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 발칸유럽 - 발칸에서 동서방교회를 만나다
이선미 지음 / 오엘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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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오래된 시간, 발칸 유럽'

- 발칸에서 동서방교회를 만나다 -

 

 

 

 

 

 

지은이 : 이선미

펴낸곳 : 오엘북스

펴낸날 : 2020년 10월 22일 초판

도서가 : 16,500원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은 언감생신인 요즈음 오랜만에 해외여행 관련 서적을 읽었습니다. 유럽중에서도 발칸반도 일대에 대한 내용으로 인문학적인 내용이 많이 수록된 여행기이었는데요. 살아 생전 유럽에는 가본 적이 없는 저로선 그간 어디든 유럽 여행기라면 일단 읽고 봤는데 읽다 보니까 발칸반도에 대해서 거의 무지하더란 사실을 일깨우게 해 준 그런 책이었죠.

보통 발칸반도라 불리우는 발칸유럽에는 현재 10개국(그리스,불가리아,알바니아,세르비아,코소보,몬테네그로,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북마케도니아)이 있다는데 동남부 흑해에 닿아 있는 루마니아의 도브루자 지역이 발칸반도에 속한다고 보기도 한답니다.

 

 

 

 

 

저자는 국문학과 신학을 공부한 분인데 길 위에서 역사를 만나고 시와 음악과 그림의 문턱을 넘었다 합니다. 흐흠.. 표현이 문학적이란 느낌이 드네요.^^ 책을 읽어보면 저자 혼자서 발칸반도 일대 유럽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이 보이는데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불행한 역사 속에서 공존을 배워 온 발칸반도를 찾아가 그리스도교회가 갈라지기 전의 자취를 접할 수가 있었답니다. 그곳을 생각하면 애틋한 심정이 된다면서 사랑과 연민과 공감어린 따뜻한 시선으로 여행기를 풀어가고 있었죠. 종교적 색채가 약간은 묻어 있는 듯 하면서도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묘한 느낌의 여행인문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은 <추천의 글>과 <들어가며>로 시작되어 본문 20장, 마지막으로 <참고자료>와 <나가며>로 마무리됩니다. 처음엔 발칸반도에 대해 별다른 생각없이 읽었는데 그곳에 있는 국가가 초중고시절에 배웠던 국가와는 너무나 다르다는걸 깨닫게 되면서 뒤늦게 세계지도 펼쳐봤답니다. 20세기말 공산권 국가들이 해체되면서 많은 나라들이 분리, 독립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사실에 조금은 놀라기도 했지요.
 
 

 

 
 
발칸유럽은 유럽대륙에서도 남동쪽에 위치한 발칸반도 지역을 말하는데 아드리아해와 이오니아해, 에게해, 마르마라해, 흑해에 둘러싸여 있어 반은 남유럽, 반은 동유럽의 일부라 합니다. 예로부터 이 지역은 반도라는 지정학적 요소와 다양한 민족간의 대립, 열강의 간섭 등 분쟁 소지가 많았기에 '유럽의 화약고'라 불리워 왔었죠.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된 것도 이곳에서의 분쟁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민족들이 분포되어 거주하고 왔기에 코소보사태, 보스니아 내전 등 21세기에도 많은 내전과 분쟁들이 발생하고 있구요.
 
 

 

 
 
초중생시절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기억으론 발칸반도에 유고슬라비아와 알바니아, 불가리아, 터키, 그리스가 있었는데요. 1991년에 유고슬라비아연방에서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가 분리 독립을 하고 1992년에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분리 독립하면서 유고연방이 해체되자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는 신유고연방을 결성하였답니다. 하지만 2006년에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연방국은 분리 독립하게 되고 2008년에는 세르비아에서 코소보가 분리 독립하였다고 합니다. 공산권이 해체되던 1990년대 이후부터 20여년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네요.
 
 

  

 
 
본문은 발칸반도의 주요 국가의 도시를 기준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 슬로베니아, 세르비아의 벨그라드(베오그라드)와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의 스코페와 오흐리드, 보스니아의 사라예보와 메주고리예, 불가리아의 소피아,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와 자그레브의 순서로 이어지는데 처음 듣는 도시도 많았지만 익히 들었던 도시도 꽤 나오죠. 하지만 알고 있던 것과는 달리 새로 성립된 나라에 속한 도시라는게 좀 낯설었습니다. 
 
 

 

 
 
책은 동방교회에 대한 내용은 물론 그 기원과 발칸유럽의 역사에 대해서도 많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발칸유럽의 동방교회의 기원은 로마제국이 동서로 갈라지게 된 것에서 시작되었답니다. 330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는 제국의 수도를 로마에서 비잔티움(지금의 이스탄불)로 옮기면서 콘스탄티노플로 개칭했답니다. 395년에는 그리스도교를 로마의 국교로 삼은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로마제국을 둘러 나누어 큰아들은 동로마제국을, 둘째아들은 서로마제국을 통치하게 했다 하구요. 이로 인해 동서로 로마제국은 분할되었는데 서로마제국은 게르만민족 대이동으로 476년 멸망하게 되었고 동로마제국은 그로부터 1천여년간 비잔티움 제국으로 이어지는데 1453년 오스만제국에 멸망하였답니다. 
비잔티움제국의 그리스도교 동방교회는 스스로를 정교회(Orthodox)라 말하는데 로마 바티칸 교황의 지배를 받은 서방교회(Catholic)과는 다른 길을 가게 되었다죠. 책에는 <더 알아보기>라는 코너를 수록하여 발칸유럽과 관련된 흥미로운 내용들이 나옵니다.
 
 

 

 
 
동방교회에서 성화(icon)는 교회와 신앙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다고 합니다. 이콘이라 불리는 성화는 '하나님을 회상하게 하는 개방된 책'이라고 말하기도 했었다는데요. 그만큼 동방교회에서 이콘은 예배의 필수적인 요소이기에 서방교회에 비해 더욱 각별한 의미로 존재한다고 합니다. 동방교회(정교회) 성당에 가보면 이콘으로 가득하다고 합니다. 이는 예술적인 창작물이 아닌 교회의 믿음을 전하는 성경과도 같은 존재라 하네요. 서방교회에서 볼 수 있는 성화들과는 그 느낌이 좀 다르게 느껴지는데 이는 헬레니즘과 이슬람의 영향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책은 발칸유럽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중세 암흑시대(Dark Ages)로 대변되는 서방 카톨릭교회와는 다르게 최초 그리스도교의 정통성을 이어왔다는 동방 정교회의 모습들에서 슬라브 민족의 저력 같은게 엿보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발칸유럽이 다양한 민족과 종교와 언어가 뒤섞여 빚어낸 문화는 아름답지만 동방과 서방의 경계에서 그들이 감당해 온 그 역사는 피지배와 착취의 고된 날들이었다 합니다. 어쩐지 우리 한반도와 비슷한 구석이 있는 듯 보여 개인적으로 더 정감이 가더군요. 살아 생전 유럽으로 여행갈 날이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가게 된다면 서유럽 보다는 동유럽, 동유럽 보다는 발칸유럽에 가보고 싶단 생각이 책 읽으면서 많이 들었습니다. 발칸유럽. 그들의 앞날에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고 충만하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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