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대 소설 수호전·금병매·홍루몽 편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이나미 리쓰코 지음, 장원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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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중국 5대 소설 ; 수호전·금병매·홍루몽 편'

- 중국 소설의 방대한 세계를 간결하면서 깊이 있게 안내하다! -

 

 

 

 

 

 

저자 : 이나미 리쓰코

번역 : 장원철

펴낸곳: (주)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발행일 : 2019년 11월 15일 초판1쇄

도서가 : 11,800원

 

 

 

 

 

중국은 예로부터 시문학이 발달하여 한당시대에 극성기를 이루어 지금까지도 많은 중국인들이 시 한수 읊는게 일상사라고 합니다. 소설은 당(唐)의 전기(傳奇)와 송(宋)의 화본(話本)을 거쳐 명청시대에 본격적인 소설로 발전하였다지요. 명(明)대 출현한 4대 기서인 삼국연의(삼국연의(三國演義), 수호전(水滸傳), 서유기(西遊記), 금병매(金甁梅)로 본격 소설이 싹트기 시작하여 청(淸)대에 나온 홍루몽(紅樓夢)으로 중국 소설이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이 다섯 작품을 중국 5대 소설이라고 하지요.

 

이번 도서후기 대상은 이 중국 5대 소설 중 3개의 작품(수호전,금병매,홍루몽)에 대해 분석하고 해설해 주는 책으로 이와나미 시리즈로 유명한 A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출간한 <중국 5대 소설 ; 수호전·금병매·홍루몽 편>입니다. 책을 감싸고 있는 겉표지를 벗겨내니 이와나미 시리즈만의 독특한 디자인, 주황색 색깔은 그대로이지만, 좀 바뀌었더랍니다. 전에는 고전적인 느낌이었다면 이번 디자인은 가로로 책 제목과 출판사, 이와나미 이니셜이 새겨진게 심플하면서도 스타일리쉬하게 느껴집니다.

 

 

 

 

 

저자는 1944년 일본 도야마현 출신의 중국문학을 전공한 여성분으로 예전에 읽었던 이와나미 시리즈 <중국사가 낳은 천재들>을 집필한 그 작가분이었죠. 전형적인 일본 여성스럽다고 느껴지던 분이었는데 상당히 많은 중국 문학 관련 저서들을 출간하셨다는게 이채로왔던게 새롭네요.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여성이라는걸 극명하게 보여주는 글들이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페미니즘 성향이 짙은 분 같단 생각이 좀 들었지요.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호전과 금병매, 홍루몽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설을 그대로 올려놓은게 아니라 소설의 구성상 중요 내용들을 해설해가면서 보여주고 있기에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가 있었지요. 수호전의 경우엔 소설은 물론 만화로도 많이 보았던 것이기에 생각할 것도 없이 금방 다 읽게 되었지만 금병매나 홍루몽의 경우엔 요약된 내용만 보았던지라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리더랍니다. 아무리 해설이 잘되어 있더라도 그건 어쩔 수가 없네요..

 

 

 

 

 

먼저 각각의 소설들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책에는 내용중 수시로 소설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데 꽤 자세하고 깊이 있는 설명이었지요.

 

<수호전(水滸傳)>은 중국 5대 소설 또는 중국 4대 기서 중 하나로 인정받는 고전소설로 '삼국지연의'나 '서유기'와 같은 재담꾼의 설화에서 비롯된 중국 최초의 백화문으로 쓰여진 <장회소설>입니다.

'장회소설(章回小說)'은 중국의 통속 장편소설의 통칭으로 장 또는 회로 나누어 서술한 연속강담식 소설을 말하는것으로 이 소설 형식은 원명시대에 삼국지연의,서유기,수호지 등에 의해 완성되었고, 청대의 홍루몽을 거쳐 견책소설에까지 답습되었답니다.

수호전은 현재 다양한 판본들이 전해지고 있는데 현존하는 가장 오랜 텍스트가 간행된 것은 명나라 말기 만력 연간에 간행된 100회본으로 1~71회까지는 호걸들이 양산박에 집결하는 내용이고, 82회에서는 양산박 군단이 조정 관군과 전투를 벌이면서 정식으로 귀순하는 과정이며, 83회부터 100회까지는 요 정벌과 방납의 난 진압에 출전하여 결국 군단이 괴멸하기까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이 외에도 90회 이후에 왕경의 난 진압과 전호의 난 진압 대목 등 20회 분이 추가된 120회본도 후대에 간행되어 널리 유통되었답니다.

