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통일 세대 - 미래 세대를 위한 북 바로 알기
김이경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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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우리는 통일 세대'

- 분단 후 70여 년, 북은 어떻게 살아왔을까? -

 

 

 

 

 

 

지은이 : 김이경

펴낸곳 : 초록비책공방

발행일 : 2020년 3월 20일 초판1쇄

도서가 : 16,000원

 

 

 

 

 

 

 

남과 북이 갈라져 교류가 단절된지 어언 70여년이 다 되어 갑니다. 1974년 분단 이후 최초로 통일과 관련하여 합의 발표한 역사적인 남북공동성명을 시작으로 통일을 위한 협의와 교류가 지속 있어 왔지만 그 결과물은 거의 없고 여전히 통일이란 열매는 안드로메다만큼 머나 먼 곳에 있는게 현실이죠. 그간 북에 대해 배워온 바에 따름 대부분 거대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같은 곳이고 일부 지배층만이 낙원과 같은 생활을 향유하고 있다고 알고 있었죠. 그런데 그게 전부 사실일까요? 8·15 해방이 되고 남북 각각 정부가 수립되면서 각자의 길을 걸어가던 남과 북은 6·25전쟁(한국전쟁) 발발로 인해 극도의 대치상황에 놓여지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서로 적이라 여길 수 밖에 없었을 것이기에 그에 따라 상대방의 어두운 부분만 부각시키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게 되죠. 하지만 한때는 금강산 여행을 갈 수도 있었고 개성 공단으로 경제교류도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던 시기도 있었죠. 지금은 여러 문제들로 국제적 갈등이 심화되어 대부분의 교류가 끊긴 안타까운 상황이네요..

최근 분단 이후의 북이 걸어온 길에 대해 쓰여진 <우리는 통일 세대>란 책을 읽었습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일런진 모르겠지만 그간 알고 있었던 것과는 다른 것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더군요.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라 생소하다 못해 거슬린단 느낌이 들 정도의 내용들 꽤 나오지만 무척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책 읽다 보니 문뜩 저자에 대해 궁금해지길래 찾아 보았는데 검색되는게 별로 나오질 않더랍니다. 배우만 엄청 나오더군요.^^ 

저자는 2001년 금강산 민족통일대토론회 실무를 맡으면서 북녘을 오가는 것을 시작으로 이후 15년 동안 수시로 북을 오갔던 대북사업 전문가라 합니다. 통일연대 사무처장, 자주교류위원장, 민족통일전국연합 민주민권위원장, 우리겨례하나되기운동본부 사무총장 등 많은 통일운동에 참여하셨던데 현재는 2017년 설립된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상임이사로 재직 중에 있답니다. 사진으로 보니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주머니의 모습으로 어디서 뵌 분인 듯한데요. 보이는 것관 달리 남과 북을 이어주는 활동을 매우 열정적으로 하시는 분 같습니다. 하지만 북체제를 비판하는 우익세력들에게는 이 분이 대표적인 종북성향의 인물로 여겨지는 것 같네요. 인물 검색 하다 보니 이 분에 대한 극과 극의 평가들이 참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여하튼, 북에 많이 방문하였다는 저자가 그녀의 시선으로 본 북녘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졌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책은 <프롤로그. 우리의 미래, 통일 시대>로 시작하여 <1장. 북녘 청소년의 성장기>, <2장. 북녘 인민들 삶의 이모저모>, <3장.북 현대사를 알아야 지금의 북이 보인다>, <4장. 현대사와 함께 성장한 북녘의 문화예술>, <부록. 평양을 보면 북이 보인다>, 그리고 <에필로그. 통일을 준비하는 긴 기다림의 길목에서>로 마무리됩니다. 어느 하나 흥미롭지 않은 내용이 없었는데요. 우리와는 기본적인 사회체제, 시스템이 다르지만 정서나 생활방식들은 우리와 그다지 많이 다른 것 같진 않습니다. 하긴 사회체제가 다르다는게 다른 어떤 것 보다 가장 큰 차이이긴 하네요.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북한'이란 표현을 쓰지 않고 '북녘'이란 표현을 쓴 이유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건 지구상에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있어도 '북한'이란 국가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네요. 우리가 흔히 쓰는 '북한'이고 '조선'이란 용어에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기에 남북이 합의한 '북' 또는 '북녘'이라는 말로 쓰고자 한답니다. 처음엔 북측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 느껴졌는데요. 다시 생각해 보니 종북세력의 자세라 몰아 갈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작부터가 예사롭지 않단 생각이 들었는데 책에는 북측에 더 우호적인 표현들이 꽤 많아 보였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북의 현대사 파트인 3장이었습니다. 우리의 역사 교육에 있어서 북에 관련된 내용은 전무하다시피 하죠. 저자 역시 북이 정통성이라 주장한 항일무장투쟁운동에 대해서 남에서는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 합니다. 저자는 남이던 북이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다루는데 있어서는 객관적인 사실을 근거로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사에 아울러져야 한다 생각하답니다. 우리가 해방이후 정부 수립, 한국전쟁과 4·19, 5·16, 유신개헌, 5·18 등 수많은 사건들이 발생하였고 그 배후에 미국이 도사리고 있었다죠. 북측 역시 소련과 중국이 배후에 있었지만 쿠바 미사일 사전으로 소련이 미국과 타협 노선에 들어가고 중국은 문화대혁명으로 북을 민족주의 정권이라 비난하면서 1960년대부터 독자적인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생략하지요. 참고로 저자는 역사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을 북의 기록에 의존했다고 밝히면서 이 부분 염두에 두고 읽어나가길 바란다고 하고 있습니다.

