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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 따라 걷는 서울기행
최철호 지음 / 아임스토리 / 2022년 8월
평점 :
서평 / 한양도성 따라 걷는 서울기행
- 서울의 잃어버린 이름들을 찾아서 -
최철호 著 / 아임스토리 刊 / 231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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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최철호
펴낸곳 : 아임스토리(주)
발행일 : 2022년 8월 31일
도서가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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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년 역사의 조선은 개국 이후 개경(개성)에서 한양으로 도읍지를 천도한 이래 지금까지 한반도의 수도로 계속 이어져 왔습니다. 이성계(태조)의 한양천도 결정으로 종묘와 사직단, 경복궁과 한양도성이 축조되면서 수도의 외양을 갖추기 시작한 한양은 조선 2대 왕인 정종은에 의해 잠시 개경 환도로 잠시 중단되지만 3대 태종에 의해 한양 재천도가 이루어지면서 도읍지 건설이 완성됩니다. 이번 이야기는 이러한 조선의 천도로 수도로 거듭난 서울(한양)과 관련된 <한양도성 따라 걷는 서울기행>이란 도서의 후기입니다. 도서카페 리뷰어스 서평단 모집에 응모후 선정되어 입수하게 된 이 책은 책 제목만 보면 단순히 한양도성길을 소개하는 책 같아 보이지만 그렇진 않습니다. 천도 이후 한반도의 수도로 자리매김한 서울, 그중에서도 한강 이북의 한양도성 안팎 지역을 포함한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한양 도성 안팎의 지역과 한양도성과 관련된 건축물과 문화재, 유적 이야기 등 여러가지 소재들을 보여주고 설명하는 인문서적에 가깝다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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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나오는 저자 소개에 따름 저자는 성곽길 전문가로 보여집니다.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소장에 한양도성에 얽힌 인문학 강연자이면서 한양도성 성곽길 시간여행을 집필하였다고 하니까요. 이외에도 UN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사무차장을 역임중이고 한양도성 역사기행 가이드로도 활동중에 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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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머리말, 본문 6장, 맺음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머리말. 600여 년의 역사를 품은 한양도성>은 한양도성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의미 등을 저자의 생각과 함께 보여주고 있어요. 본문은 모두 6개의 장으로 <1. 도성을 품은 내사산 여행>, <2. 사소문 따라 서울 동네 한 바퀴>, <3. 청계천에서 한강까지 물길 여행>, <4. 조선 왕조 역사 따라 추모의 길>, <5. 위인의 흔적 찾아 도심 속으로>, <6. 목멱산 따라 용산 여행>이 그것입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 중 한강 이남 지역은 나오질 않는데 당연한게죠. 조선의 수도 한양에 한강 이남은 없었으니까요. 아무튼 개인적으로 보면 서울의 서부와 중앙 지역은 대부분 가본 곳인데 비해 동부 지역은 가보지 못했거나 심지어 잘 모르는 곳도 있더랍니다. 이 책을 통해 가까운 곳에 있는 새로운 탐방지 정보들을 알게 되어 무척이나 기쁜 마음 들었지요.^^ 마지막으로 기재된 <맺음말. 한강 아리랑>은 특이하게도 어떠한 문장이나 해설, 설명이 전혀 없이 민요조의 사설만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음.. 이걸 무슨 의미라 해석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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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앞에는 두 페이지에 걸쳐 한양을 그린 '도성도'와 '경조오부도'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1페이지에 하나의 지도가 수록되어 있긴 하지만 너무 작은 글자들인지라 명칭은 알아 볼 수가 없었어요. '청계천은 오늘도 말없이 흐른다'에 수록된 '수선전도'도 그랬는데 좀 아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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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다음에 나오는 내용은 일러두기였습니다. 다른 것은 그냥저냥 했는데 지명에 대한 내용 중 북한산과 삼각산, 북악산과 백악산이 자꾸 헷갈려서 해당 내용 읽다가 다시 일러두기를 찾아 펼치게 했었죠. 무엇보다 눈으로는 제대로 읽고 있는데 머릿 속에서는 자꾸 엇갈리고 꼬이는게 참 힘들더만요. 