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와 풍경의 세계 - 7명의 고전과 7명의 선구
윤철규 지음 / 미진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 산수와 풍경의 세계


- 7명의 고전과 7명의 선구 -


윤철규 著 / 미진사 刊 / 352 page

 

 

 

 

 

 

 

 

 

 

지은이 : 윤철규

 

펴낸곳 : 미진사

 

발행일 : 2022년 6월 23일 1판1쇄

 

도서가 : 25,000원

 

 

 

 

 

 

 

 

 

동양화와 서양화의 차이점. 그것은 무엇일까요? 종이와 캔버스? 먹물과 기름물감? 여백과 구도? 생각해보면 여러가지가 떠오르는데요. 최근 읽은 책에서 이에 대한 새로운 포인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산수화'와 '풍경화'란 것이죠. 이것은 <산수와 풍경의 세계>란 책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인데 지금까지 알고 있던, '풍경화'는 자연을 그려낸 회화이고 '산수화'는 풍경화의 여러 종류 중 하나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르게 이야기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어학사전을 찾아보니 제가 알고 있는게 맞더군요.


산수화(山水畵) : 동양화에서, 산과 물이 어우러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린 그림

풍경화(風景畵, landscape painting) : 자연의 경치를 그린 그림


아무튼, 책에서는 산수화와 풍경화가 애초부터 전혀 다른 배경에서 출발하여 전혀 다른 전개 과정을 거쳐 온 서로 다른 그림세계라고 합니다. 그래서 나란히 놓고 볼 공통점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게죠. 굳이 찾는다면 각각 고대의 자연에서 산수를 찾아내고 충경을 발견하는 과정이 닮았다는 정도라 하면서 둘 다 눈에 보이는 자연과 다른 그 어떤 것을 표현하는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좀 애매한 말인데 제 생각엔 동양과 서양은 사상과 문화, 역사적으로도 너무나 다른 길을 걸어왔기에 이 둘을 비교한다는건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 보이네요. 제 생각과는 달리 저자는 왜 이런 비교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산수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떨가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산수화는 언제나 중국의 시각에서 설명돼 왔는데 그런 산수화에 대한 시각을 바꿔보기 위해 풍경화라는 자리를 만든 것이라네요. 그러면 산수화의 본질이나 원리가 더욱 분명하게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답니다.

 

1957년 경남 진해 출생인 저자는 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과를 전공했고, 신문사에 입사해서는 미술전문기자로 활동했으며, 일본 대학에 가서는 17~18세기 일본 회화사를 주제로 석사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는 분입니다. 국내에 돌아와서는 서울옥션 대표이사와 부회장을 지냈고 지금은 한국미술정보개발원 대표로 한국미술을 소개하고 있답니다. 이력을 보면 대학에서의 전공과는 무관하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미술계에 연이 닿은 듯 보입니다. 미술품 경매시장의 대표젹인 옥션의 대표이사와 부회장을 지냈다 하니 어느 정도 식견은 가진 분이라 여겨지네요.

 

책은 <서문/연대표>로 시작되어 <제1장. 고대의 자연>, <제2장. 자연 묘사의 발전>, <제3장. 고전의 완성과 새 시대의 개막>, <제4장. 고전의 정착과 풍경의 발견>, <제5장. 종말과 새로운 모색>이라는 본문부로 이어진 후 <도판목록/참고문헌/인명색인>으로 마무리됩니다. 책의 핵심 내용이 담긴 1~5장은 모두 '산수'와 '풍경'으로 양분되어 있는데요. 이는 '동양화에서의 산수'와 '서양화에서의 풍경'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산수화와 풍경화가 각각 동양화와 서양화의 대표격이었네요. 책 내용상 아쉬웠던건 산수화에 대해서 전부 중국 작품만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탁월하고 훌륭한 작품들이 여럿 있는데 말이죠..

