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가벼운 헤비메탈 이야기 - 다들 이름은 들어봤지만 잘은 모르는 그 음악에 대해서
남동현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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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생각보다 가벼운 헤비메탈 이야기'

- 다들 이름은 들어봤지만 잘은 모르는 그 음악에 대해서 -

 

 

 

 

 

 

지은이 : 남동현

펴낸곳 : 바른북스

발행일 : 2020년 9월 3일 초판1쇄

도서가 : 12,000원

 

 

 

최근 한국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발매한 싱글, 'Dynamite'가 빌보드 핫100(싱글차트) 1위에 올라 화제입니다. 그들의 인기는 이미 한국을 넘어 전세계적인 팬덤층을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범세계적인 최정상급 아이돌 그룹으로 자리매김하였다지요. 최근에는 미스(터)트롯이라는 음악 경연을 주제로 하는 방송프로그램으로 전국적인 트롯 열풍이 불면서 어린이부터 노인분들까지 관련 방송들을 즐겨본다는걸 보면 인간에게 음악은 없어서는 안될 문화상품이라 여겨집니다.

 

그러한 음악에는 여러가지 장르가 있습니다. 전통 클래식에서부터 앞서 말한 트로트와 K-Pop, 팝과 컨트리, 재즈와 블루스, 힙합과 Rock 등 수없이 많은 음악장르들이 있지요. 이번 이야기는 그중 Rock에서 파생되어 나온 헤비메탈(Heavy Metal)과 관련된 것으로 얼마전 입수한 책, <생각보다 가벼운 헤비메탈 이야기>을 읽고 느낀 점에 대한 것입니다.

 

헤비메탈(Heavy Metal)하면 흔히들 시끄러운 악기연주와 고음으로 점철된 음악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러한 인식이 아주 틀린 것만은 아니지만 학창시절에 사람소리 같지도 않은 노래를 왜 듣냐 물어보던 친구가 있을 정도로 많은 오해와 편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음악 장르이기도 하지요. 저 역시 학창시절 헤비메탈에 심취하여 새벽 1시에 시작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전영혁의 25시'를 듣고자 밤잠 줄여가며 청취하던게 아직도 생생할 정도로 상당한 애호가였었죠. 90년대 중반 이후 직장인이 되면서부터 점점 멀어지게 되어 새로운 음악 접하질 못한 점 아쉬웠었습니다. 처음 이 책을 보니까 2000년 이후 헤비메탈계 판도가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책 들게 되었어요.^^

 

1994년생인 저자는 의과대학을 자퇴하고 현재는 신학대학의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분으로 고교시절에 문예부에서 좋아하는 음악에 대한 평론을 쓰기 시작했답니다. 책 읽다 보면 저자 소개에 언급된 중고교, 의대시절 음악과 함께 했었다는 얘기가 저절로 수긍되는 내용들 참 많이 나왔죠. 그런데 의외인건 저자가 블로그를 운영한다기에 들어가 보았더니만 2016년초 첫글이 개시된 이래 현재까지 전체글이 불과 60개 남짓 밖에 안되더랍니다. 책까지 낼 정도로 메탈 애호가인 저자의 블로그가 이 정도로 게시글이 적다는건 좀 의외였어요. 그런데 그 글 중 책에 수록된 것과 많은 부분이 겹쳐지더랍니다. 더 자세한 부분도 있길래 그 글들도 읽어 보았구요.

 

책은 저자가 메탈을 접하게 된 과정과 저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메탈의 내용들, 그리고 메탈에 대한 기본 정보로 채워진 <서론>으로 시작됩니다. 이어서 유형별로 나눈 본문부, <01. 하드 록>, <02. 헤비메탈>, <03. 팝 메탈>, <04. 스레쉬 메탈>, <05. 네오 클래시컬 메탈>, <06. 데스 메탈>, <07. 멜로딕 스피트 메탈>, <08. 프로그레시브 메탈>, <09. 멜로딕 데스 메탈>, <10. 메탈코어>, <11. (번외)기타 메탈들>로 이어지고 마지막은 <맺음말>로 마무리됩니다. 30년전만 하더라도 메탈에 대해 이렇게나 다양하게 세분화되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이 그룹은 어디 파에 속한다느니, 어떤 계열의 음악이라느니, 그런걸 가지고 아웅다웅하는 젊은 친구들 여전히 많겠죠? 아무튼, 세월이 많이 흘렀긴 흘렀네요..

