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POP 세계를 춤추게 하다
김정호.박시온 지음 / FKI미디어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서평] K-POP, 세계를 춤추게 하다


지은이 : 김정호, 박시온
발행처 : (주)FKI미디어
발행일 : 2013년 2월 21일 초판발행
도서가 : 12,000원
최근 싸이가 부른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수 11억회이 넘어서 기네스북에 등재되고, 싸이의 말춤이 전세계 곳곳에서 플래시몹이 진행되는 등 전세계가 신드롬에 빠졌었다. 이에 대해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분석을 하였는데 대부분 최근 K-POP 트랜드인 중독성 있는 후크송인 점, 재미있게(웃기게) 만들어진 뮤직비디오를 유튜브를 통해 단기간내 전파될 수 있도록 SNS를 잘 활용한 점을 들고 있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것만으로 그렇게 단기간에 전세계적으로 붐이 일어날 정도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것만으로 동양인에게는 그렇게나 힘들다는 빌보드차트에 No.2까지 오를 정도인가 하는.. 한때 "마카레나"를 불러 세계적으로 히트쳤던 스페인가수와 같이 잠깐 반짝 떴다 사라지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 이 책, "K-POP, 세계를 춤추게 하다"에서는 그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 매우 궁금하였다.


일단 책을 쓴 저자가 어떤 경력을 가진 사람인가가 궁금했다.책의 저자 소개를 보니 공저가중 한분인 김정호님은 자칭 한국 최고령 래퍼라고 한다. 경제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까지 취득하셨던데 그와는 별개로 취미로 잠깐 음악활동을 한 듯 해 보였다. 현재는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로 있다고 한다. 그리고 또다른 공저자인 박시온님은 여성분인데 역시 경영학을 전공하여 TV방송작가를 직업으로 가지고 있다 한다. 책 제목을 봤을땐 가요계에서 일하시는 분이 저술한게 아닐까 했는데.. 좀 헷갈린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들이 음악에 대한 전문가라기 보다는 업계의 방향성이나 트랜드 같은 것에 대한 분석/평론을 많이 하시는 분들인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목차 ; 프롤로그, 1~3장, 에필로그)
책의 순서는 크게 프롤로그, 1~3장,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
K팝에 녹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경제원리
제1장 K팝 스타의 탄생
열세 살 보아, 아시아의 별이 되다
아시아를 넘어 월드스타를 꿈꾸다
꽃미남에서 실력파 짐승돌까지, 남성 아이돌의 글로벌 도전
전혀 다른 K팝의 등장, 싸이
커버팀에서 표절까지, K팝 현상
제2장K팝 성공의 비밀
자꾸만 보고 듣게 되는 K팝의 매력
K팝은 유튜브를 타고, SNS의 힘
철저한 분업 시스템과 프로듀싱으로 글로벌 콘텐츠를 만들다
수요와 분배의 관점에서 본 K팝의 성공
경쟁이 낳은 K팝의 성공
제3장 K팝 스타, 어떻게 만들어졌나
스타 탄생의 산실, 기획사를 말한다
오디션, 숨어 있는 진주를 찾는 대국민 프로젝트
끼를 깨우는 아이돌 육성기
에필로그
K팝의 성공을 이어가기 위한 6가지 과제
제1장은 2002년 보아에서 부터 시작된 아이돌스타의 세계시장으로의 진출과 파생된 현상들을 서술하고 있다. 보아의 뒤를 이어 비와 원더걸스의 미국시장의 도전, 소녀시대,카라로 대변되는 걸그룹의 진출, 새로운 스타일의 투애니원,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투피엠, 빅뱅과 같은 남성아이돌들의 데뷔와 세계로의 진출들을 말이다. 원더걸스와 같이 고전을 벗어나지 못한 아이돌도 있었고 현지화전략을 통해 아시아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아이돌들도 있었다. 그런데 전혀 다른 K팝 스타인 싸이가 등장하여 새로운 기록들을 써 나가고 있다고 한다. 이는 최근 싸이의 눈부신 성공이 저술에 영향을 끼진게 아닌가 싶었다. 여기에서도 "마카레나"의 얘기가 나온다. 1996년 스페인의 오동통한 두명의 아저씨로 구성된 '로스 델 리오'라는 듀오가 불렀는데 이 노래 역시 후크송의 특성을 가진 묘한 매력을 가진 노래로 기억한다. 이 노래는 단순하고 따라하기 쉬우면서 중독성이 강한 안무를 통해 공전의 히트를 쳤었다. 기억은 없지만 책에서는 이 노래가 당시 빌보드차트 1위를 14주나 했었다고 하고, 그 당시 CF에 출연한 배용준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마카레나 춤을 추기도 했을 정도로 인기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 듀오 아저씨들, 이 노래 이후 히트곡을 내지 못했고 그냥 사라졌다고 한다. "강남스타일"도 이와 같은 반짝유행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 하는 세간의 얘기를 말하는 듯 했다.

