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도시 이야기 - 서울.평양 그리고 속초.원산
JTBC <두 도시 이야기>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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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후기] '두 도시 이야기'

- 서울·평양과 속초·원산의 국내 최초 남북 미식 기행! -

 

 

 

 

 

지은이 : JTBC <두 도시 이야기> 제작팀

발행처 : 중앙일보플러스(주)

발행일 : 2019년 6월 10일 초판1쇄

도서가 : 20,000원

 

 

한반도가 분단된지 어언 칠십여년이 흘렀습니다. 정확히 헤아리자면 남북이 각자 정부 수립된 1948년부터이니까 71년이 맞겠지만 1945년 38선을 경계로 미국과 소비에트연합(소련)이 각각 분할점령한 때부터 계산하면 74년이 되겠죠. 여튼, 남과 북은 분단된 이래 각자의 이데올로기를 근간으로 사회를 유지해 왔기에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부분 다르게 변화된 차이가 생겨났습니다. 80년대말까지만 하더라도 남과 북은 전혀 동화될 수 없는, 일본 보다도 더 먼 나라로 여겨졌었는데요. 1998년 소떼 방북사건 이래 북한과 관계개선으로 그동안 알고 있던 것과는 좀 다른 모습을 처음 알게 되었죠. 최근 들려오는 북녘 이야기를 보면 그간 헐벗고 굶주리고 있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거 같습니다. 탈북민들이 나오는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북녘의 생활상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거 같아 보이니까요.

2019년 2월 4일 종편방송사 JTBC에서 이틀에 걸쳐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송했었습니다. 속초와 원산의 음식과 자연에 대해 비교식으로 소개하는 <두 도시 이야기>란 프로그램이었죠. 이 방송은 두번째였고 2018년 9월 24일 방송된 서울과 평양을 주제로 한 것이 첫번째였다는데요. 이 다큐멘터리는 방송사에서 단독 협상하여 10년 만에 성사된 남북 공동제작 프로그램이었답니다. 최근 이 프로그램이 책으로 출간되었기에 입수해서 읽어봤는데 그 내용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이렇게나 자세하게 북한 취재가 가능했었다는 점에서 말이죠. 물론 많은 협의와 쌍방간 조율이 있었다 합니다. 감동적인 것은 남과 북이 함께 과제를 풀어나가면서 서로의 차이를 알게 되었고 마음을 열고 논의를 이어가면서 그것을 넘어설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선가요? 이런거에도 감동이 느껴지네요.

 

<두 도시 이야기>란 제목이 왠지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 싶었는데 찰스 디킨스의 대표적 장편 역사소설 제목과 동일하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이건 책 간지에서도 알려주고 있었어요.^^

 

 

  

 

책은 <머리말/프롤로그>, <1부. 서울/평양>, <2부. 속초/원산>, <에필로그/메이킹 스토리>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와 2부는 각각 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1장. 서울 요리 · 평양 료리>, <2장. 한강과 대동강>이 타이틀이고 2부는 <1장. 동해의 선물>, <2장. 금강과 설악>이 제목으로 각각 음식과 자연을 한 장씩 균등하게 배분하고 있습니다.

 

 

 

 

1부의 <1장. 서울 요리 · 평양 료리>는 제작진들이 평양으로 가는 과정들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들은 서울과 평양이 많은 부분에서 비슷하게 느껴졌다고 하네요. 사진을 보니 정말 그렇게 보입니다.

 

 

  

 

  

 

  

 

북한의 대표음식으로는 평양냉면, 평양온반, 녹두지짐, 대동강 숭어국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평양의 대표적 음식은 역시 냉면으로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을 모르는 사람 없을 정도죠. 그런데 책에선 대동강 지류인 보통강의 신서다리 부근에 있는 청류관을 제일 먼저 얘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어서 옥류관도 얘기하고 있구요.

 

 

  

  

평양의 맛집들은 하나같이 대규모라는데요. 청류관 역시 천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 합니다. 종업원만 3백명이 넘는다니 어마어마하지요. 청류관은 북한에서 옥류관 못지않게 유명한 맛집으로 모든 음식을 공정을 나누어 여러 직원들이 쭉 늘어서서 만들어내는데 철저하게 분업으로 작업하는 것이 북한의 시스템인 듯 하다는군요. 청류관에서는 평양냉면 외에도 대동강 숭어국과 평양불고기도 유명하답니다.

 

 

  

 

대동강 숭어국은 평양에 오면 반드시 먹어봐야 할 음식이라 할 정도라는데 대동강에서 잡은 숭어를 툭툭 토막내서 넣은 뒤 고추와 파, 쑥갓, 감자 등 각종 채소와 두부를 넣어 끓인 음식이랍니다. 처음엔 맑은 생선탕 같은데 끓게 되면 고추장과 된장이 섞인 양념장을 넣는다는군요. 푹 끓이니 그 모양이 매운탕처럼 보인답니다. 그런데 그 맛이 점차 강해지는 추세랍니다. 흐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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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류관 부분에서는 최근 평양에서 인기 있는 메뉴는 고기쟁반국수라 합니다. 평양냉면도 역시 맛이 점차 강해지는 추세라네요. 인상적인 것은 옥류관 지배인이 알려줬다는 평양냉면 잘 먹는 법인데요. 냉면 먹으러 가서 한번 해봐야겠어요.~

