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를 아시나요
서명숙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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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서귀포를 아시나요'

- 올레길 만든 이가 고향 서귀포 산책길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지은이 : 서명숙

펴낸곳 : 마음의숲

발행일 : 2019년 10월 21일 1판1쇄

도서가 : 15,000원

 

 

  

 

 

제주도 서귀포. 그 곳은 누구나 다 알듯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남단에 자리하고 있는 고장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고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곳으로 연평균 2천㎜를 훌쩍 넘는 많은 비를 뿌린다는 곳이죠. 게다가 서귀포가 크지 않은 도시인 줄로만 알았는데 제주도 절반으로 나누어 동쪽 성산읍에서 서쪽 대정읍까지 그 남쪽지역 모두가 다 서귀포시라 하구요. 이게 다 저번 여름 딸자식들이 이곳에서 한달살이를 하고 왔었기에 알아 보게 된 정보들입니다.

 

 

[ 출처 : 네이버 지도 ]

 

 

 

뜬금없이 서귀포를 살펴본 이유는 이번 도서리뷰와의 관련성 때문인데요. <서귀포를 아시나요>란 도서가 그 대상으로 제주 올레길을 개척하고 만드신 분이 집필한 책이랍니다. 인물 검색을 하면 위키백과에서도 바로 나올 정도로 언론인이자 제주올레길을 만든 분으로 유명한 분이지요. 이 책은 서평단 모집에 응모하여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접하게 된 책이었는데요. 책 표지의 그림이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책이었습니다. 부록으로 '[마음의숲] 서귀포 수채화노트'가 딸려 있었는데요. 그림이나 사진 같은건 전혀 없는, 말 그대로 글 쓸 수 있는 노트였습니다.^^

 

 

  

 

 

책 내용 또한 좋았는데 오랜 세월 세상의 풍파를 견뎌 온 한 여성의 잔잔한 삶의 여정을 느끼게 해 주는 감성 풍부한 에세이집이었어요. 책의 첫 머리에 언급되고 있는 이탈리아의 명감독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화 '길(La Strada)'에서 나오는 대사가 저자의 연륜을 짐작하게 해줍니다. 하나하나 객체들이 모여야만 전체가 이루어진다는 의미의 이 말. 책 내용과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앞에서도 말했던 제주 올레길을 개척하고 만드신 서명숙님입니다. 사진을 보니 뵙던 분 같아 보이는데요. 아마도 여행동호회 지인분과 많이 닮아 보여 그런것 같네요.ㅎㅎ 저자는 1957년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태어나 대학 입학 때까지 그곳에서 성장했었답니다. 1983년 이후 각종 월간지에서 기자로 일하다 1989년 모 시사주간지 창간멤버 평기자로 입사하여 정치팀장, 취재부장, 편집장을 역임했었다는데요. 그런데 이분이 시사주간지 사상 첫 여성편집장이었다고 하는군요. 2005년에 23년간 종사한 언론계를 뒤로 하고 사직한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가 제주올레를 발족하고 올레길을 개척하기 시작했답니다. 참 대단하신 분이죠. 현재는 트레킹과 관련되어 보이는 여러 단체의 직책을 맡아 활동하고 있으시답니다.

 

 

  

 

 

책은 <책머리에. 피스 올레를 시작하는 길, 서귀포>로 시작하여 <1부. 혼자 걷는 길에서 가장 뜨거웠다>와 <2부. 대서양 땅 끝에서 잇츠 서귀포를 외치다>, <3부. 잘못된 길은 없다>로 이어지고 <4부. 서귀포에서 무산까지 걸어서 가자>로 마무리됩니다. 대체적으로 저자의 연대순과 유사한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마지막 4부의 타이틀은 그녀의 태생과 관련된 문자이랍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제주 서귀포의 중산간 마을 가시리 출신이고 아버지는 함경북도 무산 출신이기 때문이죠. 이와 관련된 그녀의 가족사에 대해서도 책에는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의 현대사를 관통하던 광복 이후 혼란하고 암울하던 당시 시대상의 편린을 엿볼 수 있었어요.

 

 

  

 

 

책은 각 부의 첫 페이지에서부터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파스텔톤 색 배경에 수채화 그림이 덧붙여진 형태인데 분명 색감은 역동적이면서 따스한 것인데 느낌은 오히려 차분해지는 것 같습니다. 두페이지에 걸쳐 인쇄된 수채화라 그런건지, 아름다운 풍경화라 그런건진 모르습니다. 여튼, 그렇습니다. 그 바로 뒤에는 두페이지에 걸쳐 인쇄된 독특한 질감의 수채화들이 수록되어 있었어요.

 

 

  

 

  

 

 

이 외에도 중간중간 많은 제주 서귀포를 그려낸 많은 파스텔화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록된 에피소드들이 모두 이 그림들과 같은 느낌만은 아니던데요. ​​살짝 눈물이 맺히게 하는 내용도 있었고 미소를 짓게 하는 것도 있었으며 많은 걸 생각하게 해주는 그런 내용들도 있었습니다. 저자의 가족사에 대한 내용은, 저는, 많은 걸 생각하게 해주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저자가 중국을 거쳐 백두산 여행을 가서 두만강 건너편을 바라보니 저자가 그렇게나 끔찍히도 싫어했다는 아버지의 "내래..."와 "...했지비"라는 함경도 말투가 되뇌어진다는 말에 마음속 눈물이 흘렀다는 말에 저도 좀.. 흐흠.. 에세이는 책을 통해 저자의 그 감수성을 느껴야 제 맛인거 같습니다. 서귀포의 모든 길들은 바다를 향한다는 저자의 말도,​ 정모시공원이라는 저자가 발견한 알려지지 않은 숨은 시크릿 가든과 올레 7-1코스를 내면서 처음 만났다는 걸매생태공원도, 제주올레길 여성 피살사건으로 제주도 여성 경찰 중에서 가장 계급이 높은 경정 3인방과 함께 올레길 10코스를 함께 걸으며 나눈 그녀들의 얘기들도 저자의 글을 통해 직접 접해 본다면 그 느낌이 더욱 배가 되리라 여겨집니다. 재미있고 감성적인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이 있어요.

 

올레길 창시자 서명숙님에 대해 궁금하신 분이라면 이 책 읽어보심 될 듯 합니다. 제 생각엔 여성분들에게 더욱 좋을 것 같은 내용이라 여겨졌구요. 그리고 이 책은 서귀포나 올레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거의 없는 에세이란 점, 꼭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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