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원 기행 - 역사와 인물, 교유의 문화공간
김종길 지음 / 미래의창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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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한국 정원 기행'

- 한국 정원의 품격을 찾아가는 참된 역사 인문 기행의 여정 -

 

 

 

 

 

 

지은이 : 김종길

펴낸곳 : 미래의창

발행일 : 2020년 6월 1일 초판1쇄

도서가 : 17,000원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이라 하여 7개 사찰이 등재된 적이 있습니다. 

전 그 소식 접하고 그 해에 그 7개 사찰 순례를 했었는데 그때 느낀 감흥으로 인해 지금까지 사찰 탐방 틈틈히 가곤 합니다. 

2019년에는 '한국의 서원'으로 9개 서원이 등재되었다길래 서원도 탐방해볼까 했었지만 대부분 남도에 위치한지라 거의 포기하다시피한  상황이었죠. 

그러다 최근 '한국 정원 기행'이란 도서를 입수하게 되어 읽어보았는데 우리나라에도 가볼만한 정원들이 많다는데 놀랐답니다.

책을 통해 본 우리의 전통 정원들은 사찰이나 서원과는 그 느낌이 많이 다른 풍류와 멋이 엿보이더군요.

서원보다 전통정원부터 봐야 하지 않나 싶었지만 이 역시 대부분 남도지방에 몰려 있단 단점이 있더랍니다..

 

 

 

 

 

세상의 공간을 여행하고 기록하는 인문여행가라는 저자는 '남도여행법', '지리산 암자 기행'과 같은 인문여행 서적들을 집필하였다 합니다. 

문화재, 명승지와 관련된 많은 글을 썼고, 다수의 방송에도 자문과 출연을 했으며, 각종 기관과 단체에도 강연을 해오는 등 이 분야에 경력을 쌓으신 전문가라 여겨졌죠. 

필명이 김천령이라 하기에 검색해 보니 블로그와 트위터가 조회되지만 한동안 글을 올리지 않으셨더군요..

의외로 놀라웠던 것은 블로그에 있는 저자의 사진을 보니 생각 외로 젊은 분이었다는 점이랍니다. 

책에 수록된 글을 읽어보면 오랜 경륜이 느껴지는게 연배 있는 분이라 생각이 들었거든요.^^

 

 

 

 

 

책은 <프롤로그>와 <서문-한국 정원 들여다보기>로 시작되어 <1부. 조선의 3대 민간 정원>, <2부. 별서 정원>, <3부. 주택 · 별당 정원>, <4부. 한국의 정원>으로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주/참고문헌>으로 마무리됩니다. 

1부에서 3부까지에선 18개의 정원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고 4부에서는 33개의 정원과 고택 등을 각각 한페이지씩 할애하여 간략하게 보여주고 있지요. 

1부에서 3부까지의 내용은 읽는 재미가 쏠쏠한게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읽었는데 눈이 침침해지는 통에 쉬엄쉬엄 봐야 한다는게 안타까웠답니다.^^

 

 

 

 

 

서문에는 개인적으로 강진 백운동 별서정원으로 생긴 궁금증,  정원과 원림에 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처음 강진 방문시 가보았던 백운동 별서정원은 공식명칭이 '백운동 별서정원'이었는데 몇 년 뒤 '강진 백운동 원림'으로 개칭되었단 걸 알게 되면서 정원과 원림이 뭐가 다른건지 그것이 궁금했었지요.

 

 

[ 左 - 2017년 여름,   右 - 2019년 겨울 ] 

 

 

 

정원(庭園)은 울타리 안에 흙과 물, 여러 식물이 어우러진 공간을 의미하지만 19세가말 일본인들이 만들어낸 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원림(園林)이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 역시 중국에서 쓰는 말이라고 하네요.

저자는 우리 엣 문헌을 찾아 보니 가원, 원림, 정원, 원정 등 다양한 표현들이 쓰였다면서 통일된 용어는 없어 보인다고 하는데요.

별서(別墅)는 지금의 별장과 유사한 것 같고, 정원과 원림은 울타리 내부로만 공간이 한정되었는가(정원), 주변 경관까지 포함하고 있는가(원림)에 따라 구분된다는 것 같습니다. 