수호전의 저자로는 삼국지연의로 유명한 '나관중'과 '시내암', 그리고 둘의 합작이라는 세개의 설이 있는데 책에 따름 '시내암(施耐庵)' 단독저자설이 유력한 편이라고 합니다.

내용은 다들 잘 아시리라 믿고 간단명료하게만 책에 수록된 걸 기준(100회본)으로 언급하겠습니다. 수백년 동안 지하 땅속에 갇혀 있던 천강성 36인과 지살성 72인, 도합 108 마왕들은 어느날 우연히 풀려나게 되어 천공 저멀리 날아가게 됩니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흘러 108 마왕들은 지상에 환생하였는데 양산박에 모인 108명의 호걸들이 바로 그들이라는거지요. 이후 하나하나 호걸들이 등장하여 양산박에 모이게되는 스토리가는 전개되지요.

 

<금병매(金甁梅)>는 수호전에서 벌어진 내용과 연결되어 이야기가 전개되는 소설로 이 역시 중국 5대 소설(4대 기서) 중 하나라 인정받는 고전소설이자 장회소설입니다. 주인공 반금련과 서문경은 잘 알려진 인물들이죠. 

북송 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신흥 졸부 상인 서문경을 둘러싼 욕망의 세계를 에로틱하고 강렬하게 묘사한 소설이지만 저자는 이 소설이야말로 중국 소설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획기적인 위대한 소설 작품이라고 극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전의 소설들은 저잣거리에서 재담꾼이 공연한 설화를 모태로 한 작품들이었지만 금병매는 처음부터 저자가 구상하여 창작한 작품이기 때문이랍니다. 이 작품에서부터 '이야기되는 설화'에서 '창작되는 서사물'로의 대전환을 이루게 되었다네요.

금병매 역시 다양한 판본이 있지만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간행본은 만력 연간에 간행된 100회본 <금병매사화>로 추정된다고 하면서 이것을 토대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홍루몽(紅樓夢)>은 금병매가 나오닌 150년 후인 18세기 중엽 청대의 조설근(曹雪芹)이 지은 중국 백화소설의 금자탑인 작품입니다. 신흥 졸부 상인이 활개치는 속취가 물씬 풍기는 세태를 묘사한 금병매와는 달리 홍루몽은 세련의 극치라고 할 대귀족 가씨 집안을 무대로 화려한 건축, 가구, 기물 등에 둘러싸인 수준 높은 생활 양상을 생생히 묘사하면서도 복잡한 인간 군상의 상호 관계를 빼어나게 묘사해낸 작품이죠.

주인공인 소년 가보옥 주변에는 미소녀들이 여러 명 있는데 금병매의 서문경 주변의 여인들과는 달리 왠만한 문인들 뺨칠 정도의 수준 높은 교양을 지닌 여인들입니다. 이 작품은 앞의 작품과는 달리 저자가 명확하지 그 저자가 완성한 것은 아니랍니다. 몰락한 귀족 집안의 자제였던 조설근은 전체 120회 중 80회까기 집필하였지만 어려운 삶에 지친 나머지 병사하였고 나머지 40회 분량은 원작자의 구상을 바탕으로 고악(高鶚)이란 사람이 집필한 것으로 추정된답니다.

 

 

 

 

 

책은 이 세편의 중국 고전소설들의 작품 세계를 주요 장면마다 저자의 해석과 해설을 통해 구체적으로 찬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이야기되는 설화에서 창작되는 서사물로의 이행과 재미있는 이야기로부터 정치한 소설로 정밀도를 높여갔던 중국소설사의 흐름을 파악해보려는 목적을 가지고 집필하였답니다. 저자도 말하고 있듯이 이 소설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하는데 배전의 열정과 각오를 요하는 대작들이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 비례하여 이들 작품을 끝까지 독파하였을 때의 성취감은 그만큼 각별하다 하고 있지요. 이 책은 그정도는 아니지만 분량이 좀 많기는 합니다. 어렵지 않게 잘 풀어쓰고 있기에 읽는데 지루할 틈이 없죠. 게다가 금병매나 홍루몽은 삼국지연의나 서유기, 수호전에 비하면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인기있는 소설이 아니기에 읽을 기회가 별로 없는 것 같기에 더욱 각별한 책이라 여겨집니다. 관심 있는 분이라면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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