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1927
송해.이기남 지음 / 사람의집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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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후기] 송해 1927

- 노래하는 인생은 즐거운 인생이요,

움직이는 인생은 건강한 인생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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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송해 · 이기남

발행처 : 열린책들(사람의집)

발행일 : 2021년 11월 15일 초판1쇄

도서가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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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연예계에서 현역 최고령 연예인이라 하면 올해로 95세이신 송해(宋海, 본명:송복희)선생님을 꼽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전국노래자랑'의 MC로 널리 알려져 있죠. 1927년 4월 황해도 재령군 재령읍에서 출생하여 한국전쟁이 발발하던 중 부산으로 홀홀단신 피난오신 실향민이기도 한 송선생님은 한국 현대사의 산증인이면서 1백세를 몇년 안남긴 현재에도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국민적인 건강 아이콘이기도 합니다. 피로 누적으로 방송 녹화에 불참했을 때 뉴스보도가 나올 정도라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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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프롤로그>와 여덟번의 인터뷰, <송해 1927의 뒷이야기와 만난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필로그>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인터뷰는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1년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송선생님은 물론 후배와 가족, 감독과 악단장 등 선생님과 매우 가까운 분들과의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본인이 직접 참여한 인터뷰의 내용을 보면 이분이 왜 한국 현대사의 산증인인지를 잘 알 수 있었어요.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황정민)' 못지않은 과거를 거쳐서 지금에 이르른 분이더랍니다. 한국전쟁, 월남전, 유신정권 등 암울했던 우리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직간접적으로 모두 체험하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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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본인 책이기에 두꺼운 책표지를 넘기면 파란색 속지가 나오는데 거기엔 송해선생님의 사인과 인사말이 쓰여 있었습니다. 꽤 인상적인 글귀였는데 이런 말이었습니다. 이제 몇년 후면 1백세가 되실 선생님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과 앞으로 남은 인생의 소망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노래하는 인생은 즐거운 인생이요, 움직이는 인생은 건강한 인생이지요."

- 출처 : 송해 1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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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의 시작은 <송해 1927>라는 영화 한 편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는 말이었습니다. 이 말 보고는 바로 검색했었는데 2021년 11월에 개봉했다 나왔었어요. 영화소개에 메인예고편이 있던데 그 동영상에는 송선생님의 젊은 시절부터 현재까지 활동하시는 모습들과 함께 "화려한 무대 뒤에 숨겨진 송선생님의 진짜 이야기"라는 멘트가 나왔었구요. 그런데 책 뒷부분 <송해 1927의 뒷이야기>에선 이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나옵니다. 거기엔 영화가 2020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상영이 되었고, 이후 무주산골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EBS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DMZ국제다큐네터리영화제, 제주혼듸독립영화제, 가톨릭영화제, 전북독립영화제 등 국내의 크고 작은 영화제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고 나옵니다. 그렇다는건 일반극장에서 개봉한 것이 2021년 11월이란 말이겠죠? 70년 이후 송해 선생님의 삶을 중점으로 다룬 영화라는데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1927년 황해도 재령군에서 송복희란 이름으로 태어난 송해 선생님은 해주음악전문학교에 다니던 중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징병을 피하고자 잠시 피난 갔다가 다시 집에 돌아가길 서너차례 했었는데 1950년 12월경 네번 째쯤 되어서는 도로 들어갈 길이 없게 되었답니다. 고향인 험준한 재령을 넘어가는데 인민군의 사격으로 남한으로 내려가는 피난민 행렬에 합류하게 되었고 사선을 헤치고 해주로 와 피난민을 수송하기 위해 대기중인 상륙함(LST)에 올라타 부산으로 가게 되었답니다. 영화 '국제시장'은 함경도 흥남철수에서의 피난 온 이야기였지만 송해 선생님은 황해도 해주에서의 피난 온 이야기라는 약간 다른 피난길이었죠. 그 상륙함을 타고 3일 동안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바다 위를 떠서 부산까지 오게 되었다는데 그 동안 상륙함 안에서의 상황은 정말 처참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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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온지 2주 정도 지날 무렵 임시 수용소에서 훈련장에 가서는 통신병을 자원하여 육군 통신학교로 운좋게 가게 되었답니다. 당시의 군생활은 상황이 상황인지라 엄격한 훈련과 심한 매질을 견뎌야 했다는데요. 송해 선생님은 살기 위해선 뭐든지 하나라도 잘해야겠다는 일념으로 1분에 120자 이상의 모스 부호를 날릴 수 있어야 합격하는 <766 고속도 통신사>시험에 붙었고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체결시 <1953년 7월 27일 밤 10시를 기점으로 모든 전선의 전투를 중단한다>라는 내용의 휴전협정 모스 암호를 직접 전군에 날렸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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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있을 때 같이 근무했던 선임하사가 자신의 누이동생을 소개해주고 인연이 되어 결혼하였고 3남매를 두었답니다. 홀로 월남하였기에 한국에 있는 가족은 아내와 3남매, 그리고 처가댁분들만 있었는데 둘째이자 외아들이 21살이던 대학 2학년 때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먼저 떠났다 합니다.. 지금은 처가쪽 어르신들 모두 일찍 돌아가셨고 아내도 2년전 세상을 떠났기에 이젠 양가 모두 단촐해서 명절이나 제사 때도 조용하고 쓸슬하답니다. 이 부분 읽을 때 우리 가족 미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왠지는 모르겠지만 공수래 공수거란 경구도 생각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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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송해 선생님의 둘째아들(송창진)과 세째딸(송숙연)의 장남이자 송해 선생님의 외손주(양정우)와의 관련성에 대해 많이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 두명 모두 음악에 관심이 많고 전자기타를 연주하고 있으며 좋아하는 음악쟝르도 같다는 공통점이 있답니다. 놀라운건 세째딸이 오빠가 선물한 카세트테이프들을 지금까지 다수 보관하고 있었고 그중에는 자작곡으로 채워진 4개의 테이프가 있었는데 이러한 사실을 부모님은 모르고 있었답니다. 영화제작진들은 인터뷰를 가장한 서프라이즈로 송해선생님의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하다가 테이프에 수록된 노래 한곡을 틀어드렸는데 누가 부르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음에도 듣다가 노래 끝나기도 전에 눈물을 흘리셨다네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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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월남, 1954년 군 제대후 1955년 무렵 악극단에 들어간 이래로 파란만장한 연예계 활동을 이어 온 송해 선생님은 1980년부터 시작된 향토색 짙은 각 고장의 자랑거리와 아마추어 출연자들이 보여주는 노래 대결로 시청자에게 꾸밈없는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이자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국민MC로 발돋음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겁니다. 1988년부터 전국노래자랑의 MC를 맡아오신 송해 선생님은 아흔을 넘기신 지금까지도 철저한 사전준비와 성실함을 토대로 진행해 오셨다고 전국노래자랑 악단장이 직접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었어요. 그 연세에 그러시다는게 정말 대단하신 분입니다.. 전 그 나이까지 살 수나 있을까 싶은데 말이죠..

이 책은 현존 최고령 연예인이자 최장수 방송프로그램 진행자인 송해에 대한 영화를 제작하면서 그 관련 이야기들과 후일담을 위주로 함 책이라 여겨집니다. 책보다 먼저 영화를 보신 분은 어떻게 읽힐지는 모르겠지만 송해 선생님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추천할만하다고 여겨집니다. 송해 선생님 평전이 2015년 대학교수의 인터뷰를 근간으로 집필되어 출간된 적이 있다던데 거기엔 어떤 내용이 있는지 한번 구해다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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