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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세계사 - 세상을 뒤흔든 역사 속 28가지 스캔들 ㅣ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3
그레이엄 도널드 지음, 이영진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월
평점 :
[도서리뷰] '미스터리 세계사'
- 세상을 뒤흔든 역사 속 28가지 스캔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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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그레이엄 도널드
옮긴이 : 이영진
펴낸곳 : (주)현대지성
발행일 : 2020년 1월 9일 1판1쇄
도서가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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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불가사의한 미스테리 사건들이 참 많이 발생합니다. 미스테리 사건/사고들을 보여주는 '신비한TV 서프라이즈'라는 공중파 방송프로그램이 18년이나 방송되고 있다는 사실을 봐도 알 수가 있지요. 그만큼 우리 주변에는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미스테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사람들은 이러한 것들에 흥미를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고대인들도 그러했는지 '세계 7대 불가사의' 같은 것이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죠. 저 역시 초등생 시절 버뮤다 삼각지대 이야기를 재미있게 보았었구요. 이번 도서리뷰는 '미스터리 세계사'라는 세계사적으로 유명한 사건중 진실성이 의심되는 28가지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 책입니다. 익히 들었던 내용들도 있지만 생소한, 처음 보는 내용들도 있더군요. 일단 이 책, 흥미롭고 참 재미있었습니다.^^
책에 수록된 저자 소개 내용이 너무 간략하기에 검색을 해보았는데요. 역사와 단어, 미신 및 일반적 편견 등에 관해 많은 연구와 책을 저술해 온 작가라 하는데 독특한 주제를 가지고 많은 책을 저술한 분인 듯 싶습니다. 출간한 책 정보는 많이 나오는데 저자에 대해서는 검색되는게 별로 없더군요. 사진을 보니까 나이 지긋하신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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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머리말>, <1부. 허위와 날조의 역사>, <2부. 가짜 항해와 꾸며진 모험담들>, <3부. 추악한 살인 사건들의 진상>, <4부. 건축과 종교를 둘러싼 미스터리>, <5부. 분쟁과 재앙을 둘러싼 미스터리>, 그리고 <감사의 말>로 마무리됩니다. 저자가 기록물들을 기반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진 역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들이 다섯개로 분류되어져 있는데 제목만 봐도 흥미진진할 것 같은 내용들이란걸 알 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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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처음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프랑스에서 구국의 영웅이라 칭송받는다는 잔 다르크 이야기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잔 다르크는 조작되고 만들어진 국민 영웅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자기 이름을 겨우 쓸 정도로 문맹인 16세 시골 소녀가 수많은 군인들을 진두지휘하였고 전투 경험 많은 군대들이 순순히 그녀를 따랐다고 믿는게 현실적인지 의문을 가지고 그와 관련된 기록들을 조사하였답니다. 그녀의 전기들과 재판 기록, 이후 이에 대해 거론되었다는 글들을 보면 그 진위성에 숱한 의혹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군요. 그 자세한 내용을 전부 보여줄 순 없지만 불과 10대의 소녀가 아무리 천사의 계시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샤를 황태자를 찾아가 만나 전투 사령관에 임명되었다는 이야기는 어딘가 어설퍼 보이긴 합니다. 더구나 남녀차별이 극심하던 그 시대에 군대를 이끌고 백년전쟁에 참가하여 수많은 승리를 거뒀지만 결국 마녀 혐의로 화형당했다는 얘기는 황당하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저자는 벨기에 골동품 수집가의 말을 빌어서 그녀의 순교가 잉글랜드인을 향한 증오심을 표출하기 위해 조작된 이야기였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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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다면 세계 역사가 바뀌었을거란 말,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겁니다. 