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 - 20세기를 뒤흔든 제2차 세계대전의 마지막 6개월 마이클 돕스의 냉전 3부작
마이클 돕스 지음, 홍희범 옮김 / 모던아카이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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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1945 (Six Months in 1945)'

- 20세기를 뒤흔든 제2차 세계대전의 마지막 6개월 -

 

 

 

  

 

 

 

지은이 : 마이클 돕스(Michael Dobbs)

옮긴이 : 홍희범

펴낸곳 : 모던아카이브

발행일 : 2019년 12월 23일 초판3쇄

도서가 : 27,000원

 

 

 

  

 

 

서기 1945년. 단기로는 4278년이자 불기로는 2489년, 간지로 따지면 갑신년인 이해에는 한반도 거주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이 해가 어떤 해인지 인지하는 년도이죠. 바로 일본제국으로부터 해방되어 광복을 맞이한 해입니다. 독일과 이탈리아,일본으로맺어진 추축국(樞軸國, Axis Powers)이 프랑스,영국,미국,소련,중국의 연합국(聯合國, Allied Powers)에게 무조건 항복하여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면서 시대적으로 현대의 시작점이라고 보게 되었다는 세계사적으로 엄청난 전환점이 되었던 해이기도 하지요. 아쉬운건 이 이후에 같은 연합국 소속이었지만 미국과 소련이 전 세계를 두고 패권 쟁탈전을 벌이는 통에 냉전이 시작되고 한반도는 분단되어 버렸다는 점이죠.

 

얼마 전 1945년의 그 긴박했던 순간들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책 한권을 입수하게 되었습니다. 원 제목은 "Six Months in 1945'인데 <1945>란 제목으로 번안된 도서로 그해 2월 얄타회담에서부터 8월 히로시마 원폭투하까지의 이야기들이 수록된 책입니다. 어찌나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는지 책에 묘사되는 그 많은 장면들이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눈 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습니다.

 

저자는 베테랑 기자 출신의 논픽션 작가입니다. 몇 달전 쿠바 미사일 사태로 촉발된 유사 이래 가장 위험했던 핵전쟁 발발 가능 상황을 생생하게 담아낸 "1962"를 읽었었기에 저에겐 낯설지 않은 인물이지요. 이번에 냉전 3부작의 시작점이라 할 첫번째 작품 <1945>를 읽으면서 그 내용들이 어찌나 생생하게 다가오던지 다시 한번 저자의 필력에 감탄하게 되었는데요. 조만간 마지막 작품 "1991"도 읽어 봐야 겠어요. 이건 저도 뉴스를 통해 실제 접했던 시기에 발생한 시기인 만큼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 지 매우 궁금해집니다.

 

  

  

 

 

책은 <서문>에 이어 <1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 <2부. 철의 장막이 드리워지다>, <3부. 평화가 아닌 평화>, 그리고 <감사의 말/주석/참고문헌/색인>으로 마무리됩니다. 20세기를 뒤흔든 제2차 세계대전의 마지막 6개월 중 이후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세기의 정상회담, 얄타회담과 포츠담회담을 긴박감있게 보여주고 있는데 현대사의 중대 전환점이라 할 이 회담들이 어떤 분위기로 흘러가게 된건지 잘 알게 해주는 내용들이었습니다. 내용 구성이 기본적으로 시계열 순서대로 되어 있기에 편년체라 여겨지지만 1부에서처럼 인물 중심으로 쓰여져 기전체 형식도 살짝 가미되었고, 전체적으로 보자면 얄타회담과 포츠담회담이 중점이기에 사건별로 서술하는 기사본말체도 섞여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역사서 편찬체재를 다 갔다 쓴 책이라 봐야겠네요.ㅎㅎ

 

  

 

 

제1부는 1945년 2월 3일부터 2월 13일까지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장으로 2월 4일부터 11일까지 크림반도 남부에 위치한 얄타에서 개최된 회담에서 세 연합국의 지도자였던 루스벨트와 처칠, 스탈린이 어떻게 회담에 임했는지를 보여주는 장입니다. 회담 당시의 전쟁 상황은 이탈리아는 이미 항복했고 독일은 패전이 확실시 되는 시점이었지만 일본은 아직 확실치 않은 상황이었는데 회담 결과 발표된 성명서를 보면 독일이 항복하면 4개국이 분할 점령하고 폴란드는 소련이 내세운 임시정부를 두기로 하며 유럽 국경선과 전쟁 배상금, 소련의 일본에 선전포고하여 참전하기로 합의되었다죠. 아무튼 회담에 등장하는 세 정상들의 행태를 보면 미국과 영국이 소련의 환심을 사려 했었지만 철저히 소련에게 당한 것 같습니다. 버젓이 영국 런던에 존재하고 있는 폴란드 망명정부를 무시하고 종전 후 폴란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 세 정상들이 회담하는 모습을 보면 무늬만 바뀌었지 식민지 쟁탈전에 뛰어들어 자기 몫을 챙기려 했던 제국주의자들 행태와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이러한 냉엄한 국제정치의 현실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네요..