(보아 - 아시아의 별이 되다)
제2장은 K팝 성공에 대한 원인 분석이 그 내용이다. 중독성있는 반복적인 멜로디 라인, 칼군무로 대변되는 절도 있고 화려한 퍼포먼스, 멤버들의 개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비주얼전략, 이러한 복합적인 시청각 콘덴츠의 SNS를 통한 전세계적 전파 등이 그것이다. 책에서는 음악이 듣기만 하는 것에서부터 기술의 진보를 통해 듣고 보고 느끼는 것으로의 변화를 가져왔고 K팝이 그런 변화에 가장 적합한 문화콘텐츠로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나름 수긍이 가는 대목이었다. 음악에는 Dance, Rock, Folk, Progressive, Jazz, Blues 등 여러가지 장르가 있는데 10대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음악은 대부분 흥겹고 몰입하게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책에서 K팝은 이중에서 댄스음악에 최적화가 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경제학/경영학 전공자인 저자들의 경력에 어울리게 수요와 분배의 관점에서 K팝 성공요인을 바라본 부분도 나온다. 마이클포터의 다이아몬드 모델을 적용하여 분석한 것인데 4가지 경쟁우위 요소들을 통해 성공요인을 도출한 것이다. 그것은 기획사의 체계적 제작시스템, 노래/안무/비주얼 3박자 완비, SNS의 적극 활용, IT에 친숙한 능동적 소비자라고 하는데 조금 억지스런 면이 느껴지면서도 어느 정도 설득력도 있기도 한 부분이라고 생각되었다.

(K팝의 성공 - 다이아몬드 모델)
제3장은 K팝스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스타시스템의 최정점인 K팝스타는 현 시점에는 연애기획사를 통해 대부분 만들어지고 있다 하고, 최근 공중파,케이블에서의 오디션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기획사를의 철저한 분업시스템과 프로듀싱을 통해 만들어진다 하는데 미국의 스타시스템과 상당부분 유사해 보였다.


[참조서적] 영화의 이해 ; 이론과 실제
70년대 가수와 밤업소, 방송국들 사이에서 중간상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는데 이들은 공연기회를 만들어 내 상업적 매니지먼트를 시작했었다고 한다. 이후 80년대에는 음반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산업적 매니지먼트가 등장하였다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동아기획을 들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당시 지구레코드, 예당음향, 서울레코드와 함께 동아기획의 음반을 다수 소유하고 있기에 좀 반가운 내용이었다. 책에서는 한국 매니지먼트 역사가 획기적으로 바뀐 시기가 "소방차"가 등장하면서라고 보고 있다. 87년 소방차를 론칭한 DSP엔터테인먼트는 노래뿐만 아니라 춤과 스타일이라는 포인트를 개발해서 대성공을 일궈냈었다 한다. 하긴 그 당시 소방차 이후로 김완선, 강수지와 같이 춤과 스타일을 중시한 가수들이 우후죽순으로 출현했고, 그 이후 HOT,젝스키스,SES,핑클과 같은 아이돌그룹이 나왔었다.

