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다의 유까딴 견문록 - 마야문명에 대한 최초의 기록
디에고 데 란다 지음, 송영복 편역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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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란다유까딴 견문록

- 유럽의 시각으로 바라본 마야문명에 대한 최초의 기록 -

디에고 데 란다 著 / 송영복 譯 / 경희대 출판문화원 / 447 page



지은이 : 디에고 데 란다

옮긴이/엮은이 : 송영복

펴낸곳 : 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

발행일 : 2022년 4월 28일 초판1쇄

도서가 : 22,000원


마야문명은 멕시코와 중미지역 유까딴반도의 마야족이 일으키고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고대문명을 말합니다. 이들은 기원후 1세기경 시작되어 5세기 전후에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였다 하지요. 하지만 10세기경 카리브족의 잦은 침략으로 치첸이트사를 떠나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쇠망의 길을 걸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0세기말 경 마야족 후손들이 다시 유까딴반도로 진출하여 툴테카족과 합세하면서 신마야제국을 건설하였다는군요. 고대마야문명보다는 좀 못한 수준이었지만 번영의 길을 걷던 이 신마야문명은 16세기 스페인의 침략으로 종말을 고하였답니다. 이번 서평은 그 마야문명이 유럽백인들에게 정복당하고 죽음과 고통에 빠진 애절한 현실과 사연들을 백인 선교사의 시각으로 기록한 <란다의 유까딴 견문록>입니다. 이 책의 원저자인 디에고 데 란다는 에스빠냐 신부 자격으로 아메리카대륙으로 건너가 마야 원주민들에게 선교사업을 펼치면서 백인의 가치관에 따라 마야문명 정복의 역사와 주변의 지리, 원주민들의 문하, 생활, 환경 등을 상세히 기록한 책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록이 오늘날 중남미와 마야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사료로 손꼽힌다는군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스페인 정복자들이 마야의 모든 기록물들을 없애버려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전해지는 기록이나 유물들이 없기 때문이랍니다.

이책의 원자자인 디에고 데 란다는 16세기 마야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했었던 에스빠냐의 카톨릭 신부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란다 역시 백인이었고 유럽인이었기에 그가 기록한 유까딴 견문록은 철저하게 카톨릭과 백인의 가치관에 따라 작성되었고 원주민 문화는 저급하고 미개한 것이기에 자신들이 교화시켜야 할 대상인 말하는 동물로 인식하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게다가 신부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원주민들을 우상숭배라는 명목으로 화형에 처했고 마야문자로 기록된 문서들을 모조리 불태운 장본인이라는군요. 이렇듯 마야의 문화를 파괴하는데 앞장 선 인물임에도 그가 쓴 유가딴 견문록이 희소성 때문에 고대 마야 원주민들의 문화를 파악하고 인식하는데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란다의 유까딴 견문록은 유럽 열강들의 초기 식민지 개척시대에 남겨진 마야문명과 마야인들의 삶에 관한 최초이자 유일한 종합 사료입니다. 이 기록물에는 에스빠냐의 마야문명 정복의 역사에서부터 주변의 지리, 마야인들의 정치, 사회, 문화, 종교, 성과 사랑, 인신공양 풍습, 건축, 문자, 음식, 의복, 환경 등 마야문명과 마야인들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답니다. 책에선 우리나라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합쳐 놓은 가치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이 책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미 에스빠냐의 침략으로 멸망하여 사라져 버린 마야문명과 마야 원주민들의 문화를 인식하고 그 가치를 찾으며 학문적으로 접근하려면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실수적 사료이기 때문에 그렇다는군요. 더우기 마야인들이 남긴 문자의 발음 기호가 수록되어 있기에 마야문자를 해독하는데 있어서 유일한 사료란 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책의 첫 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이 말은 현지인을 포교하기 위해 종교계 사람들은 원주민들의 언어와 관습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그들의 생활과 언어를 공부하였으며 그러한 현지 생활과 체험들이 학문적인 호기심과 결합하여 란다의 유까딴 견문록이 나오게 되었다는 말로 보입니다.

16세기 유럽과 아메리카의 만남 직후 정복자들과 함께 마야의 땅에 십자가를 전파하러 간 에스빠냐의 가톨릭 신부 디에고 데 란다(Diego de Landa). 그는 유까딴반도 마야문명의 역사와 지리, 문화에 관하여 모든 것을 기록하였다.