 

 

북녘의 사회 경제에 대한 내용도 새로왔습니다. 그들도 우리처럼 직장에서 일하고 월급을 받는다네요. 사회주의국가에서 월급을 받는다? 월급을 받는다는 말에 좀 놀랐습니다. 그런데 북녘 기업소에서 받는 생활비(월급)은 우리의 임노동의 대가로 받는 임금과는 개념이 다르답니다. 기업소의 주인이 노동자이기에 우리처럼 근로계약을 맺고 노동의 대가로 월급을 받는 개념이 아니라 함께 노동하여 산출된 가치를 분배받는 개념으로 돈을 받는 건 같지만 그 개념이 다르고 단순한 용어 차이 또한 아니라네요. 이외에도 북녘에서 의식주 등 생활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그들은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해서는 우리와는 많은 차이가 있더랍니다. 무상교육, 무상의료, 무상주택과 식량을 비롯한 최소한의 기본 생활 용품 배급과 이러한 배급으로 해결할 수 없는 소비를 위하여 생활비를 분해한다는 북측 사회의 시스템은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도 도입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 보이더군요.

 

 

 

 

 

 

알려진 것과 다르다는 북이 실상에 대한 것으로 어느 하나 놀랍지 않은게 없었지만 하나를 손꼽으라면 종교의 자유에 대한 내용입니다. 남한사람이라면 대부분 북녘에는 종교의 자유가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대외용으로 보여주기 위한 전시용만 있을 뿐 종교의 자유는 없다는 것이죠. 그런데 책에선 "북녘 인민들이 교회를 가든, 절에 가든, 성당에 가든 아니면 천도교를 믿든 정부에서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북은 종교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종교를 통하여 사대주의나 다른 나라의 사상이 스며드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네요. 종교(선교)를 이용하여 반체제 활동이나 대북 첩보 활동, 적대행위는 용납하지 않는답니다. 이 때문에 거리 선교도 금지하고 있다 하구요. 저자는 공동체와 집단주의 문화가 강한 사회주의 북녘에서는 신에게 의탁해야 할 절박한 상황이 개인주의가 기본인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다면서 그 때문에 종교에 의지하려는 충동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합니다. 단지 부모세대부터 내려 온 신앙을 지키고 싶어 하는 종교인의 마음을 사회적으로 존중하고 보호해 주려는 것이 북녘의 공식적인 태도라네요. 전혀 다르게 알고 있던 내용으로 참으로 의외였습니다..

 

 

 

책에는 저자가 직접 촬영하거나 입수한 많은 북녘의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 모습들이 우리네 7~80년대 모습을 보는 것 같았는데요.​ 지금 봐도 초등생 시절 정부에서 대북실상을 알려준다며 보여주던 북측 고위층들의 모습 사진들과 그다지 차이가 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남측의 7~80년대 사진들을 지금의 모습들과 비교해 보면 너무나 다른, 심하게 말하자면 촌스런 느낌이 드는 사진들인데 북측은 그다지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이것도 뭔가 이상하네요.. 극우나 극좌에서 각기 주장하는 내용들은 이젠 더 이상 믿기도 어렵고 식상하기에 더욱 혼란스럽습니다.. 보이는게 다가 아니라지만 글쎄입니다..

 

 

 

 

 

 

북의 실상은 아직도 알기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그간 편파 보도에 의해 왜곡된 내용도 많았겠지만 지금은 가짜 뉴스 마저 넘쳐나는 세상이기에 북녘의 실상을 정확하게 알기가 더욱 어려워진 것 같구요. 하지만 다양하고 많은 북녘 정보들을 접하다 보면 상식적인 선에서 그들의 모습을 조금은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 점에서 이 책 나름의 의미가 있는 도서라 생각됩니다. 불현듯 살아 생전 통일이 이루어져 우리민족의 영원한 명승지 금강산과 묘향산에 유람 가볼 수 있었음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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