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타이베이 - 대만의 밀레니얼 세대가 이끄는 서점과 동아시아 출판의 미래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우치누마 신타로.아야메 요시노부 지음, 이현욱 옮김, 박주은 감수 / 컴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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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후기]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타이베이'

- 대만의 밀레니얼 세대가 이끄는 서점과 동아시아 출판의 미래 -

 

 

 

 

 

 

지은이 : 우치누마 신타로, 아야메 요시노부

사진 : 야마모토 가요코

옮긴이 : 이현욱

펴낸곳 : 컴인

발행일 : 2020년 5월 28일 1판1쇄

도서가 : 22,000원

 

 

 

7080세대들에게 있어서 서점은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장소 아닌가 싶습니다. 80~90년대 20대 시절을 보낸 분이라면 시내중심가에 자리한 대형서점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던 기억은 누구나 한번쯤은 떠올릴 추억일테니까요.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서점들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인터넷의 발달로 온라인구매가 가능해지면서 직접 서점에서 가서 책을 사기보다는 편하게 집에서 받아 보는게 대세가 되어 그때부터 동네서점이 점차 사라졌던 것 같습니다. 1994년쯤 등장했던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Amazon)이 결정적이었겠죠. 여긴 당시 인터넷서점으로 출발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로 거듭난 것 같습니다.

얼마전 이러한 서점과 어느정도 관련이 있는 독특한 컨셉의 책을 읽었습니다.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타이베이'란 책인데 2번째로 출간된 책이랍니다. 이 책 이전에 서울편이 먼저 출간되었다던데 읽어보진 않았지만 이 책과 유사한 컨셉이겠죠? 책은 독립서점만이 아닌, 독립출판사, 온라인서점은 물론 출판 기획과 편집, 홍보, 유통에 이르기까지 책과 관련된 다양한 종사자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책은 40대 일본인 3분이 공동 작업으로 출간되었답니다. 2분은 북 코디네이터이자 출판사 대표인 분과 출판사 편집자인 분이고 1분은 사진작가입니다. 출판사 대표와 편집자로 일하는 분들이기에 서점과 출판계에 대한 동향이나 미래에 대해 어느정도 지식과 경험을 갖춘 분이라 여겨지는데요. 이분들은 출판계의 미래가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고 여기는 듯 보입니다. 책에 수록된 글에도 그러한 분위기의 내용들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더군요. 하지만 60~70년대생들과는 가치관이 완전히 다른 80~90년대생들이 서점이나 북카페를 열고 책을 직접 만들면서 새로운 유형의 문화사회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주류 미디어나 출판으로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없으니까 직접 책을 만들고 서점을 여는 거라는군요.

 

 

책을 펼치면 제일 먼저 Contents(목차)가 나오고 이어서 대만을 보여주는 사진 4페이지로 나옵니다. 본문 마지막에서도 대만의 정경을 보여주는 사진 4페이지가 나오구요. 사진을 넘기면 바로 'Departure(시작하며)'로 저자가 하고 싶은 말들로 채워진 글들이 나옵니다. 여기까지가 책의 서문에 해당하는 파트이고 다음 페이지부터 24개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독립서점과 잡지의 편집장 또는 대표들과 온라인서점 편집장, 북디자이너 등 대만에서 주목받는 서점과 출판업계 인사들의 인터뷰 내용들을 보니 한국이나 일본, 대만 모두 최근 들어 독립서점과 독립출판 열풍이 불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서울'편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들었어요.^^

 

 

 

 

 

대만에는 한국의 예스24나 알라딘과 같은 온라인서점으로 '보커라이(博客來)'가 대표적이라고 합니다. 대만 최대 규모 온라인서점이라는 보커라이는 지금은 아마존이나 한국의 온라인서점들처럼 종합 온라인 쇼핑몰로 확대되었다는데 책방 운영자들에게 가장 유명한 온라인서점이 어딘지 물어보면 하나같이 이곳을 말한다는군요. 대만은 한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도서가격 할인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가격경쟁이 심하답니다. 그리고 대만 최대의 오프라인 서점은 1989년 개업한 청핀서점(誠品書店)이랍니다. 라이프스타일 서점의 개척자라 불린다는 청핀서점은 창업자가 주방설비회사 경영자였다는데요. 본업에서는 굉장히 성공했지만 정신적으로 공허감을 느껴 자신의 존재의식을 찾으려고 서점을 시작한 것이라네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독서와 예술)을 하기 위해 서점과 갤러리를 열었다는데 참 대단한 분이죠.~

 

 

 

 

 

책 본문 중 24번째 이야기는 특이하게도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아시아 북마켓'이라는 북페어 이야기였습니다. 2018년도에 개최된 이 행사에는 책에 등장한 폰딩과 샤오르쯔, 전원도시, 빅이슈 타이완, 꽁치, VOP, 립과 같은 대만 독립출판사들과 땡스북스, 유어마인드 등 한국 독립출판사들이 대거 참가하였답니다. 물론 일본에서 열린 북페어이니만큼 일본에서도 50여개 참가자가 있었다 하구요. 2페이지에 소개된 내용은 간략했지만 대만과 한국, 일본이라는 동아시아 국가에서 종사하고 있는 출판업계들간에 교류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었음 하는 바람으로 수록한 내용 같았습니다

 

 

책의 마지막 결어 부분은 'Arrival(마치며)'와 'My Place in Taipei(내가 좋아하는 타이베이)', 'Taipei Map(타이베이 지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 '내가 좋아하는 타이베이'는 이 책에 나오는 12+2명의 인터뷰이들이 추천하는, 타이베이 시내에서 좋아하는 장소를 소개하는 내용이었죠. 그런데 그 장소 중에는 '우리 집 옥상'도 있더군요.ㅎㅎ 각자 소개하는 좋아하는 장소들을 보니까 인터뷰이 성향들이 엿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내용은 대만의 많은 독립출판사들은 출판과 다른 일을 병행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자는 일을 병행하는 이유가 자아실현을 얻고자 하는데 더 큰 목적이 있는게 아닌가 말하는게 특히 그러했죠. 제 생각에 이 말인즉은 독립출판이나 독립서점을 하는건 자신이 하고 싶은 일로서 부업으로 하는 것이고 생활을 위한 수입은 본업에서 확보한다는 의미라 여겨졌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부업이 경제적인 이유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고 하네요. 청핀서점의 창업주도 이와 같은 이유로 서점을 개업했었다니 맞는 말 같긴 합니다만 평생을 살아가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부업으로라도 영위하면서 살아가는, 그런 인생길을 걷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네요.. 그런 측면에서 보니까 제가 틈틈히 작성하는 이런 도서후기나 여행후기도 그런 범주에 속하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출판업계가 어렵다는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죠. 그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역시 같은 상황이랍니다. 하지만 최근 독립서점과 독립출판으로 대변되는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여 예전과는 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책이나 잡지들을 출간하고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기반으로 창조적인 문화생활을 영위하는데 있어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고 이용할 수 있는 존재로 탈바꿈하는 중이라고 하네요. 최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북 카페처럼 말입니다. 

책 읽어보니 이웃나라 대만의 독립서점과 독립출판업계 경향을 살펴보려면 이만한 책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서울편 빨리 구해서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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