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작 엔진 교과서 - 하위헌스 · 뉴커먼 · 와트 · B&W · 지멘스 · GM · 마이바흐, 마스터피스 엔진의 역사와 메커니즘 해설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스즈키 다카시 지음, 강태욱 옮김 / 보누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도서후기] '세계 명작 엔진 교과서'

- 문명의 전환점마다 등장한 33가지 명작 엔진의 탄생 비화와 발전사 -

 

 

 

  

  

 

 

지은이 : 스즈키 다카시

옮긴이 : 강태욱

펴낸곳 : 보누스

펴낸날 : 2020년 8월 5일 1판1쇄

도서가 : 18,900원

 

 

 

  

 

 

인류 문명사에 있어서 획기적 발명이라 할 수 있는 것에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문자의 발명이나 종이와 화약, 나침판의 발명 등 문명이 발전하는데 획기적인 계기가 되는 발명품들 많이 있죠. 근대에 들어서는 산업혁명으로 대량생산과 소비의 발판이 되는 증기기관의 발명도 그 중 하나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증기기관이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건 아닐 것입니다. 이 역시 오랜 옛날 사람들이 원리를 생각하여 간단하게 만든 것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다가 어느 순간 효용성 있는 제품으로 세상에 등장하게 된 것이죠. 증기기관에서 시작된 열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인 엔진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발전하면서 디젤 엔진과 제트 엔진 등 더 효율적이고 힘센 엔진으로 발전해갔습니다. 미래엔 어떤 엔진이 등장하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이번에 읽었던 <세계 명작 엔진 교과서>는 저자가 명작이라 할만한 엔진들을 선별하여 그 탄생 비화와 발전사는 물론 메커니즘 해설까지 곁들여 해당 엔진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까지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는 책입니다. 당연히 책에는 엔진 관련 전문 용어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때문인지 저자는 엔진에 관심이 있거나 기술자를 목표로 하는 사람, 업계의 젊은 기술자들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건 책에 수록된 모든 엔진 그림들이 전부 저자가 직접 그린 것이라는 것이었어요. 공학박사가 되려면 도안과 스케치도 잘 해야 봅니다.^^

 

저자는 일본의 기계공학 박사로 자동차 회사에서 휘발유 엔진과 디젤 엔진 개발에 참여하였고 미국자동차기술협회와 영국기계학회의 회원이자 미국기계학회의 특별 종신회원인 분입니다. 이것만 보아도 엔진에 대해서 상당히 인정받는 권위자란거 알 수 있는데 일본에서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까지 되었답니다. 아무튼 그러한 분이 직접 조사,연구,스케치와 도면까지 그려넣은 책이라니 일단 믿음이 가네요.

 

 

  

 

 

책은 머리말, 제1부에서 제7부, 그리고 맺음말과 참고문헌으로 마무리됩니다. 구성상 특이할 것은 없지만 본문부의 구성은 엔진 전문가답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먼저 <머리말. 엔진 역사의 결정적 순간을 돌아보다>에서 엔진에 대한 기본적 맛보기를 보여준 다음 본문에서 용도별 엔진으로 분류하여 세세하게 엔진에 대해 설명하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1부>는 용도별 분류는 아니고 인류가 처음으로 엔진을 만들어내기까지 엔진과 유사한 것들, 혹은 근접한 엔진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학교에서 배웠던 제임스 와트가 만들었다는 증기기관만 알고 있던 저로선 책 읽는 매 순간이 신세계를 접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2부>는 산업용 엔진, <제3부>는 선박용 엔진, <제4부>는 항공용 엔진, <제5부>는 자동차용 엔진, <제6부>는 전차용 엔진, <제7>부는 기관차용 엔진인데 이런 명칭의 엔진이 있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죠.

 

 

  

 

 

엔진에 대한 기술적인 이야기는 풀어쓰기 어려운 내용이기에 이 후기에서는 언급하지 않으렵니다. 대신 엔진의 발전사 위주로 정리해볼까 합니다. 그런데 일본인 저자가 쓴 내용이라 그런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서 개발된 엔진들이 다수 나오고 있습니다. 당시 시대상황상 엔진이란게 국가적 비밀사항이었기에 어쩔 수 없어 보이긴 하지만 좀 아쉽긴 합니다.