출처 : 란다의 유까딴 견문록 5 page

책은 <머리말>, <주요 연표>, <이런저런 일러두기>, <약어목록>을 통해 이 책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와 이용방법 등을 알려주면서 시작됩니다. 이어지는 본문은 52장으로 이어지고 <참고문헌>으로 책은 마무리됩니다. 본문의 각 장은 지역,역사,문화 등 각 테마별로 분류되어 기록되어 있는데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카톨릭 백인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다는게 상당히 많더랍니다. 하지만 보이는대로 기술하고 있는 부분도 꽤 많은데 마치 사진이나 동영상의 한 장면을 떠올릴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 부분도 있더군요.

전 마야 잉카문명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인신공양이었습니다. 이 책에도 하나의 장으로 이 부분 기록으로 전해지고 있기에 집중하여 읽어보았습니다. 그간 알고 있었던 내용들과 크게 다른 사실은 없었어요.. 지금의 세상은 너무나 많은 정보가 난무하고 있기에 빅데이타 분석이라든지 가짜뉴스 선별이란든지 하는게 이슈인 세상이죠. 지금은 모른다는 것보단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서양이나 동양이나 고대국가 시절부터 정치인들이 구사해왔던 가짜뉴스 전략은 무척 많았었니까요. 물론 현재의 세상은 더하다 못해 심각 한 상황에 이르렀지요.

그리고 읽다가 눈에 들어온 내용은 <로마달력과 유까딴 달력의 시작>이었습니다. 2012년에 마야력으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일 때문인데요. 당시 마야력에 따름 지구의 마지막 날은 2012년 12월 21일로 끝난다고 하여 지구종말론이 들썩이던 일이 있었죠. 다행히 해프닝으로 끝난 일이었지만 마야력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책에는 마야력을 마야문자로 보여주면서 연중 날짜별 행사날에 마야인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시 선교사 란다가 보았던 모습 그대로를 기록한 것이죠. 하지만 책에는 각 장의 마지막에 모아 놓은 주석들을 통해 더 많은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불행히도 디에고 데 란다가 쓴 원본은 현재 전해지고 있지 않고 있고 여러 종류의 필사본이 전해지고 있는데 각기 조금씩 필하한 내용에 차이가 있기에 그에 대해서까지 주석을 통해 자세히 보여주고 있지요. 한가지 아쉬운건 이 주석에 사용된 글자 폰트가 너무 작아서 읽는데 너무 피곤하더라는 것입니다. 말 나온 김에 불편했던 점 하나 더 말하자면 책 크기인데요. 책 판형이 크고 두꺼운지라 좀 무거워서 지하철에서 들고서 읽기에는 힘이 좀 들더라는 겁니다.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많이 언급되었던,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말도 안되는 희대의 사기극이자 무식한 백인들이 역사를 왜곡하고자 주장했던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 사건으로 인해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유럽 백인들에게 무고한 목숨을 빼앗기고 모든 것을 강탈당하였습니다. 더우기 그 백인들은 원주민들의 철학과 종교를 모두 쓰레기라 규정지었고, 다루기 편하도록 유럽 백인문화와 카톨릭으로 원주민들을 세뇌시키고자 했으며,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사상과 문화, 문명들을 말소시키고자 원주민들의 기록과 유물들을 전부 불태우고 없애버렸다지요. 예나 지금이나 말도 안되는 이유로 전쟁을 일으키고 아무 잘못 없는 사람들을 학살하는 백인들의 잔인함과 위선적인 모습이 참으로 똑같아 보입니다.

란다의 유까딴 견문록은 마야문명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읽어면 많은 참조가 되리라 여겨집니다. 다만 북중미 언어의 특수성과 낯선 단어들로 인해 한번 읽어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기에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야 할 듯 하구요. 저 역시 위에 언급한 인신공양과 유까딴 달력의 본문 두 장은 세 번 정도 반복해서 읽었지만 지금도 무슨 말인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여전히 남아 있답니다.. 뭐 언젠간 이해되겠죠?

리뷰어스 클럽 공정위 문구01-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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