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역사여행
유정호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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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방구석 역사여행'

- 알고 가면 재밌는 대한민국 역사 이야기 -

 

 

 

 

 

 

지은이 : 유정호

펴낸곳 : 믹스커피

발행일 : 2020년 6월 16일 초판1쇄

도서가 : 19,800원

 

 

 

올 봄부터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닥쳤습니다. 한국에서 입국을 불허하는 나라가 한 때 수십개국에 달했었다 하죠. 그래서 그런지 생활 속 거리두기로 경계를 좀 완화하면서 국내 여행 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에는 가볼만한곳 참 많지요. 시간과 돈이 없어 못가는거지 여유만 있다면 누구나 멋진 비경이 펼쳐지는 그런 명소에 가고 싶어합니다. 

얼마전 이러한 사회적 현상과 맞물려 출간된 듯한 도서제목의 책을 입수했습니다. <방구석 역사여행>. 정말 시간없고 돈 없어서 여행 못가는 분들에게 혹할 만한 제목이라 여겨졌죠. 더우기 코로나 사태로 한달여 동안 집에만 콕 들어박혀 지낸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니 말입니다. 처음 책소개에서 목차를 보고 책을 가이드 삼아 찾아가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는데 책 읽어 보니 정말 그렇게 되더군요. 이 책 읽고 나서 승동교회와 길상사, 동국사에 다녀왔답니다.

 

 

저자는 중고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현역 선생님으로 SNS를 통해서 우리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답니다. 책 내용중에는 자녀들과의 동반여행을 갔다는 얘기가 꽤 많이 나오더군요. 내용 중에는 현재 사실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종종 보이던데요. 추측컨데 저자가 시간이 좀 지난 오래전 여행에 대한 기록이기에 지금과는 좀 다른 내용으로 보여지는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책은 지역별로 하나의 장을 구성하여 우리가 갈 수 있는 한반도 남부의 가볼만한 곳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은이의 말_무심코 지나친 동네도 소중한 역사여행지다!'로 시작되어 '1장. 서울', '2장. 경기도', '3장. 강원도', '4장. 충청도', '5장. 전라도', '6장. 경상도', '7장. 제주도', 그리고 '참고자료'와 '찾아보기'로 책은 마무리됩니다.

 

 

 

 

 

책의 도입부에는 책에 수록된 곳들을 지도로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 각 장의 첫페이지에서 더 자세하게 지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사진과 함께 알려주고 있구요.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이죠.

 

 

 

 

 

일단 책 보고 제일 먼저 찾아갔던 곳부터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곳은 서울 인사동길 초입에 교회 들어가는 골목길이 있는 승동교회입니다. 책에 따름 이 교회는 1893년 미국 북장로회 소속의 선교사 사무엘 무어가 곤당골(현재의 을지로1가)에 교회를 설립했는데 이것이 승동교회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처음 시작 당시엔 신도 수가 열명 남짓이었는데 사람 취급받지 못하던 백정들이 백정도 공부하게 해준다는 이곳에 몰려들면서 교세를 확장하게 되었다는데요. 당시 신도 대부분이 백정이었기에 사람들은 이 승동교회를 백정교회라 불렀다고 하네요. 백정을 사람으로 봐주지 않았던 조선말기의 사회적 분위기와는 달리 인간으로 대해주는 목사의 모습에 많은 백정들이 이곳에서 기독교로 개종하고 신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이 교회를 찾아간건 퇴근하고 밤 느즈막한 시간대였어요. 조계사 앞에서 교회 들어가는 골목까지 찾아가 안으로 들어서려는데 왠 중년남자가 가로막아 왜 들어가냐면서 내쫓더군요. 오래된 교회라기에 건물 둘러보려 했지만 거만한 자세로 신도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며 돌아가라고 합니다. 중년남자 뒤 건물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보였는데 신도들인가 봅니다.. 여튼, 모처럼 시간 내서 갔었던 승동교회는 보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다음으로 이야기하려는 곳은 길상사입니다. 여기는 그간 세네번 갔었던 곳이었는데 책 읽은 후 한번 더 가게 되었습니다. 정계인사들이 주로 모이는 전국 3대 고급요정이었던 대원각 건물과 부지를 사찰로 고쳤다는 길상사는 그 유명한 법정스님이 개창하신 사찰입니다. 대원각을 법정스님께 시주한 분은 시인 백석과의 사랑으로 유명한 김영한(아명-자야, 법명-길상화)이란 분이구요.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책에 자세히 나와있지만 인터넷에서 검색해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길상사에 들어가보면 경내의 분위기는 사찰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사찰 정문을 지나 법정스님이 주석하시던, 지금은 진영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길로 들어서면 신선계에 들어가는 느낌을 받게 되지요. 그곳에 있는 스님들 거소에 하룻밤 묵고 싶을 정도로 어찌나 부럽던지요. 그 초입의 실개천 건너편에는 김영한님의 공덕비와 영정이 모셔진 작은 전각이 한채 있습니다. 그런데 책에는 공덕비만 있고 전각은 없는 옛 모습 사진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소소하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이 읽으면서 꽤 많이 눈에 띄었어요.

 

 

 

 

 

군산에 자리하고 있는 동국사는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본식 사찰입니다. 광복을 맞이한 후에 금강선사라는 일본식 이름을 동국사(東國寺)로 고치고 건축물은 그대로 이용하고 있답니다. 그간 군산에 여러번 다녀왔지만 정작 이 사찰만은 들리지 못했었는데 책 본 김에 주말에 동국사에 다녀왔죠. 오가는데만 6시간 넘게 걸렸지만 보람찬 여정이었어요.

책에는 동국사에 대한 연혁과 함께 당시 시대상황에 따른 금강선사(지금의 동국사)의 역할 등 많은 정보가 나옵니다. 처음 가보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참으로 요긴한 내용들이었어요. 책에는 일본 스모 선수가 동국사에서 기생을 옆에 두고 술을 마시며 즐기는 모습이 담겨 있는 사진이 법당 내부에 걸려 있다고 했었는데요. 사찰 방문하면서 그 사진 찾아보려 마음 먹었었기에 법당 내부 구석구석 찾아봤지요. 출입을 삼가해 달라는 문간 뒤 복도의 벽면 구석에 걸려 있더군요. 책을 통해 사전에 이런 사진들이 있었다는걸 몰랐다면 절대 볼 수 없었던 사진이었죠.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이 책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요즘처럼 여행 다니기 껄끄러운 시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책을 통해 여행지 정경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가 있으니 다행입니다. 이 책은 그런 목적에 부합되는 책이라 생각되네요. 좀 아쉬운건 현장 사진이 많이 수록되어 있지 않다는 것과 지금의 모습과는 좀 다른 정경의 사진들이 있더라는 점, 그리고 저자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부분들이 좀 아쉬웠어요. 하지만 몰랐던 여행지에 대한 정보와 상식들이 풍부하게 기재되어 있다는 점이 이러한 아쉬움을 커버하고도 남는 것 같습니다.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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