 
 



 
 
 

책은 고대에서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산수화와 풍경화를 나란히 놓고 살펴보고 있어요. 책 첫머리에 연대표를 배치하여 선사시대부터 중화인민공화국과 후기인상주의까지의 시대까지 중 대표적인 화가와 작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대표에 작품과 함께 나오는 화가는 저자가 선정한 동서양 미술사에 있어서 탁월한 업적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 동양 중국 산수화가 7명(이성, 동원, 이당, 항공망, 오진, 예찬, 왕몽)과 서양 유럽 풍경화가 7명(얀 반 에이크, 요하힘 파티니르, 니콜라 푸생, 클로드 로랭, 존 컨스터블, J.M.W. 터너, 장 바티스트 카미유 코로)으로 본문에서 그들에 대해 자세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1장과 2장은 선사시대와 고대시대의 내용으로 산수화나 풍경화의 기틀이 아직은 많이 부족한 시기였기에 그 근원이 될만한 것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은 고대의 신선사상에서 태동한 곤륜산의 이미지가 산수화에 영향을 미쳤고 서양에서는 그리스 로마시대의 신화와 중세 기독교 교회의 필요에 의해 그려진 그림들이 점차 자연을 묘사하는 방법에 발전이 이어져 왔답니다.

 

3장에서부터 5장까지 본격적인 산수화와 풍경화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과 해설들이 나오고 이어집니다. 중국은 산수화를 그리고 감상하는 일이 정신을 해방시킨하고 한 종병의 등장으로 새로운 이론이 나오게 되면서 새로운 기법들이 등장하게 되었답니다. 책에는 사대부 등 문인화가와 화원에 속한 직업화가 등 수많은 화가들이 나오는데 그 변천과 진화 과정이 꽤 흥미롭네요. 일곱 고전의 완성은 오대와 북송 초의 동원과 이성, 남송의 이당, 원의 황공망, 오진, 예찬, 그리고 왕몽을 끝으로 완성되었다는군요. 거의 대부분이 처음 알게 된 화가들이었고 처음 본 작품들이었습니다..

 

서양의 경우엔 시도서와 기독교가 공인되면서 등장한 종교화에 배경으로 산이 그려지면서 풍경화의 시초가 보이기 시작했답니다. 이후 전경, 중경, 원경의 색조를 달리하는 색채 원근법과 소실점으로 집중되어 깊이감을 주는 선 원근법 등 다양한 풍경 표현법이 개발되면서 르네상스 시대에는 사실적인 풍경화로 발전하게 되었다네요. 유럽에서 유행하였던 시도서, 특히 그중 월력도는 공간의 통일감이 중요했었기에 풍경 묘사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답니다. 얀 반 에이크의 토리노-밀라노 시도서에 그려진 세례 요한의 탄생은 빛을 활용해 공간 묘사 기법을 한단계 끌어 올린 작품이랍니다. 화가에 의해 재편집된 공간을 그린 풍경화 역사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합니다.이후 여러 화가들에 의해 여러가지 표현법이 개발되어 오다가 장 바티스트 카미유 코로에 의해 매우 사실적인 풍경화에까지 이르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코로가 수면에 반사되는 빛의 분위기를 연구하고 그려내자 이게 인상파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네요. 이후 사실적인 풍경화는 점차 쇠퇴해가고 큐비즘과 야수파, 인상파에 이르러서는 풍경화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되었답니다.. 서양 미술쪽은 그나마 알고 있는 작가와 작품들이 꽤 있어서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어요.

 

이 책은 전문가가 아닌 한 한두번 정도 읽어서는 이해하기 매우 어려운 책 같습니다. 저 역시 그간 여러 미술 관련 책들을 읽어 보았지만 이 책처럼 동양의 산수화와 서양의 풍경화를 각각 회화기법 변천 등 여러가지를 비교하면서 설명하는 책은 처음 접했네요. 중국 산수화에 대해선 거의 전부가 처음 본 내용이기에 아직도 내용 헷갈리고 기억도 거의 나질 않는데 서양 풍경화는 그에 비함 많이 기억납니다. 그러고 보니까 그간 읽었단 미술 관련 도서들이 대부분 서양미술 분야 책인거 같구요. 이 책은 동서양 회화 비교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이나 동양의 산수화와 서양의 풍경화를 이해하고 싶은 분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한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