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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그는 왜 한국을 무너뜨리려 하는가
호사카 유지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도서리뷰] '아베, 그는 왜 한국을 무너뜨리려 하는가'
- 제2의 히틀러를 꿈꾸는 아베 신조, 동북아를 향한 그의 공격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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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호사카 유지
펴낸곳 : (주)넥서스
발행일 : 2019년 9월 20일 초판2쇄
도서가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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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해협으로 한반도와 인접해 있는 나라 일본. 우리와는 여러모로 애증 관계의 나라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중세 이전만 하더라도 왜(일본)에 많은 것을 베풀어줬지만 일본은 우리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아 간 나라라고 여겨지네요. 우리가 배운 역사 상식으론 일본 고대문화의 형성에 있어서 한반도세력들이 전해 준 문명과 문물들이 상당히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왜구의 노략질에서부터 임진왜란, 일본제국의 침략과 병탄 등 수많은 피해를 우리에게 끼쳤습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 정계들이 획책하는 정황들을 보면 또 다시 우리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것만 같은 모습들로 보여집니다. 그들은 대체 왜 그럴까요?
이번 도서리뷰는 <아베, 그는 왜 한국을 무너뜨리려 하는가>라는 현 일본과의 상황을 분석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에 대한 후기입니다. 일본인으로 태어났지만 한국인으로 귀화한 저자가 아베 정권의 사상과 그 뿌리, 그들이 지향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여러가지 객관적 사실들을 가지고 추론한 내용들을 싣고 있는 도서이죠. 공식적으로 발표된 꽤 많은 사실들을 가지고 아베정권이 추구하는 바를 예단하기에 신뢰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놀라웠던 것은 최근 대한민국에 등장했다는 신친일파에 대한 내용이었는데요. 신친일파들의 말들을 보면 '독도는 일본 영토', '위안부 강제 연행은 없었고 그들은 매춘부들', '일제강점기에 차별이나 강제 노동은 없었고 강제 징용이라는 역사적 사실은 없었다', '태평양전쟁은 침략 전쟁이 아니라 백인 지배로부터 아시아를 해방시킨 해방 전쟁', '난징대학살은 없었다'는 일본 극우파들의 논리와 주장들을 그대로 따라 교묘하게 퍼뜨리고 있다고 합니다.. 돈에 팔렸든, 신념이 그러하든간에 신친일파들은 한국의 현실을 개선하기 보다는 일본측 논리로 한국을 비판하는 것을 선호한다는데 한국사회에 침식한 그 수준이 이미 심각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일본인으로 태어났지만 스스로 한국을 선택하여 한국 국적까지 취득한 한일 관계의 전문가로 불리는 분입니다. 일본 정계에서 망언이 쏟아질 때마다 방송에 패널로 많이 출연하여 많이 알려진 분이기도 하죠. 한국 국적을 취득하였음에도 일본 이름을 쓰고 있는 이유가 독도 문제, 일제 강제 징용과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데 더 나은 설득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랍니다. 그런 사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구요.
솔직히 저자가 일본에 비판적이고 대한민국에 호의적인 언사를 주로 하기에 아베정권에서 주장하는 대공아공영권 논리와 혐한론을 퍼트리고 있는 이영훈 前서울대교수나 유튜버 W와 같은 이른바 신친일파들처럼 그 저의가 의심스러웠는데요. 책을 읽어 보니 일방향으로 편향된 이야기만을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확인해 볼 수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하니 그렇겠구나 하는 정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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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서문/들어가며>, <제1장. 두 번은 패해야 반성하는 일본>, <제2장. 아베 정권의 검은 속내>, <제3장. 강제 징용자 판결 문제>, <제4장.일본 보수 비주류의 부상>, <제5장. 아베 정권의 '아름다운 나라'>, <제6장. 일본 극우 사상의 뿌리>, <제7장. 일본회의와 아베 신조>, <제8장. 한일문화 교류의 역사>, <제9장. 숨겨진 후쿠시마 원전의 실체>, <제10장. 동북아 질서의 미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마다 구분되는 주제들을 가지고 심도있게 들여다보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지요. 이미 많이 알려진 내용들도 많았지만 전혀 생각치도 못한 내용들도 무척이나 많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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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베정권이 처음 등장한 시기는 2006년 9월이었답니다. 1993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하고 정권을 잃은 이후 자민당은 단독으로 의원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해서 1999년 이후 공명당과 연립 내각을 구성해 왔었습니다. 이 해부터 극우파 계열의 모리 요시로가 총리직을 맡게 되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가 2016년부터 2006년 9월까지 역임, 다음으로 아베 신조가 총리직을 이어받게 되었답니다. 문제는 일본은 역사적으로 올바른 국가였고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시 노부스케 계열의 극우파 정치인들이 총리로 등장하게 된 것이랍니다. 