  

 

 

루스벨트가 건강이 좋지 않았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몇시간 업무도 보기 힘들어할 만큼 중환자 상태였다는건 믿기 어려운 사실이었습니다. 심지어 회담 중 잠시 쉴 때엔 멍하니 정신나간 사람처럼 있었다는 참모의 증언을 보니 안타깝기까지 하더군요. 희한한건 그런 건강상태였던 루스벨트가 자신은 스탈린을 설득할 방법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행동했었다는겁니다. 책에 쓰여진 내용대로라면 그는 스탈린에게 회담내내 휘둘리다가 거의 대부분을 양보한채 합의문에 서명한 것이라 여겨지네요. 그에 비함 스탈린은 철저한 회담 준비로 자신의 의도대로 회담을 이끌어서 동유럽을 소련 영향권에 두는 성과를 얻어낸 걸로 보입니다. 처칠 역시 회담 한주전에 걸렸던 열병으로 건상상태가 그리 좋진 않았지만 거대한 러시아 곰과 엄청난 미국 코끼리 사이에서 어디로 가야할 지 아는 작은 사자가 바로 영국이라고 믿고 소련이 연합국의 일원으로 계속 참전하게 하려고 했다지만 회담 결과를 보면 결국은 들러리만 선 꼴이 된 것 같습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 대강은 알고 있었지만 책은 마치 현장에서 듣고 보는 것처럼 생생한 묘사를 하고 있기에 더욱 놀랍게 다가오더군요..

 

  

 

 

제2부는 2월 27일부터 6월 24일까지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장입니다. 이 장은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시작되는데 스파이들 천지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그곳에 루마니아 경비병과 시위대의 유혈사태가 발생하여 소련군이 개입하게 되고 결국로 공산당이 지배하는 좌파연립정권이 수립되게 되어 이로 인해 소련의 고문단 다수가 들어오게 되고 미국과 영국 관계자들은 떠나게 되었답니다. 이는 얄타회담에서 합의한 원칙과는 다르게 진행된 상황이었는데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의 동유럽 국가에서 이와 같이 스탈린의 '분할 후 통치'라는 정치전술에 따라 공산주의 정권이 확산되었다 합니다.

 

  

 

 

4월 12일 루스벨트가 뇌출혈로 사망하면서 트루먼이 그 후임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되는데 책에는 이에 대해선 자세하게 나오진 않습니다. 이 때부터 미소간의 관계는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고 붉은 제국 소련은 동유럽에 철의 장막(Iron Curtain)을 드리우기 시작했답니다. 4월 30일 패전을 직감한 히틀러는 자살하고 5월 2일 소련군에 의해 베를린이 장악되고 5월 8일 독일은 항복하였는데 처칠이 3월 웨스트민트터 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처음으로 '철의 장막'을 언급하면서 공산주의 확산을 경고합니다. 하지만 이미 굳건하게 드리워진 철의 장막은 유럽세계를 양분하게 되었죠. 이 와중에 미국은 개발 중인 원자폭탄이 소련을 다룰 결정적 우위를 제공할 외교적 무기로 보았지만 소련은 미국의 맨허탄계획 정보를 빼내오고 독일이 진행하던 원자력 계획과 은닉했던 우라늄을 손에 넣어 미국보다 늦지만 1949년에 개발하게 됩니다.

 

 

 

 

3부는 미군이 서베를린을 점령한 7월 4일부터 7월 16일부터 8월 2일까지 개최된 포츠담회담과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추하된 날, 그리고 그 전후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장입니다. 미국 군인들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트루먼은 스탈린에게 교대일전 참전해달라고 교묘한 표현으로 요구하는 서한을 보냅니다. 회담에서 스탈린과 트루먼은 향측 점령지를 따라 발트해에서 아드리아해에 이르는 가상의 경계선을 기준으로 정치적 분단의 합의되지요. 하지만 한반도에 대한 내용은 나오질 않습니다.. 책에는 히로시마 원폭투하가 있었던 8월 6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트루먼은 원폭 투하 긴급전문을 듣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건이라고 했다 하고, 스탈린은 그 소식을 듣자 대일전 참전을 가속화시켰다고 합니다. 원자폭탄이 일본이 아니라 소련을 겨냥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군요. 이로 인해 8월 9일 동틀녘에 소련군 150만명이 약 4370㎞에 달하는 국경선을 넘어 진격로 6곳으로 쏟아져 들어가게 되었고 압도적인 소련군에 밀려 일본군은 후퇴를 거듭하게 되었으며 소련군은 만주 동부를 장악한 뒤 한반도를 휩쓸면서 들어왔지만 38도선에서 미국과의 합의에 따라 진격을 멈추게 되었답니다. 이후 우리의 상황은 다들 아시는 그대로구요. 소련군이 만주를 공격하기 시작한지 10시간 뒤에는 미국이 2번째 원자폭탄을 나가사키에 투하했고 일본은 6일 뒤인 8월 15일 항복하게 됩니다. 일본에 대한 마지막 결정타를 날리기 위한 경쟁이 미소 양국간 벌어진 것이죠. 이게 다 냉전의 라이벌로 서로를 인식하게 되었기 때문이랍니다.

 

  

  

 

 

서두에도 말했듯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둔 2월부터 6개월간 있었던 국제정세를 결정지은 시기에 관련자들의 모습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1945>. 다큐멘터리인지 소설인지 헷갈릴 정도로 너무나 현장감있게 표현되어 있어 놀랍기만 합니다. 내용이 방대하고 너무나 현장감 넘친 이야기들을 다 읽는데는 시간 많이 소요될 수 밖에 었더군요. 회담에서 행동하는 세 정상들의 모습을 보면 국익을 우선시하여 제국주의 면모를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던데요. 예나 지금이나 강한 국력만이 생존을 보장한다는게 실감이 갑니다. 

얄타회담과 포츠담회담에 대해 자세히 파보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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