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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하늘은 하얗다 - 행복을 찾아 떠난 도쿄, 그곳에서의 라이프 스토리
오다윤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8월
평점 :
서평 / 도쿄의 하늘은 하얗다
- 그래, 내가 지금 사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야! -
오다윤 著 / 세나북스 刊 / 220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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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오다윤
펴낸곳 : 세나북스
발행일 : 2022년 8월 10일 1판1쇄
도서가 : 15,000원
이번 서평은 일본 도쿄(東京)에서 유학과 직장생활을 했었던 여성이 집필한 에세이 후기입니다. 책 제목은 <도쿄의 하늘은 하얗다>인데요. 이 책은 신간이 나올 때마다 조금씩 변화되고 발전되어 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 하게 되는 1인 출판사, '세나북스'에서 출간한 책입니다. 이번 역시 바로 전에 출간한 책(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2)과 비교해 봄 많이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었는데요. 음.. 뭐라고 해야 하나.. 암튼, 전 그냥 그런 변화되어 가는 모습이 마음에 들고 참 좋습니다.^^
저자는 안정을 추구하지만 결국은 무엇이든 하고 보는 자유로운 행동파라고 자평하는 여성으로 해외에서 청춘을 보내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일본으로 유학갔고 일본 도쿄에서 직장생활을 했었다는 분입니다. 지금은 국내에서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하며 여행을 일상으로 사는 꿈을 위해 여전히 고민하고 방황중이라고 하네요. 저자 소개 내용을 보니 연배가 궁금해졌는데요. 찬찬히 책을 읽다 보니 30대 초반의 여성이란걸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프롤로그에는 "서른이 넘어서" 란 구절이 나오니까요. 그 연배라면 여전히 고민과 방황중이란 말이 이해가 됩니다. 저자 역시 대학 졸업 후 우리나라에서 첫 직장을 구하는데 1년 반이란 시간이 걸렸다네요. 이처럼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헬조선'이란 말이 흔하게 쓰일 정도로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고 합니다. 지금은 100세 시대라 하니 30대면 아직 살아가야 할 날이 훨씬 많은 젊은 청춘들인데.. 대한민국 미래가 심히 우려스럽네요..
책은 프롤로그, 5장의 본문,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니 그 구성이 매우 독특하더군요. 글들을 보면 에세이가 맞긴 한데 여행가이드북 같은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수록된 사진의 품질도 사용된 용지의 수준을 생각함 매우 훌륭했답니다. 글자의 크기도 종전 책자보다 좀 더 커져서 보기에도 편안했구요. 한가지 아쉬운건 폰트를 키우다 보니 여백이 많이 줄어들어 손으로 책을 잡을 여유가 없을 정도로 여백이 거의 없었다는 겁니다. 아마도 정해진 용지 크기에 편집까지 끝마친 상태에서 글자만 키운게 아닌가 싶었어요.
본문은 테마별로 4개장을 구분했는데 City, Natural, Tasty, Vacance였고 마지막 장은 27세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저자가 이후 걸어온 여정과 소회, 앞으로의 기대와 다짐으로 마무리됩니다. 흐음.. 전 20대 후반에 뭐했었나 되돌아보니 직장 다니다 결혼하고 그 이후론 처자식 부양코자 그저 죽어라 일했던 기억 밖에 없네요.. 저자처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혁신적인 변화에 도전해 본 적이 없었던게 참.. 한번 뿐인 인생인데 아쉬운 마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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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사진으로 시작되고 사진으로 끝납니다. 일본말로는 사꾸라라고 하는 벚꽃 가득한 공원 사진이 첫 페이지였고 두번째 페이지는 한낮의 도쿄 타워의 모습 사진이었으며, 책의 마지막 페이지는 해가 진 후 어둑해 질 무렵의 도쿄 타워 사진이었습니다. 그렇게 책 앞뒤로 각 8페이지에 걸쳐 풀컬러 도쿄 스냅사진들이 펼쳐지는데요. 제 눈에는 그 사진들이 일본의 느낌이 들어있어 보여서 더욱 좋아 보였습니다. 일본은 우리와 같이 동아시아에 위치한 나라이지만 우리나라와는 결이 참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았어요.
본문은 테마별로 각 장이 구성되어 있는데 1장의 경우에는 도쿄의 주요 도심지역을 소개하는 있었고 2장은 도쿄에서 자연의 모습을 느껴볼 수 있는 명소들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3장은 도쿄의 맛집을 소개하는 장이었는데 구성이 다른 장과는 많이 좀 달랐어요. 4장은 도쿄에서 쉼의 시간을 보내기 좋은 장소들을 소개하는 장이었구요. 각 장마다 소개지역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저자의 경험담, 방문 소감이 이어지고 그 이후에 핫플레이스, 추천 맛집, 추천 명소 코너들이 나옵니다. 이 부분 때문에 여행가이드북 같은 느낌이 들었지요.