하지만 제1차 아베 정권은 임명하여 활동중인 장관들의 비리가 줄줄이 발각되면서 또 다시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를 당해 1년 만에 붕괴하게 되었죠. 그렇지만 정권을 넘겨받은 민주당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흔들리기 시작했고 2012년 중의원 선거에서 패배하여 자민당에게 다시 정권을 넘겨주게 됩니다. 자민당은 아베 신조를 다시 총리로 선출, 제2차 아베 정권이 시작되었고 지금까지 이르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그러한 극우파 정권을 왜 일본인들은 지지하고 있을까요? 책에 따름 일본 국민들의 40~50%가 지지하고 있다는데 그 이유로 여러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일본 극우 사상의 뿌리를 이어받은 일본회의를 들고 있죠. 이 단체는 아베 신조의 막강한 배후 세력으로서 일본을 전범국가로 단죄한 포츠담 선언과 이 선언을 토대로 한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무너뜨리고 미국처럼 일본도 세계의 여러 분쟁에 개입하여 군사력을 배경으로 상대방을 굴복시키려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답니다. 현재 아베 내각의 장관 20명 중 15명 정도가 일본회의에 가입해 있다고 하는군요. 일본의 의원은 총 730명인데 이중 300여명의 의원들이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에 소속되어 있다고 하구요. "일본회의가 아베 내각을 만들었다. 아베 정권 자체가 일본회의 정권이라"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게 아니랍니다.. 이 일본회의는 20여년 동안 보수 세력의 배후에서 이른바 '풀뿌리 국민운동'을 진행해 오다가 아베 정권 이후로는 정치권 전면에 나서게 되었답니다. 이들이 바로 왜곡된 일본역사 교과서 발행, 일본제국 군대의 부활, 일왕 중심의 일본 재건, 야스쿠니 신사 참배 추진 등을 진행하고 있는 바로 그 당사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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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현재 우리나라 상황을 구한말과 매우 비슷하다고들 합니다. 주변 강대국들에 휘둘리다가 멸망한 조선(대한제국)의 모습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이 오버랩된다고도 하죠. 그럼 일본은 어떨까요? 저자는 지금의 일본의 모습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뒤 연합군에 의해 군주제가 폐지되고 공화제가 도입되면서 독일 국민들이 준 충격들이 히틀러라는 새로운 황제(독재자)가 출현하게 된 것과 무척이나 닮았다고 합니다. 나찌는 집권과 동시에 1차 세계대전 전후 처리 결정인 베르사유 조약의 파기하면서 강한 독일을 주창하였고 독일을 상징하는 많은 것들을 다시 부활시켰답니다. 독일 국민들은 이러한 나치당을 열렬하게 환영하고 지지하였다 하구요. 지금 아베 정권이 주장하는 내용들과 상당 부분 겹쳐지는 내용들이 많이 보이고 있죠. 이런 식으로 흘러가다가는 다시 전쟁이 발발하게 될 것이고 일본은 2번째 패망을 당하고 나서야 독일처럼 진정한 사죄와 반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단언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오래 전부터 "독일은 세계대전에서 두 번 패해서 정신을 차렸다. 일본은 아직 큰 전쟁에서 한 번밖에 패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일본이 독일처럼 세계대전과 같은 큰 전쟁에서 두 번 패한다면 아마도 정신을 차려서 진정한 사과도 하고 반성도 할 것이다."라고 말해 왔었답니다. 무시무시하면서 오싹한 내용이죠..
현재 일본에는 혐한 분위기가 확산되어 있긴 하지만 아주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저자는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한일문화 교류가 있기 때문이라는데요. 한류의 역사는 일제가 패망한 194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환국하지 못하고 잔류하게 된 재일한국인들이 자신의 뿌리인 한국 문화를 일본 내에 확산시키면서 시작되었다는 것이죠. 재일 한국인들은 일본인들이 차별을 비교적 덜 받는 분야인 전문직, 스포츠계, 연예계로 많이 진출하고 활동하였답니다. 외모나 체형에서도 왜소한 일본인에 비해 훨씬 근사하고 멋있기 때문이라네요. 여튼 이들로부터 시작된 한류 붐은 현재 제3차 한류붐까지 이어져 오고 있답니다. 저자는 정치·외교적 충돌과는 별개로 문화 교류의 끈은 놓아서는 안된다 보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일본인 팬들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찾고 있기에 서로의 뜻을 전달하고 공감하는 수단으로서 민간 문화 교류는 계속 이어져야 하고 일본의 진보 지식인과 문화계 인사를 우군으로 삼으면서 정치나 외교에서 막힌 담을 문화 교류로 돌파하는 한일 관계의 열쇠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합니다. 공감가는 내용이었죠.
책은 일본 아베정권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쪽으로 편중된 듯한 내용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사실이라면 참 큰 문제라 생각되었죠. 일본 극우 사상의 뿌리라는 요시다 쇼인, 정한론과 대동아공영론을 주창했다는 이 사람은 일본 메이지 정부의 팽창주의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죠. 제국주의의 말로로 멸망했긴 하지만 또 다시 그 뒤를 이어 지금의 일본이 추진하려 한다면 뚜렷하게 주시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언젠가는 한국인이 쓴 혐한론 책도 찾아서 읽어 봐야겠습니다.
일본(日本,Japan,倭).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들 하지만 이제는 가깝지 않고 멀기만 한 나라라고 여겨지네요. 일본 정치권력의 흐름과 최근의 한일관계에 대해 분석적인 내용을 접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 추천할 만하다 여겨지네요. 한번 쯤은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