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 책과 드라마,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서른네 개의 일본 문화 에세이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1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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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 책과 드라마,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서른네 개의 일본 문화 에세이 -

 

 

 

 

 

지은이 : 최수진

펴낸곳 : 세나북스

발행일 : 2020연 4월 13일 초판1쇄

도서가 : 12,000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 최근 코로나19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고 합니다. 올림픽과 선거를 의식한 일본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뒤늦게 코로나 검진이 진행되어 최근에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고 하지요. 그간 일본 정부가 하는 짓들을 봄 괘씸하지만 그러한 정부와는 무관하게 선량한 많은 일본국민들을 생각함 얼른 잠잠해졌음 좋겠습니다. 그럴리 없겠지만 전쟁범죄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는 일본 정부가 이를 계기로 변화되어 한일관계까지 개선되어짐 더욱 좋겠네요.

 

일본인에게는 그들만의 독특한 성향이 있다고 하죠. 혼네(本音)로 대변되는 그 성향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놓고 말하는 것은 위험하고 성숙치 못하다고 여긴다는 의미라는 혼네와 그 혼네를 감추고 주변과의 조화를 고려하려 하는 타테마에(建前)는 정말 독특한 일본인들만의 성향인 듯 싶은데요. 최근 도서카페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란 책을 읽다 보니 이러한 부분 새삼 느끼게 되었어요. 일본인들은 왜 그런 성향들이 체화되었을까요? 아마도 사무라이(武士)라는 독특한 일본의 계급 때문 아닐까 싶지만 글쎄요.. 그런데 책에는 이러한 내용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저자는 세나북스 출판사의 대표로 2015년부터 1인 출판사를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이 출판사에서 발간된 에세이들을 몇 권 읽은 적이 있는데요. 감수성 풍부한 내용에 공감까지 쏙쏙 되는 그런 공통점들이 인상적이었었죠. 이 책 역시 그러했는데 저자가 일본에 머무르고 거주할 당시에 체험하고 느꼈던 내용들을 후기처럼 기술한 내용들인지라 개인적으로는 일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책은 <들어가며>로 시작되어 <1장. 일본의 책문화와 서점>, <2장. 일본을 걷는다>, <3장. 책과 드라마로 만난 일본>, <4장. 일본의 장인 정신>, <5장. 일본 문화 체험>, <6장. 일본 문화 에세이>로 마무리됩니다. 내용 중에는 일본 관련 많은 인용글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넓고 많은 지식(정보력)에 감탄하게 되더랍니다. 감칠 맛 나는 글솜씨 또한 대단하다 여겨졌구요. 그런데 저자는 '들어가며'에서 "제가 품고 있는 지식과 통찰의 부족함이 끝내주는 에세이를 못쓰는 본질적인 이유"라 말하고 있습니다. 겸손의 표현이라 이해해야겠죠?ㅎㅎ  

 

 

  

 

 

책은 20대 후반 1년동안의 일본 어학연수와 17번의 일본 여행, 3년간 일본 거주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었던 정보들을 가지고 8년에 걸쳐 틈틈히 써왔던 글들을 모아 출간한 것이랍니다. 2012년 7월에서부터 2019년 10월에 이르기까지 모두 34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는 각 글 마지막마다 작성한 년월을 표시하고 있어서 알 수가 있었어요.

 

 

 

 

 

일본에서 전철을 타면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고들 합니다. 저 역시 출퇴근시 전철 안에서 책 읽곤 하지만 일본사람들은 대부분 만화를 보는거라 생각했었죠. 이 책의 첫 이야기가 바로 <일본인과 만화>로 저자도 그런 말들이 사실인지 궁금했었는지 2000년 어학연수 갔을 때 직접 확인해 보았답니다. 아침 출근 시간 통학길에 전철을 타고 관찰한 결과 많은 일본인들이 책을 읽고 있었는데 대부분 만화를 읽고 있었다네요. 머리 희끗한 할아버지 마저 만화 보고 있는 모습에 저자는 문화 충격을 받기도 했답니다.

 

이러한 원인으로 저자는 두가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하나는 일본 출판계의 상황이고 또 하나는 일본어에 대한 분석이죠. 일본 출판계는 만화가 많이 팔리는 덕분에 기존에 발행했던 잡지 중에서 특정주제에 대한 내용들을 발췌하여 단행본처럼 묶어 내는 출간하는 '무크지(잡지의 전권특집)'란 책이 간행될 수가 있답니다. 올 컬러에 내용도 수준급이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무크지가 자주 출간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일본인들의 만화 사랑으로 출판물 전체 판매부수의 30% 이상 차지하는 만화 시장 덕분이라네요. 우리나라의 열악한 도서출판업계 상황을 생각함 출판사 대표의 입장에선 엄청 부러울 만한 내용이라 여겨집니다.

일본인의 만화 사랑은 일본어와 관련 있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이어령 교수의 '축소 지향의 일본인 그 이후'를 예로 들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럴 듯 하긴 한데 그렇다면 우리나라 문자도 그러한데 왜 일본과 다를까 하는 의문이 생기더군요.

 

 

  

 

 

각 장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자발적 프리터를 들어보셨나요?>였습니다. 프리터란 말 많이 들어보았고 단순히 아르바이트하는 사람을 뜻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조금 더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더군요. 우리나라는 비정규직과 취업준비자들을 뜻한다는 '프리터(Freeter ; free + arbeiter)'를 일본에서는 비정규직인 아르바이트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 프리터가 2004년에 217만명이나 되었고 2011년에도 176만명이나 된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프리터에 해당하는 젊은이들을 그다지 좋게 보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일본에선 조금 다르다고 합니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조직에 몸과 시간이 묶이게 되는 정규직 대신 프리터로 생활고를 해결하고 하고 싶은 일은 한다는 풍조가 있다는 것이죠. 2013년 일본 최고 권위 신인문학상 수상자는 75세인 프리터라는데요. 중고교 교사였지만 글 쓰기 위한 시간이 부족해 교사직을 그만 두고 프리터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글을 썼다고 했다는군요.

 

 

  

 

 

우리나라 역시 일본처럼 고령화, 저출산, 정규직 되기 어려운 사회상으로 희망을 잃어버린 젊은이들이 점차 늘어가는 추세라고들 합니다. 책에는 일본 젊은이들이 사회에 대한 불만은 커녕 성공에 대한 욕심조차 없어 보이는 원인을 "일본의 젊은이들은 행복하기 때문이다."라 하고 있어요. 그것은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현재가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라네요. 이루어지기 어려운 미래의 목표는 접어두고 현재 상황을 즐기자는 생각이 지금의 일본 젊은이들의 생각이랍니다. 우리나라도 젊은이들이 이런 생각 가지고 있는건가라고 생각해보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울해지는 것 같습니다.. 심각한 사회문제 아닌가 싶구요..

 

 

  

 

 

책은 가벼운 주제는 가벼운 주제대로, 무거운 내용은 무거운 내용대로 이해하기 쉽고 공감도 잘 되게 쓰여져 있습니다. 이것을 글재주라면 재주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무척 부러운 마음이 들더군요.^^ 일본 여행은 물론 다양한 책들의 글들을 함께 버무려서 하나의 주제를 향해 풀어낸다는 것, 쉽지만은 않을텐데 참 맛깔나게 쓰셨네요. 가볍고 작은 책이지만 들고 다니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러한 에세이 도서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하고픈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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