(소방차 - 데뷔한지 벌써 26년이 지났네..)
요즘 유행하는 오디션프로그램. 책에서는 Mnet의 "슈퍼스타K"가 폭발적 인기의 시발점이라고 보고 있다. 그보다 전에 "악동클럽"이나 "베틀신화"와 같은 유사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케이블방송에서 제작방영된 "슈퍼스타K"에서부터 비로소 인기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위대한 탄생"과 "K팝 스타"과 같은 성공적인 오디션프로그램들이 이어져 왔다. 각 프로그램들은 각자 독특한 차별화된 포멧들이 있었는데 "슈퍼스타K"는 일반인들이 미션수행과 가창력 대결을 통하여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비록 모방이지만, 포멧을 통해 공정한 기회를 제시했고, "위대한 탄생"은 멘토시스템을 제시하였으며, "K팝 스타"는 현재 한국의 대표적 3대 기획사인 SM, YG, JYP의 캐스팅과 트레이닝 비법 전수, 기획사의 대표인물인 보아, 양현석, 박진영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

JYP 박진영 대표
책에서는 GP엔터네인먼트에서 인큐베이팅중인 그룹 '플래닛'에 대한 인터뷰와 그들의 일상들을 소개하는 내용이 나온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살인적인 스케쥴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요즘 기획사에서는 연습생(연애인지망생)들이 학업성적을 일정 수준이상 유지시키지 못하면 그만두게 하는 것이 대세라고 한다. 학업에 충실한 사람이 연습도 충실히 한다고 믿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좋은 방향인 듯 하지만 그들의 실상을 보면 안스럽기는 매한가지다. 연습생들의 평균나이는 14~15세인데 많은 이들이 초등생때부터 오디션을 치르고 연애인이 될 준비를 한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주중에는 학업을 받고 하교후 소속사에 가 트레이닝을 받고 모자라는 부분은 주말에 채운다고 하는데 수험생보다 더한 삶을 적게는 5년 많게는 10년이상을 그렇게 보낸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군대에서나 체험할 것 같은 '일상'이 없는 그런 생활을 한다니.. 참... 그래도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거니 어느정도는 버티지만 버티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고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그룹' 플래닛'의 주말 일정표)
요즘 연습생들은 시사교양과 외국어공부도 병행한다고 하네요..
K팝의 미래. 아무도 모른다. 그게 정답일 것이다. 그러나 K팝은 분명 여러가지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구글의 SNS서비스인 구글플러스에는 Pop, Rock, R&B, Jazz와 같이 음악의 한 장르로서 K Pop이 허브페이지로 열려 있다. 영국의 브릿팝이나 일본의 J팝도 없는데 말이다. 그 정도로 K팝의 경쟁력은 세계적으로도 알아주고 있고 당연 K팝의 미래, 희망적일 것이다. 책에서는 한국의 산업들은 늘 역경을 뚫고 도약해 왔었기에 K팝 역시 그렇게 될 거라 한다. 다만 지속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6가지 과제가 있다고 한다. 1) 기업가정신, 2) 늘 새롭고 매력적인 콘텐트, 3)모험과 인내, 4) 소비자 존중과 사랑, 5) 신용수준 향상, 6) 글로벌시티즌의 자세
책 에필로그에는 미래는 신의 영역이라 하고 삼성전자의 CEO였던 윤종융회장이 말한 '예측은 항상 틀렸다'란 말을 인용하고 있다. K팝의 미래는 피터드러커가 말한 것과 같이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라는 것처럼 K팝에 종사하는 여러 사람들에 의해서 미래가 만들어지고 진행되어질 것이다. 그것이 희망적일지, 절망적일지도.
이 책은 대중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기에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클래식만이 정통음악이라는 분들에게는 그다지 권할 만한 도서는 아니겠지만,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현주소나 트랜드에 대해 궁금한 독자분들에게는 적합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꽤 좋은 내용의 책자라고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