책에는 그 클레오파트라가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 저자가 추론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죠. 일반적으로 그녀는 독사에게 물려 자살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저자는 그럴 리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집트의 여왕이 길거리의 조롱거리로 전락하느니 품위있는 죽음을 선택했을 거라고 하는데요. 당시 통치자들은 마지막 순간이 오면 먹을 수 있도록 효과가 빠른 독을 간직했다면서 그녀 역시 독약을 먹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독사를 이용해 자살했다는 이야기가 퍼지게 되었는지를 추측하는데 그것은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 연합을 격파한 옥타비아누스가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있는 클레오파트라 동상을 만드는 것에서 유래한게 아닌가 싶답니다. 이집트 코브라가 그녀의 오른쪽 팔뚝 위로 두루고 올라가다가 가슴께로 머리를 내리고 있는 모습의 동상이라는데요. 어쩐지 이 내용들은 근거 제시가 좀 부족한게 신빙성이 좀 떨어져 보입니다. 막연한 추측으로만 보여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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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내용이자 흥미로웠던 내용 중 하나가 기자의 피라미드 이야기입니다. 4,500년전 지어진 엄청난 규모의 건축물이기에 피라미드의 축조에 대해 경사로를 통해 거대암석들을 옮겨다 지었다느니, 외계인이 건축했다느니 갖가지 가설들이 난무하고 있죠. 쿠푸왕 피라미드라고도 불리우는 기자의 대피라미드는 평균 2.5톤이나 되는 석회암 거대암석 250만개를 이용해 외부를 감싸고 입구와 내실 일부분에는 수십톤에 달하는 거대화강암들로 지어졌기에 예로부터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불리어왔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그 석회암들이 벽돌처럼 만들어져 축조된거라 말하고 있습니다. 그 근거로 벽화에 쓰여 있는 '액체 돌'이란 상형문자와 석회암 내부구조들을 분석한 것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프랑스 물질과학자 조셉 다비도비츠가 대피라미드 석회암 성분의 특징을 연구 분석한 결과 자연상태의 석회암과는 다른 특징들을 발견하였고, 실제로 인조석회암이란 가설을 토대로 거대 석회암 벽돌을 만들었더니 자연석과 똑같은 모습의 대피라미드와 동일한 특징과 형태 석회암들을 재현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시멘트처럼 석회암 가루를 가지고 현장에서 박판을 이용해 거대 석회암 벽돌들 만들어서 마치 레고처럼 피라미드를 축조해 갔다는 것이죠. 검색해 보니 이것 역시 피라미드 축조에 관한 수많은 가설 중 하나라 합니다. 그런데 피라미드 내부에 사용된 화강암에 대해서는 책에선 아무런 언급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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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 이야기인 '게르니카 폭격과 쓰러지는 병사 사진의 조작'에서는 로버트 카파(Robert Capa)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본명이 엔드르 프리드먼(Endre Friedmann)인 로버트 카파는 스페인내전과 2차세계대전, 인도차이나전쟁 등에서 종군기자로 활동하며 명성을 날린 사진작가입니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그룹인 매그넘 포토스를 창립한 멤버 4명 중 한명이기도 하죠. 그러한 이 분이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사진인 '쓰러지는 병사(Falling Soldier)'가 알려진 것과는 많은 부분에서 의혹이 있다고 저자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진 속 인물과 사진에 나오는 배경들이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르더라는 것으로 심지어는 사용된 카메라가 그의 유명한 라이카가 아닌 삼각대 위에 고정되어 있던 그의 애인(게르다 타로)의 것인 롤라이플렉스 카메라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모든게 연출된 장면이라는 것이죠. 사실 카파의 그 사진은 그간 수많은 의혹들과 함께 논란 많었던 내용이긴 합니다만 이렇게 자세히까지는 몰랐던 내용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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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책은 널리 알려진 역사적 사건들 중에는 허위와 날조, 꾸며지고 왜곡된 내용들이 많을 수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음모론이나 아니면 말고식 같은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왜곡인지는 확인할 수 없는 내용들이기에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혀지는게 왜 그런건지 궁금해지네요. 저만 그런건 아닌것 같은데 말이죠. 재미있게 두어시간 책을 읽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 딱 좋을거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