 

 

  

 

평양온반은 평양 여명거리에 위치한 '려명거리 온반집'이란 음식점에서 맛봤답니다. 이 음식은 밥 위에 각종 고명과 녹두지짐을 올리고 육수를 부어 만드는 음식으로 설렁탕이나 곰탕과 같은 국밥의 일종이랍니다. 남한의 국밥은 보통 깍두기나 김치를 기본반찬으로 하는데 평양온반은 백김치를 내온다는게 좀 다르다는군요. 이외에도 서울과 평양의 김치, 간장과 가자미식해와 같은 발효음식에 대해서도 책은 그 내용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2장. 한강과 대동강>은 서울과 평양의 일상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그 유사점들을 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최근 평양에도 서구식 문화의 바람이 불어 청량음료점(패스트푸드점)이나 맥주전문점(호프집), 별무리차집(피자집), 유희장(놀이동산) 등 많은 것들이 들어서고 있답니다. 평양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그들도 우리와 큰 차이 없는 생활을 누린다는 것이죠. 언론에서 꽃제비가 어떻구, 정치범수용소가 어떻구 하던 말들이 순간 머릿속을 지나갔습니다. 어느게 사실일까요?  북한은 1990년대 중반에 발생한 최악의 식량난으로 수십만명의 국민들이 아사했다는 일명 '고난의 행군' 시절이 있었지요. 지금은 많이 극복되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 당시 알려졌던 것과는 다른 모습일 수도 있겠단 생각은 들었습니다. 물론 북측에서 군인들 모습이나 누추한 모습은 찍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지만 거꾸로 외국방송사가 서울에 와서 노숙자들을 촬영해 그것으로 서울을 소개한다고 생각해 보니 북측의 요청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2부의 <1장. 동해의 선물> 역시 원산으로 가는 여정으로 시작됩니다. 먼저 중국을 거쳐 평양으로 들어간 뒤 원산까지 2백㎞ 차량으로 이동하였답니다. 동행한 평양 거주하는 북한의 제작진들도 원산 여행에 들떠 보일 정도로 원산은 일제시대 때부터 유명한 관광지였다는군요. 원산은 그 유명한 명사십리 해안을 끼고 있고 금강산 유람의 출발지이며 마식령스키장이 가까이에 있는 등 지금도 북한 최고의 관광지라네요. 책에 수록된 사진들을 보면 남한의 유명한 명승지 못지 않은거 같습니다.

 

 

  

 

  

 

원산에는 광어회국수라는게 있답니다.(북한에서는 가자미를 광어라 한다 함) 남한에는 함흥냉면이란게 있는데 이건 함흥 향토요리에서 유래한게 아니라는군요. 속초에 정착한 함흥에서 내려온 실향민(이섭봉氏)이 이북에서 냉면 주방장이던 매형에게 냉면 만드는 법을 배운 뒤 정형화해서 만들고 고향 이름을 붙여 팔기 시작한게 고유명사화된 것이랍니다. 처음 만들었을 때는 고명으로 가자미 무친 것을 올렸는데 잘 잡히지 않게 되면서 흔한 명태를 사용해서 올렸다네요. 이러한 속초 함흥냉면 만드는 방식이 원산의 회국수 만드는 방법과 매우 흡사하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원산과 속초의 유사한 음식으로 아바이순대와 명태순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속초에는 함경도 출신 실향민이 많았기에 음식 문화도 많은 부분 비슷하답니다. 오징어에 돼지고기와 선지, 쌀, 그리고 배추, 시래기, 부추, 당근, 양파, 마늘, 생강, 완두콩 등 다양한 채소들을 채워 넣어 만든 아바이순대는 원래 함경도에서 잔치가 있을 때 해먹는 향토요리 명태순대가 그 원조랍니다. 속초의 실향민들은 명태순대를 '통심이'라고 부르는데 그 만드는 방법이 아바이순대와 똑 닮았다는군요. 명태순대는 만드는데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지라 보다 간편하게 만들 수 있으면서 흔하디 흔하던 오징어로 대체하게 되었다고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2장, 금강과 설악>은 일만이천봉으로 명성 자자한 민족의 영산인 금강산이 주 내용입니다. 설악산은 부수적으로 언급되어지는 것 같구요. 금강산의 이름이 계절마다 다르다는건 누구나 다 아는 팩트이지요. 그런데 겨울철에 이름이 하나 더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철봉산'이라는데요. 이것은 온 산이 흰눈으로 덮인 겨울철의 금강산을 부르는 이름이랍니다. '개골산'은 단풍이 우수수 떨어지고 나뭇가지에 뼈만 앙상하게 남은 금강산을 일컫는 말이라 하구요.

 

 

  

 

  

 

이처럼 책은 남북한의 유사한 모습이지만 다른 이름의 두 도시들, 서울과 평양, 속초와 원산을 묶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방송에서는 어떻게 보여주는지 그 영상이 궁금해집니다. JTBC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다시보기가 있더군요. 회원가입해서 얼른 시청해봐야겠어요. 언제 통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평양과 원산, 특히 금강산 만큼은 살아 생전 꼭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일단 설악산이라도 다시 가봐야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책 내용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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