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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초상
찰스 디킨스 지음, 김희정 옮김 / B612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이탈리아의 초상
지은이 찰스 디킨스
옮긴이 김희정
펴낸곳 B612
발행일 2013년 3월 20일 (초판 1쇄)
도서가 12,000원
처음 이 도서의 소개글을 보았을 때 여행기라는 점에 관심이 끌렸었다. 더구나 영국의 저명한 소설가인 찰스 디킨스가 저술한 여행기라기에 더욱 그러했다. "크리스마스캐롤", "위대한 유산", "올리버트위스트"와 같이 서민의 시선에서 바라본 풍자소설의 대가는 과연 이탈리아를 어떻게 보았고 표현하였는지 매우 보고 싶었다...
책은 제목 그대로 이탈리아의 초상을 그대로 표현하였다. 읽으면서 서술된 내용이 쉽게 상상되어질 정도로 사실적이고 시각적이면서 세부적으로 저자가 방문한 지역에 대해 묘사되어져 있다. 다만, 단조로운 서술체 형식이 책이 끝날 때까지 계속되는지라 지속적으로 읽기에는 눈이 좀 피곤하였다. 더구나 삽화나 스케치와 같은 것이 전혀 없기에 장시간 읽는 것이 좀 힘들었다. 다 읽고 나니 눈이 침침해진 느낌이 심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요즘 여행기를 보면 여행지에 대한 사진이나 삽화를 글내용과 연관지어 적절히 편집하여 구성되어 있는데..(이 책은 처음에 이탈리아에 대한 소개 사진 8장 나오고 마지막까지 아무것도 없다..) 하긴 그 시절에는 사진이란 기술 자체가 없었을 것이고 저자 또한 데생을 할 정도의 실력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이해는 된다.
디킨스는 1844년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로 1년여간 여행을 떠났다 한다. 이 책은 그 여행에 대한 기록인 셈이다. 이 여행기의 특징은 현대에 쓰여진 여행기와는 좀 다른 형식이라는 점이다. 아마도 그 당시 문학(특히 소설)의 특징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소설/수필과 같이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져 나가는 서술형식을 취하고 있다. 물론 장소의 이동에 따라 구분은 있지만 요즈음 볼 수 있는 여행기와 같이 장별 완전 분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장과는 상관없이 스토리가 계속 이어져 간다는 것이다.
그 내용은 책의 차례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차례(목차)는 다음과 같다.
역자서문 ; 숨어 있는 보물과 같은 책을 만나다.
독자의 여권
프랑스를 지나서
리옹, 론강 그리고 아비뇽의 도깨비
아비뇽을 떠나 제노바로
제노바와 그 주변
파르마, 모데나, 볼로냐를 향해
볼로냐와 페라라를 지나서
이탈리아의 꿈
베로나, 만토바, 밀라노를 지나 생플롱 고개를 넘어 스위스로
피사와 시에나를 거쳐 로마로
로마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들
역시 구분은 장소의 이동에 따라 되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저자가 여행한 지역을 이탈리아 지도를 보고 따라가 보았더니 꽤 긴 여정이었다.. 이 분 참 오랫동안 여기저기 많이도 돌아 다녔구먼하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매우 꽤 많이 부러웠었다..
[이탈리아지도]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소설에서 느껴졌던 것이 여기에서도 느껴진다. 나만의 느낌이겠지만 어딘가 시니컬하면서도 서민들에 대한 애정. 뭐 그러한 것들 말이다. 그리고 참 사실적인 묘사 좋아하는구나도 역시 그렇다. 로마 여행중 한 젊은 남자가 참수형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내용을 묘사하는데 9페이지에 걸쳐 표현하고 있다. 왜 참수형을 당하게 되었는지, 이탈리아의 사형집행의 관행은 어떠한지, 사형장 주변의 모습은 어떤지를 먼저 얘기한 후 사형을 집행하는 모습을 묘사하는데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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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집행의 묘사]
어떻게 봄 기자가 쓴 다큐멘터리형식 같기도 한데 아마도 그 이유가 작가의 느낌이나 소감같은게 극도로 절제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 때문에 더 사실적인 느낌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또 하나, 책을 읽으면서 지역풍경을 묘사한 부분에 대해 인터넷에서 찾아봐서 지금의 모습과 비교해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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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는 좀 다른 170여년전의 이탈리아의 모습을 글로써 체험하게 되는, 그러한 색다른 느낌을 맛보고 싶으면 이 책은 아주 좋을 듯 하다. 그것도 디킨스라는 대문호의 시각으로 바라 본 1800년대 이탈리아의 초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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