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여진족 사람, 이지란 다문화 인물시리즈 5
박현진 지음, 이은혜 그림 / 작가와비평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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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인물시리즈 05. 영원한 여진족 사람, 이지란

 

 

 


 

 

 

글 : 박현진

그림 : 이은혜

펴낸곳 : 작가와비평

발행일 : 2020년 8월 10일 1판1쇄

도서가 : 12,000원

 

 

 

 

 

 

다문화 인물시리즈 다섯번째는 이지란으로 여진족 사람이었지만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와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두터운 친분과 함께 조선 건국에 공을 세운 분입니다. 여진족이라 하면 후금을 건국하여 명나라를 멸하고 청나라로 중원을 장악하면서 만주족이라 개칭했던 바로 그 민족을 말하죠. 그 기원도 오래되어 춘추전국시대에는 숙신, 한나라 때는 읍루, 남북조시대에는 물길, 수/당나라 때는 말갈로 불리웠다가 송나라 때에 들어서 여진이라 불리웠던, 고구려, 발해의 영토이던 송화강 흑룡강 하류지역에 근거를 두었던 민족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이지란은 북청 출신으로 원래 본명이 퉁 쿠룬 투란 티무르(木兒)인데 남송의 장군 악비의 6대손이라 합니다. 함경도 출신의 이성계를 만나 그와 의형제를 맺게 되면서 조선 건국을 도와 개국공신으로 봉해졌다죠. 책에는 그의 외모가 단정하고 아름다워 마치 여자와 같았다고 역사 기록에 표현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의 초상화를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죠. 아마도 그 당시 미인의 기준이 지금과는 많이 달랐기에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이지란은 두번에 걸쳐 개명이 있었다 합니다. 그와 의형제를 맺은 이성계는 그가 고려 사회에 편입되길 바래서 자신의 성을 내리면서 이두란(李豆蘭)이란 이름을 붙여 주었는데 이후 조선 개국 후 개국공신으로 봉해지면서 이지란(李之蘭)이란 이름을 다시 내려주었답니다. 책에서는  이에 대해 이성계가 이지란과 그의 영향 아래 있던 여진족들이 조선에 흡수되기를 바래 두번이나 이름을 내려준게 아닐까 추측하고 있구요. 이지란이 죽기 전 태종(이방원)에게 올린 글을 보면 그가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내용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으로 남아 전해지고 있는데 이지란은 죽을 때까지 자신은 동북면 여진족 출신이며, 조선을 자신의 나라가 아닌 타국으로 인식했었고 자신이 최후에 묻힐 고향은 조선이 아닌 본토(本土), 동북면이라 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이지란을 통해 다문화 정책 개념으로 두가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종의 용광로'라 번역되는 '멜팅 팟(Melting Pot)'과 '모자이크 사회'라고 불리는 '샐러드 보울(Salad Bowl)'이 그것이죠. 멜팅 팟은 여러 인종과 문화 등이 하나로 융합되고 동화되어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는 사회를 의미하고 샐러드 보울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잃지 않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회를 말합니다. 이지란은 전형적인 샐러드 보울, 모자이크사회와도 같다고 볼 수 있겠죠.

 

 

 

 

 

책은 현대 다문화 사회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이지란을 통해 생각해 볼 여지를 던져 주고 있습니다. 미국과 같이 용광로 정책이 적절한지 아니면 샐러드 보울과 같이 각기 다른 다문화적 요소를 서로 인정하면서 사회를 유지해가야 하는지 말입니다. 어느 하나만을 고집한다는 건 지금과 같이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산재해 있는 사회에선 맞지 않겠죠. 나찌 독일이 주창했던 게르만 순수혈통이나 일본제국주의의 내선일체 정책처럼 시대착오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에 수록된 이지란의 이야기는 한민족이 단일민족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이제는 더 이상 현실에 맞지 않다는 것과 더불어 함께 사는 다문화 사회는 어떠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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