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신정일 지음 / 푸른영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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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후기] '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 누구에게나 문을 열고 기다리는 사찰을 찾아서 -

 

 

 

  

 

글쓴이 : 신정일

펴낸곳 : 푸른영토

발행일 : 2019년 12월 9일 초판1쇄

도서가 : 14,800원

 

 

우리나라에는 불교가 전래된 삼국시대 이래 많은 절들이 창건되어 지금까지 많은 사찰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국 각지엔 사찰이 모두 몇개나 있는지 헤아릴 수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곳곳에 많이 자리하고 있지요. 우리나라 문화재를 보면 불교 관련 문화재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걸 생각하면 우리 선조들 삶에 불교가 차지한 비중이 어떠한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고려시대까지만 하더라도 국가적으로 불교를 장려하였으니 당연하다 하겠지만 조선의 숭유억불정책과 수많은 외침들로 인해 조선 이전에 지어진 사찰 건물들 지금까지 온전하게 보존되어 것은 거의 없는게 현실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그러한 사찰들을 두 발로 답사하여 기록한 책이 최근 출간되었답니다. <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란 책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사찰들은 아니지만 한번 방문해 만한 사찰들을 답사하고 기록한 책입니다. 사찰 탐방을 좋아하는 저로썬 놓칠 수 없었던 책이었지요. 책을 읽어보니 도보답사 전문가가 낸 책답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요. 조금 아쉬운 점은 사찰 경내 사진이 좀더 수록되었음 더 좋았을 것 같더란 점입니다. 직접 찾아가 그 모습 보고 싶단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저자는 문화사학자이자 우리나라 도보답사의 선구자이신 분으로 현재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이사장과 '황토현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분입니다. 몇 달 전에 읽었던 '신정일의 동학농민혁명 답사기'로 저자의 스타일이 어떠한지 약간은 알고 있었는데요. 이 책 역시 저자가 직접 답사하여 보고 느낀 점을 사진과 함께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었죠. 저자 소개에 나오는 저자께서 출간한 책들 중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와 '두 발로 만나는 우리 땅 이야기'란 시리즈 책 내용이 무척 궁금하던데 언젠간 꼭 한번 읽어 보고자 마음 먹게 되었습니다. 

 

책에는 목록 기준으로 보자면 총 29개의 사찰이 나오고 있습니다. 단락으로 보자면 20개의 단락이지만 고달사나 상원사 같이 절터만 남아 있는 곳도 포함하고, 2~3개 사찰을 한 단락에 묶어서 집필한 부분이 몇몇 있어서 그렇답니다. 먼저 <머리말. 누구에게나 문을 열고 기다리는 사찰을 찾아서>로 들어간 뒤 다음으로 저자가 직접 답사한 사찰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개인적으로 보자면 아직까지 가보지 못한 사찰들이 대부분인데요. 책에 수록된 순서대로 나열해 봄 다음과 같은 사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화암사, 태안사, 청량사(봉화), 관룡사, 용문사, 상원사, 사나사, 미황사, 청량사(합천), 장곡사, 삼화사, 청평사, 천관사, 운주사, 남장사, 북장사, 수종사, 고달사, 신륵사, 동학사, 갑사, 봉서사, 송광사, 위봉사, 회암사, 무위사, 도갑사, 청룡사, 석남사. (가보았던 사찰들은 굵은 글씨로, 절터만 남은 사찰들은 붉은색으로 표시)

 

 

  

 

 

책에 수록된 사찰들을 살펴보면 창건연대는 오래된 곳들입니다만 폐사되거나 소실되어 다시 재건된 사찰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우선 개인적으로 가보았던 사찰부터 살펴보았죠. 그래도 가본 곳이니 설명이나 느낌에 대한 공감이 빨리 되더군요. 그래봤자 4개 사찰 밖에 안되었지만요.^^ 책에 나오는 아직 가보지 못한 사찰들 전부 다 가보고는 싶지만 현실적으로 단기간 내 이루기는 어려우니 가까운 곳부터 차근차근 탐방하려 가야겠단 마음을 먹었지요. 일단 전부터 집사람이 가보자던 수종사부터 갔다 오자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는 정약용 생가와 다산 생태공원, 두물머리도 들릴 수 있으니 수도권 거주자에게는 당일 나들이 코스로 좋은 것 같았죠.

 

 

  

 

 

책에 나오는 사찰들, 어느 하나 빠뜨리기 아까운​ 곳들이지만 제일 먼저 가보고자 하는 곳을 고르라 한다면 일단 가까운 수종사이고 그 다음은 청평사가 될 것 같습니다. 청평사는 예전에 소양호에서 배를 타고 청평사 가는 길 초입까지는 가보았지만 정작 사찰에 들리진 못했던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죠. 청평사로 가는 길에는 소양호에서 배를 타고 가는 길 말고도 산을 넘어서 가는 길도 있다는데 저자는 이 산길로 답사를 했었답니다. 청평사 주변에는 독특한 명소가 있는데 바로 명승 제70호로 지정된 '춘천 청평사 고려선원'이랍니다. 이것은 고려 현종에서 인종에 이르기까지 열명의 임금들과 혼인관계를 맺어 백년의 세도를 누렸던 가문의 이자현이란 사람이 청평사 주변의 구천평에 이르는 넓은 땅에 꾸민 방대한 규모의 선원으로 여기엔 구성폭포와 적석, 연못, 인공석실, 정자 터로 꾸며진 서쪽 냇가의 중원과 묵희암과 연못, 동굴, 석실, 좌선대, 수만식 돌정원 주변의 남원, 정자와 적석군, 계곡으로 이루어진 동원, 해탈문에서 적멸보궁이라 불리는 인공석실과 청평식암 등 선경을 이루는 북원까지 짜임새 있게 꾸며졌다네요. 실제 그 모습이 어떠한지 가보고 싶어지더랍니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아직 가보지 못한 곳 가보고 싶게 만듭니다. 희한한건 이미 가보았던 곳이지만 제대로 보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걸 일깨워줘 또다시 가보고 싶게 만들더라는 것이죠.^^ 강진의 무위사가 그 예인데요. 책에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극락전 삼존벽화를 보니 그간 대여섯번 방문하였음에도 제대로 본 기억이 나질 않더랍니다. 이번 주말에 이곳에 갈 예정이니 빼먹지 말고 제대로 보고 와야겠다고 다짐을 했다지요.^^

 

 

  

 

 

바람에 스치는 풍경소리와 독경소리, 그와 함께 사찰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 정말 마음에 들거라 생각이 듭니다. 학구적이거나 현학적인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여행 답사기 같은 글이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죠. 전에 읽었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산사 순례'와는 느낌이 조금 다른 것 같은데요. 여튼, 전 둘 다 참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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