 

 

 

 

 

음악이 인류에게 준 혜택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인간이 할 수 있는 문화 활동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음악만큼 세대와 지역 등 시공간을 초월해 인류에게 많은 걸 주는 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 심리치료에도 이용될 정도니까 말이죠. 치료나 힐링에 사용되는 음악은 보통 잔잔하거나 경쾌한 음악이 주를 이루고 헤비메탈이 사용되는 경우는 드물죠. 하지만 젊은이들 중에는 치미는 화를 진정시키거나 스트레스 해소하는데 헤비메탈 청취가 효과가 있다고도 합니다. 헤비메탈이라고 해도 광고나 영화, 드라마에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다반사이기에 익숙함의 정도나 개별 취향에 따라 그 결과가 좌우되긴 하겠네요.

 

책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본문 총 11장에 걸쳐 추천 앨범과 함께 언급되고 있는 그룹은 모두 26개 그룹입니다. 연대별로 보자면 1장에서 8장까지가 9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보냈던 그룹들이고 9장에서 11장은 그 이후의 그룹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보면 8장까지 나오는 그룹들 대부분은 잘 알던 밴드들이지만 그 이후의 그룹들은 생소하고 낯선 이름들이었죠. 잘아는 그룹들은 금방금방 읽혀지는데 비해 낯설고 생소한 그룹들은 읽다가 자꾸 앞 부분 다시 읽게 되더랍니다. 기억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이죠..

호기심 가지고 읽는데 마지막 11장에 한국의 헤비메탈 그룹 2팀이 나옵니다. 그 이야기가 무척 신선했는데 80년대 중반 파고다 예술극장에서의 메탈 밴드 공연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라는..ㅎㅎ 책 다 읽은 후에 찾아서 들어보니 상당히 기교적이고 매우 빠른 BPM(Beat per Minute)이던데 몇몇 곡에서 우리의 토속적 리듬과 멜로디가 귀에 쏙쏙 들어오더군요. 다 듣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음악이던 간에 세월이 가면 갈수록 BPM은 빨라지는 추세인가 보다라구요.

 

처음 들어본 메탈 그룹들, 나이트위시, 칠드런 오브 보덤, 노더, 새도우스 폴들은 책에 분류된 멜로딕 데스메탈, 메탈코어라는 장르명부터가 참 생소했습니다. 추천 앨범들이 모두 2000년대 발매된 앨범들이던데 그때 뭐하고 있었는지 잠시 생각해보았죠. 직장과 집을 왕복 출퇴근하던 반복적인 일상이 제일 먼저 떠오르던데.. 그런데 이 노래들 들어봐야 하는데 아직은 들어보질 못했네요. 출퇴근길에 찾아서 들어봐야겠습니다.

 

책에는 9장 끝에 '개인적인 이야기'라 하여 "CD의 시대는 갔다. 하지만..."란 부제의 글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글의 내용이 기시감을 느끼게 해주더군요. CD대신 LP로 단어를 바꾸면 제가 옛날에 겪었던 일들과 매우 흡사하고 크게 다르지 않더라는 겁니다. 음악에 미쳐 살던 고교생, 유일한 즐거움을 주던 음반가게, 밥값 아껴가며 사 모은 음반, 그 음반가게에서의 수많은 에피소드들.. 같은 장르 음악의 매니아들 젊은 시절 모습은 거의 다 비슷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흐흠.. 그거 참...^^

 

 

 

 

 

저자는 음악의 세계는 바다와도 같이 넓고 깊으며 그 끝을 볼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헤비메탈의 세계를 이 책을 통해 전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가이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말하고 있어요. 제가 읽어본 이 책은 최근까지의 헤비메탈 세계에 대해서 아주 잘 아시는 분이라면 그다지 흥미가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처럼 관심이 중간에 끊어진 분이나 거의 모르지만 헤비메탈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아쉬운건 책에 그룹이나 앨범(음반) 사진 수록된게 전혀 없더라는 것인데요. 저작권 문제 때문에 게재하지 않은 듯 한데 이것은 저자 블로그에서 살펴 보면 될 거 같습니다. 블로그엔 책 내용들이 관련 사진들과 함께 포스팅되어 있으니까요.

 

이름은 들어봤지만 잘은 모르는 그 음악, 헤비메탈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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