별서 정원은 보통 담 밖의 자연풍경도 정원의 한 요소로 끌어담는다는 차경기법을 많이 적용하여 우리의 전통 정원 특징들을 잘 보여주고 있답니다.

이 외에도 많은 것들을 설명해 주고 있는데 명확하게 이거다라고 표현하지 않은 부분이 꽤 있어서 나름대로 해석해 가며 읽었답니다.^^

 

 

 

 

 

1부는 우리나라 3대 전통정원이라 일컬어지는 윤선도의 전남 보길도 부용동 원림과 양산보의 전남 담양 소쇄원 원림, 정영방의 경북 영양 서석지를 보여주는 파트인데 사진도 멋지지만 글솜씨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게 책 다 읽을데까지 이어지더랍니다.

보길도는 30년전 딱 한번 가보았는데 책을 통해 세연정 모습 다시 보니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새롭게 느껴지더군요.

당시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다 있구나 감탄하던게 생각나면서도 그때 제대로 본 게 뭐 있으려나 싶었구요.^^

소쇄원과 서석지는 아예 발걸음 한번도 못했던 곳이기에 그 내용 보고 또 보면서 담양과 영양에 갈 일 있으면 반드시 들리겠단 마음 다져먹었습니다.^^

 

 

 

 

 

2부는 별서 정원을 주제로 모두 9곳이 나오는데 의외인 것은 다산초당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다산초당도 규모는 작지만 엄연한 별서이고 정원을 가꾼 곳이라고 하는데 따지고 보면 맞는 말 같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장에 나오는 별서 정원 중에 강진 백운동 별서정원과 다산초당만 가봤고 나머지는 전혀 경험없는 곳이었는데 책 지면으로 봐도 참으로 멋진 정경을 보여주는 곳이더군요.

일단 가까운데 자리한 석파정부터 찾아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는데요. 하지만 성락원은 개인소유로 일년에 한두번 밖에 개방을 안한다니 살펴보긴 어려울 듯 싶네요..

 

 

 

 

 

3부는 고택과 별당을 주제로 모두 6개 장소가 수록되어 있었는데 여기 역시 강릉 선교장 외에는 가본 곳이 없었습니다.

이 책 읽으면서 우리나라에서 한번도 못 가본 명소들 정말 많더라는걸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었죠.

여기에선 대부분이 고택에 부속된 정원들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사진상으로도 무척 화려한 모습들로 보였어요.

그 정경들을 직접 방문하여 두 눈을 통해 살펴 보고 싶단 생각이 굴뚝 같았습니다..

 

 

 

 

 

4부는 한페이지에 하나씩 소개하는 장인데 사진 달랑 한장에 내용도 매우 간단하게여 무척 아쉬움이 남는 장이었습니다.

이 장에 수록된 정원들은 소실되고 터만 남거나 복원이 덜 된 곳, 지금은 정원은 사라지고 고택만 남은 곳들이 대부분이었구요.

특이한 건 남원 광한루원과 수원 화성 방화수류정, 경주 안압지, 부여 궁남지, 경주 포석정지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인데 연못 정원도 정원이라니 뭐라 할 말은 없습니다만 정원의 범주를 어디까지 봐야하는 것인지 좀 헷갈려졌습니다. 

 

 

 

 

 

책은 우리나라 전통 정원의 구성과 형태, 조경과 같은 정보들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정원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그 방법까지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정원을 만든 사람에 대한 내용과 당시의 시대상황이 정원에 어떻게 반영되었고 정원가의 사상은 어떻게 구현되었으며 후손들은 정원을 어떻게 유지해 왔는지도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구요. 

책의 이러한 구성과 내용들은 실제 현장 탐방시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하겠지만 이렇게 책으로 보아도 마치 현장에 간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해주는 것 같아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에 나오는 정원들이 집에서 가까웠다면 당장 책 옆에 끼고 찾아가고픈 마음이 들 정도로 참 좋은 내용들이었죠.

우리의 전통 문화나 문화재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으신 분이라면 열독해보시라 권하고 싶은 그런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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