본문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20대 후반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여성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 내용들 몇개 요약해보려다 너무 많은 정보를 올리는 것 같기에 생략하오니 궁금하시면 서점 가셔서 책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각 장이 끝날 무렵에는 <도쿄 노트>라는 스페셜 코너가 등장합니다. 꽤 쏠쏠한 재미가 있었던 내용이었는데요. 여기에는 '기회의 땅, 일본', '일본어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어?', '일본 사람은 실제로 만나면 어떨까?', '일본에서 살아보기'가 나옵니다. 그중 <3장. Tasty Tokyo>의 마지막에 나오는 '도쿄 노트 - 일본 사람들은 실제로 만나면 어떨까?'의 내용이 아주 흥미로왔죠. 저자가 일본 도쿄에서 살면서 만난 일본 사람들은 한국에 매우 호의적이었다고 합니다. 일본사람들을 친구로 사귈 때 마음을 터놓고 친해지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이제 겨우 친해졌다 생각해도 연락을 자주 해주지 않았다네요. 하지만 한번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되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고 자주 만나지 못하더라도 잊지 않고 보고 싶다며 연락을 해주고 끝까지 챙겨주었다 합니다. 그런데 제 생각엔 이 부분은 전세계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친해질 때까지의 시간 차이는 있겠지만 일단 친해지고 나서는 만국 공통인 이야기라 생각되었어요. 그리고 일본인과 친구가 되기까지 아주 오래 걸렸다는 부분에서는 일본인들만의 성향이라 하는, 남에게는 보이지 않는 자기 본심을 의미하는 '혼네(本音,ほんね)'와 외부에 보이기 위해 사회적 규범에 맞춰 표현하는 걸 의미하는 '다테마에(建前,たてまえ)의 영향 때문 아닐까 싶었구요.
마지막 에필로그의 내용도 인상적이었어요. 일본 여가수 나카지마 미유키가 1992년 발표한 '糸(멱/사)(いと,이토)'란 노래의 마지막 가사 부분으로 시작되는 에필로그는 일본인들의 인연에 대한 가치관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사람의 인연이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 있다라..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설정 같았죠. 아마도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보았을겁니다. '이토'란 노래의 가사 찾아봤더니 그 내용이 무척 서정적으로 느껴졌는데 이게 다 7~80년대 국내방송에서 줄창 틀어줬던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일본문화에 세뇌(가스라이팅)되어진 흔적 아닌가 싶더군요. 당시 방송했던 TV만화에서 벚꽃 흩날리는 장면 정말 많이 봤었으니까요.
일본말로 행복(幸福)을 의미한다는 '시아와세(幸せ;しあわ)'의 어원은 여러 사건이 맞물려 만들어지는 운명이란 의미의 '시아와세(仕合せ)'에서 온 것이랍니다. 다시 말해 일본인들은 행복을 하루하루를 묵묵히 살아내고 그런 하루들이 모여 만들어 낸 우연과 운명이 얽힌 결과물이라는 것이라네요..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게 아닌, 당면한 현실을 그냥 받아 들인다는 느낌이 들던데 이는 수동적인 자세의 극치란 생각이 들더군요. 책을 통해 일본인들의 특이한 또 다른 가치관 한가지를 알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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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지금은 일본내 극우파들이 벌이는 작태들로 인해 심정적으로는 아주 멀어져 버린 나라라고 여겨집니다. 모든 일본인이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21세기 들어 일본 사회지배층들이 자기네 헌법을 개정해서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려고 한다 하니 심히 우려스럽기도 하구요. 우리나라로선 그들이 지난 악행과 과오들을 속죄하고 개과천선하는 그런 날이 오길 기다릴 수 밖에 없지만 여하튼 걱정스럽네요. 최근에는 일본 SNS에 혐한 콘텐츠가 넘쳐나고 혐한범죄까지 횡행한다 하니 이제는 일본 일부 극우파들만의 문제만은 아닌거 같습니다. 고대에 한반도 도래인이 일본열도로 건너가 왜인들을 교화시키고 나라를 세웠으며 일본왕가의 근원이 되었다던데.. 세상 일이란게 참 모를 일입니다. 아마도 일본인들의 행복에 대한 가치관처럼 수동적인 일본인들을 볼모로 권력과 금력을 탐하는 일부 무리들의 농간이 그렇게 변모시킨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책 말미에 나오는 프롤로그 읽으면서 생각해 봤어요. 여러모로 일본에 대해 생각 좀 하게 해주는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