이젠 그럴 나이에 접어들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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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에는 "싸가지"에 대한 저자의 해석이 나옵니다. 이게 참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럴 듯 해 보였지요. 책에 따름 서울 사대문 명칭에 들어 있는 '인의예지'(흥인지문(동)의 仁, 돈의문(서)의 義, 숭례문(남)의 禮, 소지문(북)의 智)가 '4가지'라 합니다. "싸가지가 없다"는 "버릇이 없다", "기본이 안되어 있다"란 의미로 쓰인다는 걸 생각해 봄 그럴 듯 하지요. 그런데 이게 참말일까요? 사실 확인차 어학사전을 찾아보니 '싸가지'는 '사람에 대한 예의나 배려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 하면서 '싹수'의 방언이라고 나오더랍니다. "싹수가 노랗다"란 말을 생각함 이 말이 맞는거 같네요. 여하튼, 이 내용 때문에 싸가지에 대해 한시간이나 소비하면서 정보들 찾아보게 되었다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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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6장을 보면 1장에서 3장까지는 서울의 대표적인 것을 주제로 삼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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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별로 보면 내사산과 사소문, 청계천이 주제인데 잘 몰랐던 내용과 이야기들이 나올 때면 흥미롭고 재미나게 집중해서 읽게 되더군요. 이야기들 중 듣도 보고 못한 처음 알게 된 만초천(蔓草川) 얘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악재에서 발원하여 독립문을 지나 돈의문 사거리와 서울역 뒤 청파, 원효로를 지나 용산 일대로 흘러 삼각지에서 모여서 한강에 합류한다는 만초천은 지금은 복개되어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는데요. 만초천과 한강이 만나는 곳을 용산강이라 불렀고 근처에 77m 높이의 용머리를 닮은 용산(龍山)이 있었답니다. 지금의 용산구 명칭이 여기에서 유래되었다네요. 그리고 7.7㎞ 남짓 흘러가는 이 만초천에는 다리도 많았답니다. 경교장(京橋莊) 명칭의 유래가 되는 경교와 약현성당으로 가는 염천교도 만초천에 있었던 다리였다는군요. 책에 경교장 사진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그걸 보니까 예전 찾아가봤을 때 병원 건물들에 둘러싸여 있던 경교장 모습이 마치 병원 부속건물로 보여졌던 안타까웠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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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과 5장은 역사와 위인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고 6장은 목멱산(남산) 주변을 주제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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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산 따라 용산 여행이 유독이 시선을 붙잡았는데요. 아무래도 대부분 스쳐 지나치기만 했지 탐방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이 책 덕분에 개인적으로 서울 가볼만한 곳 여러군데가 발생했네요.^^ 목멱산에서 한강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용산에는 유독 부군당이 많이 있답니다. 마을의 수호신으로 주민의 안녕과 동네의 번영을 기원하는 곳이라는 부군당은 이태원과 한남동, 서빙고동, 동빙고, 용문동, 산천동에 있다는데요. 저자는 물의 신인 용신(龍神)을 한강진에서 용산강까지의 부군당에 모신거라고 여기는 듯 합니다. 그리고 말로만 많이 듣던 해방촌, 동일한 지명이 전국 곳곳에 있지만 책에서 말하는 해방촌은 용산 미군기지 내 둔지산과 목멱산(남산) 사이를 말합니다. 행정구역명으로는 후암동과 용산2가동에 속한다 하구요. 여기에 부산 초량의 이바구길에서 보았던 168계단과 모노레일과 유사한 후암동 108계단과 경사형 승강기가 있다네요. 꼭 찾아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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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책은 '한양도성 따라 걷는 서울기행'보다는 '한양도성 따라 걷는 서울 기행'에 방점을 찍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제겐 흥미와 재미는 물론 새로운 서울 명소 탐방과 열정까지 주는 책이었는데요. 하지만 개인별 호불호가 있을 수 있기에 다르게 느낄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방송,책,웹 등을 통한 간접 여행 체험을 말하는 랜선여행이 붐이었죠. 랜선여행을 선호하거나 한국문화와 새로운 여행지 정보에 목말라 하시는 분이라면 무척 재미나고 흥미롭게 이 책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