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사기≫ 명언명구 : 본기 사마천 ≪사기≫ 명언명구
이해원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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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후기] '사마천 <사기> 명언명구(본기)'

- 중국 고위층이 자주 인용하는 고사성어 살펴보기 -

 

 

 

 
 

 

지은이 : 이해원

펴낸곳 : 글로벌콘텐츠

발행일 : 2020년 2월 20일 1판1쇄

도서가 : 13,800원

 

 

 

 

 

 

 

중국인들과 대화하다 보면 고사성어(故事成語)를 언급하는 경우가 꽤 많다고 합니다. 우리들나라 사람들도 대화중에 사자성어(四字成語) 쓰는 경우 흔하긴 합니다만 일상어화 된 사자성어를 쓰지 중국인들처럼 듣도 보도 못한 고사성어를 언급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죠. 왜 중국인들은 그러한 고사성어를 즐겨 인용할까요? 최근 도서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입수하게 된 도서 <사마천 사기 명언명구(본기)>를 읽게 되면서 그 이유를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중국 고위층들이 외교 또는 국가적 행사에서 고사성어를 자주 언급하는 이유는 단순히 표면적인 의미때문이 아니라 자신들의 진의가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중의적인 의미로 은밀하게 표현하려는 중국인들의 관습화된 전통문화현상이기 때문이라네요.

 

저자는 학부에서 중문과를 졸업하고 대만에서 석사를, 호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현재는 중국학 전공교수로 재직 중인 분입니다. 경력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중국을 주전공으로 쭈욱 걸어오신 분이란걸 알 수 있죠. 당연 그간 집필한 도서들도 중국의 문학과 문화를 주제로 하여 다수 출간하였더랍니다.

 

 

 
 

 

 

책은 <머리말>과 49개의 고사성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촐한 구성이지만 각 고사성어들을 어떠한 배경에서 탄생하였고 그 의미는 무엇이며 중국인들은 어떻게 주로 사용하는지 중의적인 의미는 무엇인지를 다양한 측면에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잘 알던 고사성어도 있지만 많은 부분이 생소한, 처음 본 고사성어들이었죠. 

 

 

 

 

 

 

책에서 인용하는 명언명구의 출처는 전한시대 사관이었던 사마천이 저술한 <사기>입니다. 사마천은 BC 145년 3대에 걸쳐 사관인 집안에서 태어나 부친을 따라 사관으로 종사하였던 사람으로 부친 사마담이 역사서 완성에 뜻을 두었지만 이루지 못하고 사망하게 되어 유언으로 그 과업을 아들에게 물려주게 되었다죠. 부친의 유언에 따라 사마천은 역사서를 저술하면서 태사령으로 복무하였는데 BC 99년 흉노에 투항한 이릉 장군을 변호하다가 한무제의 노여움을 사 사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당시에는 사형수여도 죽음을 면할 방법이 있었다는데 궁형을 선택하면 되었답니다. 사마천은 부친의 유언을 완수하기 위해 치욕스런 궁형을 자청하여 살아나와 결국 중국의 첫번째 정통 역사서이자 통사인 <사기>를 완성하였답니다. 이로 인해 후세에 '태사공(太史公)', '역사의 아버지'라 불리게 되죠.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자연사, 자살, 처형 등 여러 설들이 있다는데 지금까지도 정확하게 밝혀진건 없다고 합니다.

<사기>는 130권에 이를 정도로 방대한 분량의 역사책입니다. 이것은 다섯 부분으로 분류되어 지는데 '본기(12本紀 - 제왕들에 관한 기록)', '표(10表 - 사건 위주 기록)', '서(8書 - 사회/제도 기록)', '세가(30世家 - 제후들에 관한 기록)', '열전(70列傳 - 왕/제후 이외의 인물에 관한 기록)'이 그것이죠. 이 다섯 부분은 서로 연계되어 보완해 주고 있는데 이 체제가 바로 '기전체(紀傳體)'랍니다. 이번 읽은 도서가 바로 이 <사기> 중 '본기'에 나오는 고사성어들을 해설해 주는 책입니다.

 

 

  

 

 

 

머리말은 뜬금없이 사드(THADD ;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얘기로 시작합니다. 사드는 미국이 탄도미사일 공격을 요격하여 방어하기 위해 수립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말하죠. 최근 미국이 북한 핵무기 위협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의 동의하에 사드를 배치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중국으로부터 갖가지 경제 보복을 당하여 많은 피해를 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과 관련하여 중국 외교부장이 공식 석상에서 '항장무검(項莊舞劍), 의재패공(意在沛公)'이란 고사성어를 소리쳤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 의미와 그들의 내면을 살펴보고 있는데요. 그렇게 중국인들이 왜 고사성어 인용을 자주 하는지를 머리말에서 잘 보여주고 있었죠.

 

 

  

 

 

 

고사성어는 시대순으로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제일 먼저 나오는게 '불초(不肖)'인데요. 제문에서 많이 쓰이는 '불초 소생'의 바로 그 불초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게 뭔 뜻인지 그동안 잘 모르고 있었는데 책에 따름 '아버지의 덕망이나 유업을 이을 만한 자질이나 능력이 없다는 뜻으로 재능이 없거나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로서 요(堯)임금이 아들 단주(丹朱)가 자신을 닮지 않아서(不肖) 천하를 넘겨주기엔 부족하다는 말에서 연유된 것이랍니다.

 

 

   

 

 

 

많은 고사성어들이 나옵니다만 영화제목으로도 유명한 '패왕별희(覇王別姬)'를 한번 살펴보죠. 사실 '패왕별희'가 고사성어라는건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이 말은 유방에게 패한 항우가 자신의 세력이 다한 것을 알고 애첩 우희(虞姬)와 이별을 고한 뒤 한나라 군대의 포위를 뚫고 나간 것을 말한답니다. 영웅의 비장한 자세를 나타내는 말로 일반적으로 마음을 비우고 자리에서 물러날 때도 사용된다고 하는군요. 패왕(覇王)은 사전적으로 보자면 무력과 권모술수라는 패도(覇道)로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이라는 의미인데 중국에서는 보통 초(楚)나라 군주였던 항우(項羽)를 일컫는답니다. 그런데 책에는 이러한 내용보다 홍콩영화 '패왕별희'와 주인공인 장국영(장궈룽,張國榮) 이야기에 대한 분량이 더 많네요.ㅎㅎ

 

 

   

 

 

 

책은 사기의 본기편에서 언급되는 여러 고사성어들을 원문과 함께 자세하게 해설해 주고 있습니다. 책에 수록된 것 외에도 많은게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알아둘 필요까진 없을 듯 하네요. 우리네 대화에선 고사성어를 상식적인 선에서 사용해야지 들어 보지도 못한 말을 쓴다면 비웃음 사기 딱 좋을테니까요.^^ 고서에 수록된 옛 이야기들에 흥미가 있으신 분이라면 이 책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이야기들이 참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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