2F%2Fbookthumb.phinf.naver.net%2Fcover%2F072%2F243%2F07224395.jpg%3Ftype%3Dw150%26udate%3D20130615%22%2C%22title%22%3A%22%EB%A7%A8%EB%95%85%EC%97%90%20%ED%8E%80%EB%93%9C%22%2C%22type%22%3A5%7D" s_isempt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