저자는 엔진의 시작을 약 2천년전 알렉산드리아의 그리스인 헤론이 만든 반동 증기터빈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가 만든 증기터빈은 단순한 장난감 수준이었지만 엔진의 기본 원리인 열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변환하는 최초의 장치였다는 것이죠.

저자는 고대과학기술은 유럽보다 중국이 앞서 있었지만 15세기경 일어난 르네상스를 계기로 단숨에 추월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었지만 그 중 하나가 데카르트의 철학, 이론적이고 수학적인 사고방식이 자리잡게 되면서부터 추월이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이러한 데카르트의 사고방식이 기술자가 가져야 할 기본 사상이라고 생각한답니다. 

 

 

  

 

 

책에는 르네상스 시기 천재적인 미술가이자 조각, 건축, 과학 등 다방면에 많은 업적을 남겨놓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에서 엔진을 묘사한 것이 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이 밝혀진 것은 1972년의 일로 그의 스케치 중 구석에 그려진 그림이 바로 엔진을 묘사한 것이라 하네요. 대기압의 존재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던 시기에 이런 아이디어를 구상했다는게 더 놀라울 따름이라네요. 그가 남긴 스케치를 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를 다녀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책에는 인류의 첫 엔진으로 하위헌스 엔진을 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물을 퍼내기 위한 용도로 1600년대 중반 하위헌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화약과 대기압(진공)으로 움직이게 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것과 동일한 원리랍니다. 1698년에는 석탄 증산을 위해 갱도의 물을 퍼내기 위해 고안된 세이버리 엔진이 등장하였답니다. 이 엔진은 하위헌스의 화약 엔진에서 증기 기관까지 이르는 엔진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데 이후 많은 이들의 개선을 거쳐 1712년 뉴커먼 증기기관이 탄생하게 되었답니다. 저자는 이러한 엔진의 탄생 배경을 영국의 제국주의 국가가 운영하는 탄광의 지하수 반출이라는 커다란 요구 때문에 발명된 것이라 하면서 영국여왕 승인하에 해적질을 하던 드레이크가 스페인 함대를 격파했기 때문에 엔진이 발명되었다 볼 수도 있지 않겠냐라 하고 있습니다.

 

 

  

 

 

엔진 중에는 특이하게도 연료를 양치식물의 포자로 한 것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바이오연료를 사용한 것과 같은 것이라는데 바로 니에프스 엔진이라 합니다. 화석연료 대신 포자분말을 공기와 함께 주입하고 점화 폭발시켜 피스톤을 움직이는 원리로 이는 압축 푹발행정을 기본으로 하는 디젤 엔진를 탄생시키는데 중요한 아이디어가 되었답니다. 디젤 엔진을 발명한 루돌프 디젤은 처음엔 포자분말 대신 석탄을 갈아 고운 가루로 만든 미분탄을 사용한 디젤 엔진을 만들었는데 중일전쟁 당시 일본은 이를 도입하여 미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석유의 소비를 줄이고자 했었는데 현재까지 일본에 남아있는 미분탄 엔진은 거의 없다네요. 놀라운건 독일에서 이 엔진을 항공기용으로 개발하여 실제 비행에도 성공했었다는겁니다. 연구성과 부족과 경제성이 떨어져서 도중에 개발이 중단되었다지만요.

 

 

  

 

 

이 외에도 B&W 디젤엔진처럼 4층에 걸쳐 제작될 정도로 거대한 선박 엔진과 휘발유, 경유는 물론 유채기름, 어유 등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었기에 일본군부가 보급되지도 않은 헤셀먼 엔진을 개발실용화하여 잠수함에 탑재하였다는 내용 등 일반인들은 잘 알 수 없는 내용들이 책에는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저자도 일본 군부가 일으킨 태평양전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그것은 기술자로서 이길 수 없는 전쟁에 일본을 몰아갔기에 그런 듯 보입니다. 아무튼 전쟁으로 많은 신문물이 발명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입니다만 그것들이 인명을 살상하는데 쓰여지지 않고 인류문명을 발전시키고 인간들 삶을 개선하는데 쓰여지기를 소망할 뿐입니다..

증기의 팽창력으로부터 시작된 엔진의 기본원리는 인류에게 새로운 동력원으로서 산업혁명을 불러오고 현재에도 많은 쓰임새로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는데요. 그러한 엔진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 괜찮은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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